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오늘이 가장 느리다


<언바운드: 게임의 룰을 바꾸는 사람들의 성장 법칙> 저자,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팀 조용민 매니저

4차 산업혁명 시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트렌드 역시 시시각각 바뀝니다. 그러다 보니 종종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속도를 따라잡기가 버겁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급격히 변화하는 생활 속에서 과연 우리는 다가오는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또,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팀의 조용민 매니저는 “세상의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기 때문에 항상 기회가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 이 시대를 열린 관점에서 사고하고, 미래를 향해 창의적인 방향으로 한두 발자국 더 나아가려 할수록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조용민 매니저는 구글의 마케팅 솔루션과 그를 뒷받침하는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고, 다양한 국내외 기업과 협업하며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최근에는 그간 일터에서 혁신하고 성장하며 얻은 인사이트를 담은 책 <언바운드(UNBOUND)>를 출간하기도 했는데요.

불확실한 미래를 확신으로 바꾸는 창의적인 관점 이야기를 EO와 함께 만나보시죠.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팀 조용민 매니저 인터뷰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팀에서 일하고 있는 조용민입니다.

Q. ‘커스터머 솔루션’이라는 팀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는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주로 어떤 일을 하는 팀인가요?

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수많은 기업이 ‘어떻게 하면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 모델을 확고하게 구축할 수 있을까?’라는 밤낮없이 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은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의 고민을 해결해드리기 위해 존재하는 팀입니다. 구글이 가지고 있는 머신러닝 기술, 마케팅 솔루션 등을 각 기업에 맞게 적용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돕고 있습니다.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팀 조용민 매니저 인터뷰

Q. 학부 시절 전자공학을 전공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전공하면서 배웠던 코딩은 다 까먹었어요.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법, 혹은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론적인 측면은 아직 머리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전자공학을 배우기 전에는 살면서 이 정도로 디테일한 고민을 해봤나 싶을 정도로요.

학부 전공을 하면서 전자공학 자체는 정말 기능적인 측면을 배우는 학문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공부를 통해 무슨 일이든 조금 더 디테일한 부분까지 고민해야겠다는 관점을 체득한 것 같아요.

Q.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과연 우리나라 최고의 타코집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러한 과제가 주어졌을 때, 전자공학을 전공하거나 코딩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접근하는 방식과 답을 도출하기 위해서 그냥 맹목적으로 달려가는 방법론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전자의 방법에서는 문제를 먼저 분류하겠죠. 우선 우리나라를 범위로 하고, ‘최고’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할지 고민할 테고요. 맛있는 집인지, 후기 댓글에 긍정 댓글이 많은 집인지 등등으로 기준을 정하겠죠.

또, ‘타코집’이라는 식당을 어떻게 정의할 건지도 생각해야 해요. 이런 문제 분류는 사실 코딩을 배우고, 직접 해본다면 다 거치는 과정이거든요.

이를테면 ‘파이썬(Python)’의 편집 창인 ‘IDLE’ 창을 켜고 이 조건과 기준을 하나하나 입력하는 과정인 거죠. 이러한 디테일로 접근했을 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 같아요.

Q. 구글 입사 전에도 다양한 커리어를 쌓아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도구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어요. 경험을 많이 쌓고 싶기도 했고요. 졸업하고 액센츄어(Accenture)에서 전략 컨설팅 쪽을 담당했습니다. 그 후에는 IBM, 삼성전자에서 근무했고요.

Q. 지금은 구글에서 다양한 파트너사에 기술을 결합한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을 하고 계신데요. 앞선 경험이 지금의 일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팀원분이 아주 고생하면서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생각나는데요. 그중에서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던 한 뷰티 회사가 생각납니다. 마치 매장에 직접 가서 화장품을 발라보는 것처럼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능을 유튜브에 탑재한 화장품 회사였는데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립스틱을 바르면, 영상 하단에 립스틱을 시착해볼 수 있는 버튼이 있는 거예요. 시착 버튼을 누르면 고객의 얼굴이 카메라에 실시간으로 찍혀서 바로 나오고, 가상으로 입술에 색을 입혀볼 수 있는 기능이었는데요.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구매하시는 분들에게는 아주 혁신적인 개념이죠.

