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최초 한국인이 만든 AI 유니콘 기업


머신러닝, 클라우드 기반 광고 알고리즘 솔루션을 만드는 애드테크 스타트업, 몰로코 안익진 대표

2021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인이 만든 또 하나의 유니콘 스타트업이 탄생했습니다. 센드버드, 눔에 이어 세 번째 유니콘 기업이자 AI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는 최초인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애드테크(Ad-tech) 기업 몰로코입니다. 몰로코는 2013년 창업한 머신러닝,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최적화된 모바일 광고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인데요.

현재 배달의민족, 넷마블, 데브시스터즈, 하이퍼커넥트 같은 국내 기업과 플레이릭스(Playrix), 인기 모바일 게임 캔디크러쉬사가를 만든 킹 디지털(King Digital) 등 유명 게임사를 포함한 250개 고객사가 250만 개의 앱을 통해 광고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광고는 매달 전 세계 약 100억 명 이상의 모바일 이용자에게 도달하고 있습니다. 2021년 5월에는 2,000만 달러(약 220억 원)을 추가로 투자받아 기업 가치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185억 원)를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올랐고요.

몰로코의 안익진 대표는 구글에 입사한 후,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한 초기 멤버입니다. 이후 안드로이드팀의 데이터 엔지니어를 거쳐 노하우를 쌓은 후 몰로코를 창업한 것이죠. 하지만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창업 후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매출 없이 기술 개발에만 전념하며 많은 동료들이 떠나기도 했고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테크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몰로코는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요?

안익진 대표가 전하는 초창기 유튜브 이야기, 머신러닝 기반 데이터를 활용한 창업 이야기를 EO와 함께 만나보시죠.

몰로코 안익진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몰로코의 대표를 맡고 있는 안익진입니다.

Q. 몰로코는 어떤 회사인가요?

몰로코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지속적인 비즈니스를 돕는 회사입니다. 하루 2천억 건 이상의 광고 인벤토리 속에서, 자신들의 유저와 정확하게 매치되는 유저를 쉽게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을 여러 모바일 기업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몰로코는 7개국에 진출해 글로벌한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머신러닝을 활용한 광고는 40개국 이상 송출되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매해 2.7배씩 성장하고 있고, 2021년에는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AI 기업 중 최초로 유니콘 기업이 되기도 했습니다.

Q. 컴퓨터 공학에는 어떻게 관심을 두게 됐나요?

컴퓨터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이 재밌었어요. 내가 아니라 기계가 사람처럼 생각하는 게 재밌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컴퓨터랑 경제학을 복수전공 했어요. 공부할수록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 길로 유학을 갔습니다.

컴퓨터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바꿀 거라고 생각했어요. 동시에 인공지능 지능형 시스템이 변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했죠.

Q. 미국 유학을 떠나 박사과정을 밟던 중, 구글에 입사하셨습니다.

어느 날 교수님이 “박사 과정 10년은 해야지?” 이러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컴퓨터 앞에 앉으니까 좀 멍했어요. 논문 검색하려고 구글 창을 열었는데 우측 하단에 지원하기 버튼이 있는 거예요. 바로 클릭해서 지원해 박사 과정을 밟는 중에 구글과 면접을 봤어요.

면접에서 박사 과정 중이어서 합격해도 올지 말지 고민이라고 했더니, 면접관이 본인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자기도 박사 과정을 밟던 중에 구글에 들어가 인턴을 했다고요. 그때가 구글 상장 2년 전이었는데, 정식으로 합류하라는 제안에 오퍼를 거절하고 학교로 돌아가서 박사 과정을 마쳤대요. 그러다가 구글 상장 2년 후에 다시 구글에 합류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만약 그 면접관이 그때 구글에 합류했다면 상장 스톡옵션도 받을 수 있었겠죠. 또, 커리어 면에서도 훨씬 풍부한 경험을 쌓았을 테고요. 면접관이 그러더라고요. “대답이 다 된 거 같으니 알아서 생각해보세요”라고요. 그렇게 면접을 마쳤고요.

초창기 유튜브의 모습

Q. 그 전에, 유튜브에서도 일하셨다고요?

구글 합류 2주 전에 유튜브라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갈 생각있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팀이 진짜 소규모더라고요. 특이한 사람도 많았어요. 일단 가봤더니 스코틀랜드 전통 복장인 치마바지 입은 사람이 내려오는 거 있죠? 딱 보고 ‘이 회사 좀 재밌네?’ 싶었어요.

이미 목표를 이룬 팀보다는 여기가 재밌겠다 싶어서 유튜브 팀으로 갔어요. 구글에 인수되기 전에 계셨던 유튜브 초기 멤버들이 다 남아 있더라고요.

