계란, 우유, 버터 없이도 맛있는 빵을 만드는 사람


비건 식품의 국내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비건 베이커리, 더브레드블루 문동진 대표

채식주의는 섭취하는 식품군의 종류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뉩니다. 그중에서도 비건은 곡식, 채소, 과일만 먹고 어떠한 동물성 성분도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인데요. 그래서 비건들은 꼭 고기가 들어 있지 않더라도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빵입니다. 보통 빵을 만들 때 동물성 식자재인 계란, 우유, 버터가 들어가기 때문이에요. 최근 건강한 식생활과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식 식생활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늘 EO가 소개해드릴 분은 이런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빵을 만들고 있는 비건 베이커리 ‘더브레드블루’의 문동진 대표님입니다.

더브레드블루 문동진 대표 인터뷰

더브레드블루 문동진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비건 베이커리 더브레드블루의 대표를 맡고 있는 문동진입니다. 더브레드블루는 어떤 동물성 재료도 사용하지 않고 맛있는 비건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2017년도 신촌에서 작은 빵집으로 시작을 했고, 현재 총 2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9년 11월에는 4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바 있습니다.

저희는 2019년도에 온라인 매출을 본격화하면서 마켓컬리와 쿠팡을 통해 매출을 급상승시키고 있습니다. 향후 비건 베이커리를 넘어서서, 비건 식품의 대중화를 위해서 다양한 비건 식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고자 합니다.

Q. 더브레드블루를 창업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대기업에서 해외영업과 전략 기획을 담당했었는데, 해외 출장을 가면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 비건 메뉴를 접할 수 있었어요. 거기서는 누군가와 같이 식사를 하러 가도 각자의 취향대로 선택하고 식사를 할 수 있게끔 되어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사실 사회문화 자체가 ‘회식하러 가자’, ‘삼겹살 먹으러 가자’라고 했을 때 자신이 채식주의자라고 이야기하기가 껄끄러운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비건 문화가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제가 좋아하는 빵 분야에서 ‘비건 베이커리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싶다’, ‘비건 빵을 맛있게 만들어서 편견 없이 즐기게끔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고 시작 했습니다.

더브레드블루 문동진 대표 인터뷰

Q. 비건 식품 시장의 현황은 어떤가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비건식을 하시는 분들이 많고요. 또 환경, 동물 보호에 대한 생각 등으로 채식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세계적인 트렌드로 봤을 때는 환경에 대한 니즈가 가장 많이 대두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페트 규제나 비닐 규제 같은 규제들이 생겨나고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환경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이런 관심이 채식이 육식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들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욘드미트’, ‘임파서블 푸드’ 등이 이끄는 대체육 시장의 경우, 최근 성장률을 25~30%까지 예측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채식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2%, 즉 100만 명에서 150만 명 정도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대만, 독일 등을 보면 채식 인구가 총 인구의 10%가 넘어요. 대체육 업계의 가파른 성장세와 비건 식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더브레드블루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주요 고객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처음에는 채식주의자나 알레르기 환자분들이 주 고객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는데요. 다섯 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매장에 오신 고객님이 ‘노 에그, 노 밀크, 노 버터’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시고는 ‘정말 계란이 안 들어갔어요?’라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안 들어갔다고 말씀드리니까 아이가 생일 케이크를 한 번도 못 먹어봤다면서 그 자리에서 우시는 거예요. 계란 알레르기가 있던 친구였던 거죠. 한 조각을 처음에 사가셨고, 다음날 아이에게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시며 스무 조각을 바로 주문하셨어요. 그리고 아이가 먹을 수 있어서 고맙다고 하시면서 제발 없어지지 말아 달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이런 고객님들의 입소문을 조금씩 타면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고 오프라인 매장도 늘렸습니다. 현재 고객 비율은 채식주의자가 아닌 웰빙, 건강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일반 대중분들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Q. 업계의 경쟁 현황은 어떤지, 경쟁 속에서의 성장 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요즘 들어 경쟁사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단일 제품이나 특수한 몇 가지 제품군만을 가지고서 시장을 리드하는 경우도 있고요. 후발 주자로 시작해서 저희와 비슷한 콘셉트로 따라오고 있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저희는 더브레드블루의 강점으로 다양성을 꼽고 있습니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매장 기준으로 60여 가지가 됩니다. ‘통밀 발효종’이라는 빵은 저희의 시그니처 제품으로서 인기가 많은데요. 2019년에만 2만 개 이상 판매가 되었습니다.

또 글루텐 알레르기를 갖고 계시는 분들도 많이 찾다 보니까 최근에는 ‘쌀낭시에’라는 제품을 론칭했습니다. 100% 쌀만 이용해서 만든 빵으로, 론칭한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5만 개 이상 판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깨끗하고 맛있게, 진실하게 빵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꾸준히 한다는 점도 저희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브레드블루 추영민 CTO

Q. 초기 팀 빌딩은 어떻게 하시게 되셨어요?

처음 시작할 당시 저는 베이킹에 대한 경력은 전무했습니다. 이 점을 보완하고자 현재 CTO로 계시는 추영민 제과장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추영민 제과장님은 뉴욕 제과 글로벌 대기업인 ‘포숑’에서 제빵 제과장으로 근무하셨고, 아이스크림 제조업체에서 기술 총괄로 계셨었어요. 현재 주주로도 함께 참여하고 계십니다.

‘맛있는 거 다 뺐는데 어떻게 맛있을 수 있냐’라고 말씀하시는 고객 분들도 정말 많아요. 계란, 우유, 버터 등 동물성 재료를 다 빼고서 빵을 만들다 보니, CTO 님도 처음에는 “못해”, “안 돼요”라는 말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실제로 해보시고 ‘어, 되네?’, ‘이런 것도 되네?’라고 하시면서 기뻐하셨고 지금도 본인이 연구개발 하시는 것 자체를 굉장히 즐기세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제대로 된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식품 유통, 그리고 식품 제조‧가공업을 영위하다 보니, 식품위생법 등 제가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다행히도 제약 회사 RA(Regulatory Affairs) 출신인 제 아내가 식약처와 관련된 많은 제약 사항들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제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더브레드블루 문동진 대표 인터뷰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희가 어떻게 노력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비건 베이커리에서 이제는 비건 아이스크림 혹은 비건식으로 만들기 정말 어렵다는 비건 마카롱 등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연구 개발은 끝났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집중할 부분은 마케팅인 것 같아요.

‘비건 문화’라는 부분을 더 확산을 시켜보고자 ‘노 플라스틱 오더’라는 제도를 시행했는데요. 빵은 시간이 지나면 마르기 때문에 비닐 포장을 할 수밖에 없어요. 저희가 온라인 유통을 하다 보니 비닐을 아예 안 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그럼 좀 줄여보자’라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고객님이 ‘오전 11시까지 빵 사러 갈 거예요’라고 메시지를 주시면 저희가 그 빵은 따로 포장하지 않고 별도로 보관을 하고 있다가 내어드리는 건데요. 약간의 할인도 해드리긴 하지만 비닐 사용을 줄였다는 점에서 고객님들의 반응도 되게 좋습니다. 추후에도 비건 문화에 걸맞은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HACCP 인증 취득을 통해 더욱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 속에서, 베이커리 이외의 제품들까지도 선보이면서 비건 식품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 본 아티클은 2019년 6월 공개된 <작년 매출 7억 올해 목표 매출 20억 원의 베이커리 회사에서 투자자를 찾습니다>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비건 식품의 국내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비건 베이커리 더브레드블루의 대표 문동진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조철희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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