더 나아가서 ‘샵(Shop)’ 버튼을 누르면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랜딩 페이지로 넘어가도록 페이지를 구성하기도 했고요.

이런 사례를 보면서 크게 두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상황에 맞게 기술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정확히 포착해서 ‘아. 기술을 활용해서 이런 회사들을 도와줄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기술의 어떤 사례를 나한테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해서 그걸 실질적으로 적용하는 사람이 있고요. 반면, ‘아, 정말 아름다운 얘기다’하고 그냥 거기서 끝내는 사람도 있을 테고요.

중간 과정이 굉장히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저도 새로운 것을 만들 때 경험하는 희열과 가치를 많이 느끼면서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여러 기술을 엮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팀 조용민 매니저

Q.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앞서 말씀하신 관점이 ‘기술’과 ‘나’, 더 나아가 ‘기술’과 ‘인간’을 연결하는 데 힌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술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집중해야겠다고 느낀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어요. 아래의 그래프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에릭 텔라 교수님이 그린 그래프인데요.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팀 조용민 매니저 인터뷰

그래프를 보시면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기울기가 대각선으로 뻗어 있죠. 반면에 사람이 기술을 활용하는 적용 능력은 비슷한 커브를 그리고 있어요. 기술의 발전에 비해서는 기울기가 가파르지 않은 거죠.

게다가 좀 더 중요하게 봐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기술과 인간의 적용 능력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기 시작한 시점이 이미 지났다는 겁니다. 지금 우리가 5G를 제대로 쓰고 있나요? 아니죠. VR, AR도 제대로 못 쓰고 있고요. 머신러닝도 제대로 못 쓰고 있습니다.

저는 기술과 사람 사이의 간극을 결국은 사람의 아이디어가 메꿔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팀 조용민 매니저

Q. 창의력이 그만큼 중요하겠네요. 기술과 사람, 둘의 간극을 메꿔주는 창의력을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예시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 한국인이 즉석밥을 언제 가장 많이 섭취하는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가정해볼게요. 여기서부터 ‘어떤 기술을 써야 할까?’와 같은 창의적인 고민이 시작되는 것이죠. 여러 고민을 통해 ‘QR 코드를 써보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합시다.

그럼 QR 코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야겠죠. 그러려면 우리가 즉석밥을 어떻게 먹는지를 고민해야 할 거고요. 즉석밥 포장을 뜯을 때, 안쪽 포장지를 볼 수밖에 없잖아요.

이러한 사용자 경험을 고려해 뜯고 나서 보이는 안쪽 포장지에 QR 코드를 인쇄하는 겁니다. 그리고 QR 코드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는 거죠. QR 코드를 찍었을 때 기프티콘을 준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그렇게 만든 즉석밥을 한 7천 개를 만들어서 배포하는 거예요.

이 과정을 통해 QR 코드 접속 시간을 추적한다면 즉석밥 섭취 시간대를 통계로 추출할 수 있는 거죠. 만약 이러한 실험이 없었다면, 한국인이 밤 9시 반에 즉석밥을 그렇게 많이 먹는지 알아낼 수 없었을 테고요.

이처럼 QR 코드라는 기술에 사람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결과를 얻어냈어요. 사람의 창의성이 없었다면 QR 코드라는 기술과 즉석밥을 먹는 개수를 세는 것은 완전 다른 얘기거든요.

모든 기술은 혁신적이고 빛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홀로 있을 때는 그렇게 빛나는 기술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떠다니는 기술과 사람의 창의성을 엮어서 전에 없었던 가치를 만드는 게 아까 말씀드린 그 커브의 간극을 메꿔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팀 조용민 매니저 인터뷰

Q. 그렇다면 기술과 사람을 연결하는 창의성을 위해 기업과 조직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미즈호 은행은 일본의 TOP3 은행 중 하나인데요. 오래된 은행이자 관습적인 은행 중 하나이기도 해요. 미래를 위한 디지털 전환에 열심히 힘을 쏟고 있고, 이를 위해 엄청나게 집중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디지털 핀테크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처럼요. 또 최근에는 임직원에게 겸업을 권장하기 시작했어요.

사실 일본은 디지털 핀테크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많이 뒤처져 있어요. 관습적인 것에서 못 벗어났기 때문이 이유가 아닐까 싶은데요.