오리엔테이션 마지막 단계가 유튜브 자체 데이터 센터 투어를 가는 거였는데요. 그곳이 전설적인 장소였어요. 쥐가 케이블을 뜯어먹어서 서버가 다운됐던 데이터 센터였거든요. 거기에 있는 유튜브 머신을 다 뜯어서 구글 데이터 센터로 옮기는 과정에도 참여했었죠.

초창기 유튜브의 모습

Q. 유튜브에서는 어떤 프로젝트를 맡았었나요?

제가맡았던 프로젝트는 광고 수익화를 낼 수 있게 좋은 영상을 추천해주는 일이었어요. 영상 볼 때 옆에 뜨는 추천 동영상 있죠? 광고 수익화가 잘 될 수 있게 머신러닝 기반으로 좋은 영상을 추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Q. 유튜브에서 무엇을 배웠나요?

유니크한 데이터를 가진 기업들이 제대로 된 머신러닝 기반 광고 기술을 접하면 더 커질 수 있고 이 세계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머신러닝도 좋아했고 경제학도 좋아했어요. 머신러닝 기반 광고 기술을 할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세계에 좋은 임팩트를 끼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유튜브에서 일했을 때가 그런 생각이 든 순간인 거 같아요.

구글 재직 시절의 몰로코 안익진 대표

Q. 이후 안드로이드 팀의 데이터 엔지니어로 이력을 쌓았습니다.

데이터 엔지니어라는 포지션이 아직 없었을 때 안드로이드 팀에서 급하게 팀원을 모집하더라고요. 모바일에서 엄청난 데이터가 나오겠구나 싶어서 재밌어 보였어요. 그 데이터를 처음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 싶어서 첫 데이터 엔지니어로 자원해 들어갔죠.

창업 초기의 몰로코 멤버들

Q. 그러다 구글을 나와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창업의 동력은 무엇이었나요?

구글에서 6년 정도 근무했는데요. 6년 즈음 되니까 큰 회사의 틀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한번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길로 창업했습니다.

구글이 처음 출시됐을 때는 검색에 대해서 사람들의 냉소가 심하던 시절이었잖아요. 그런 반응을 잘 보여주는 일화도 있어요.

구글 창업자들이 차고에서 일하던 창업 초기에 유명한 투자자가 집에 놀러 갔다가 “차고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누구야?”라고 물어봤대요.

집주인이 검색 서비스 만드는 친구들이라고 했더니, 이 집에서 차고를 거치지 않고 나갈 수 있는 가장 빠른 출구를 알려달라고 해서 구글을 피해 갔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때의 구글처럼 저희도 저희가 풀고 있는 문제가 재밌고 중요한 문제라고 봤어요. 기존에 있는 유저들의 데이터를 잘 분석하면 비슷한 성향을 가진 가치 있는 유저들을 글로벌 시장에서 굉장히 쉽게 확보할 수 있어요.

몰로코 안익진 대표 인터뷰

Q. 어떤 부분에서 애드테크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인가요?

유튜브는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해서 회사를 구글에 팔았던 거예요. 그러다 보니 지금은 세계의 수많은 모바일 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라는 공용 데이터 센터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실제로 인스타그램, 왓츠앱 경우는 서버 문제를 거의 안 겪었고요. 그런데 서버 문제를 거의 겪지 않았던 인스타그램, 왓츠앱도 회사를 페이스북에 팔았어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서버를 잘 감당했는데도, 회사를 팔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뭘까요?

그 이유는, 전 세계 몇 개 회사를 빼고는 많은 회사가 어떻게 비즈니스에서 수익을 창출할지에 관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트래픽 관리가 잘 돼도 결국에는 수익화 문제를 겪게 되는 거죠.

어떤 분들은 ‘솔루션을 갖고 있는 회사가 도와주면 되잖아?’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거대 테크 기업, 플랫폼 기업은 수익화에 필요한 머신러닝 기술을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않아요.

저는 수익화에 필요한 머신러닝 기술을 수많은 스타트업에 공급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여전히 이 문제는 앞으로 꼭 풀어야 하는 문제라고 보고 있고요.

몰로코 안익진 대표 인터뷰

Q. 창업 초기 4년간은 매출을 내지 않고 기술 개발에만 전념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투자 유치도 늦어졌고요. 경영에 어려움이 컸을 것 같은데요.

머신러닝이 확대되면서 모바일 애드테크 1세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어요. 1세대 모바일 애드테크 분야에 투자했던 분들은 모바일 애드테크 분야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거죠. ‘이 분야에 다시는 투자를 안 하겠다’, ‘좋은 영역이 아니다’, ‘안 풀리는 문제다’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꽤 많이 계신 거 같아요.

엔젤 투자는 수월하게 유치했던 반면, 첫 VC 투자는 창업 후 3년 정도 지난 시점에 받았어요.

엄청 힘들었어요. 직원들한테 월급을 지급하려면 2주 전에 잔고가 준비돼야 해요. 그런데 투자를 못 받으니까 잔고가 없잖아요. 투자금 입금되기만을 기다렸다가 밤에 입금되면 손으로 쪽지 써서 팀원들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던 기억이 나요.

Q. 그러다 스타트업과 일하며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고요.

창업 후 2년은 솔루션이 무엇인지 테스트하는 단계였어요. 문제의식은 같았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기였죠.

구글을 나오면서 들었던 얘기가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구글이 광고 시장 중 대기업 광고 시장을 못 열고 있다는 얘기였어요. 이걸 제대로 하면 괜찮은 시장이 되겠구나 해서 대기업들이랑 같이 일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스타트업을 하다가 회사를 접은 친구가 스타트업은 스타트업이랑 일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거예요. 같은 스타트업끼리 일해야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을 해줬어요. 제가 결정이 빨라요. 그 조언을 듣고 비즈니스 쪽에서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Q. 그렇다면 테크기업으로서 몰로코만이 가진 강점이 있다면요?

테크 트렌드를 예측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2013년 때만 해도 절반 이상이 데스크톱을 사용하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모바일 쪽만 사업하는 건 시장을 놓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죠. 지금 생각하면 모바일 사업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말이죠.

또, 광고 영역은 인프라가 많이 들어가는 영역이에요. 그래서 광고를 잘 아는 투자자일수록 “자체 데이터 센터를 운영해야 하는 게 아니냐”, “자체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면 서버 운영 비용의 40%는 절감할 수 있다”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하지만 저희의 목표는 머신러닝,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서 모바일 기업에 도움을 주는 거였어요. 저희의 데이터 센터가 아니라, 고객사가 있는 데이터 센터에 가까이 가는 게 우선인 거죠.

그래서 투자자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요. 이런 부분이 여러 고객사들과 데이터, 머신러닝 협업을 가능케 했어요. 또, 머신러닝이 광고 문제를 풀 거고, 우리가 거기에 관한 리소스를 투자하겠다는 결정들이 지금의 회사를 만든 게 아닌가 생각해요.

몰로코 구성원들

Q. 지금은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2018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해 실리콘밸리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2021년 1분기 기준으로 연 매출 4억 달러(약 4,470억 원) 달성을 예상하고 있기도 한데요. 성장 비결을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2019년은 딥러닝 알고리즘이 광고 예측에 도입되던 시점이었습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이냐면, 시간을 상상 이상으로 엄청 단축할 수 있거든요.

원래는 유저가 광고 페이지를 띄우는 순간부터 서버로 광고 리퀘스트가 오고 딥러닝을 통해서 예측하고 광고가 끝나기까지 0.1초가 걸려요. 그 시간 중 딥러닝에 쓸 수 있는 시간은 0.02초 정도가 최대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초당 2백만 건을 광고할 수 있는 기업은 극히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없어요.

몰로코가 갖고 있는 기술은 바로 이 기술이에요. 몰로코가 개발한 기술을 통해 공신력 있는 기관들로부터 광고 성과가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그게 비즈니스 고객들의 인바운드로 이어졌어요. 이 과정이 매출 증대로 이어져 성장했고요.

몰로코 구성원들

Q. 몰로코의 일하는 방식도 궁금합니다.

현재 몰로코는 200명 정도 되는 팀이 전 세계 7개국에 퍼져서 자유롭게 일하고 있어요. 개인이 하고 싶은 것들을 빠르게 진행하면서도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임팩트를 낼 수 있는 점이 팀원들이 몰로코를 좋아하는 이유인 것 같아요.

올해 몰로코가 유니콘 기업에 선정됐다는 기사가 나갔는데요. 팀원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예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들, 협업했던 고객사 분들도 회사에 더 관심 가져주시기도 하고요. 회사가 한 단계씩 계속 성장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몰로코만의 머신러닝 플라잉 휠이 돌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머신러닝 팀이 만들어내는 결과와 인프라팀이 만들어내는 결과가 합쳐져서 비즈니스 임팩트가 나오고, 수익이 창출되고, 비즈니스 수익을 다시 팀에 재투자하는 좋은 선순환 과정이 벌어지는 것이죠.

몰로코 안익진 대표 인터뷰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머신러닝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좋은 가치와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저는 아직 100% 만족하는 솔루션을 찾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비즈니스 광고 영역에서 기술팀과 비즈니스팀이 퍼포먼스를 내고 있지만, 고객들이 직접 쓸 수 있는 쉬운 머신러닝 기술을 만드는 건 이제 막 시작이라고 보거든요.

앞으로도 문제를 어떻게 제대로 풀지 계속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고 보고요.

* 본 아티클은 2021년 7월 공개된 <유튜브 알고리즘을 만든 한국인의 창업 아이템>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AI 기반 모바일 광고 기술 개발로 실리콘밸리 유니콘 스타트업을 만든 몰로코 안익진 대표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유정미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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