미즈호 은행도 기존에는 마찬가지였어요. 쇄신을 위해 조직 문화를 돌아봤더니, 조직 구성원이 자기 업무에만 매몰되어 있거나 이 업계에 오래 있다 보니까 사고방식이 고착화되어있는 이슈가 발생했음을 느낀 거죠.

구성원에게 좀 더 다양한 경험을 시켜줌으로써 우리 조직을 ‘트렌드에 능통(Trend savvy)’하게 만들자는 목적에서 미즈호 은행의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가 발로됐다고 합니다. 은행도 발전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거죠.

강조하고 싶은 점은 결과나 취지를 떠나, 조금은 권위적이고 경직된 산업으로 평가받는 금융업과 해당 브랜드에서 이러한 노력을 했다는 점입니다.

어떤 팀이든 한 영역에 메어있지 않고 고민에 매몰되지 않은 채로 다양한 경험을 했을 때 강력해져요. 그렇게 강한 팀이 되는 거죠. 어벤져스 멤버가 모두 헐크라면 지구를 못 구하잖아요. 각 산업도 마찬가지예요. 중요한 건 기회를 막지 않는 겁니다.

누군가 미래 사회를 그리는 포럼에 가서 강연을 듣고 싶다고 했을 때 “이게 우리 업무랑 관련 있어?”라는 질문으로 기회를 막아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업무랑 관련이 있고 없고는 모든 조직이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미래를 지향하는 조직들이 가져가야 할 덕목은 다양한 경험에 노출 시켜주는 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글의 웨이모 프로젝트

구글의 마카니 프로젝트

Q. 매니저님은 세상이 변하는 속도를 언제 가장 체감하시나요? 구글에서 일하다 보면 훨씬 더 미래와 가깝게 느껴질 것 같아요.

유튜브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하는,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기술들을 볼 때마다 세상이 진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걸 느껴요.

세상의 속도는 오늘이 가장 느린 것 같아요. 그런데 동시에 세상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거기 때문에, 항상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기회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한 것 같고요.

Q. 미래에 어떤 영역이 가장 빠르게 발전할 거라고 보시나요?

이 질문을 그동안 참 많이 받았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항상 산업군이나 영역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드려요. 미래에 없어질 직업군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항상 생각지 못한 곳에서 기술이 구현되면서 새롭고 혁신적인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거든요, 어떤 산업이 가장 성공적일 것 같다고 정의하기보다는 기술을 오픈된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영역, 젊은 꼰대가 없는 산업이 가장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팀 조용민 매니저 인터뷰

Q. 우리 사회가 점점 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는 진단이 많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술 발전에 휩쓸리지 않는 창의성 있는 개인이 되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이면 좋을까요?

“We start where others stop”이라는 문장이 있어요. 어느 자동차 정비센터에 붙어 있던 표현인데요. 남들이 멈춰야 할 때 우리는 그때 시작한다는 의미에요. 지금 어떤 고민을 갖고 계시거나 사회적 이슈에 직면해 있을 때 한두 스텝 더해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또, 약간 고민한 걸 가지고 ‘한 번 해볼까?’ 하는 거랑 조금 더 고민하고 노력한 채로 시도했을 때랑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남들이 그만하면 됐다고 할 때 한두 스텝 더해보시면, 거기서부터 차별화가 시작되고 전에 없던 가치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팀 조용민 매니저 인터뷰

한편으로 ‘나는 똑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데’ 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항상 비슷한 업무 혹은 발전이 굉장히 더딘 영역에서 일하는 분들도 있을 거고요. 그런 상황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더 깊이 있는 고민을 하란 말야?’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다고 봐요.

그런데 2017년의 문제와 2021년의 문제가 똑같다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 “그거 해봤는데 안 돼”예요. 이게 바로 흔히 꼰대들이 하는 이야기인 것 같거든요.

지금 이 시대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옛날 방식에 얽매이지 않아요. 똑같은 문제도 새로운 관점으로 보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사람들이 시대를 주도해요. 이러한 방법론으로 문제를 풀어보려고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 본 아티클은 2021년 9월 공개된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오늘이 가장 느리다>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팀에서 유수의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며 수많은 디지털 마케팅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어온 조용민 매니저의 인사이트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유정미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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