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 매출 0원, 지금은 매년 ‘떡상’중


올인원 협업 솔루션, 플로우를 만드는 마드라스체크 이학준 대표

회사에서 ‘단톡방’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직장인이 늘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근무가 확산되면서 업무 효율이 높은 ‘협업 툴’을 사용하는 기업이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그만큼 국내 협업 툴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2020년 글로벌 1위 협업 툴, 슬랙이 한글판을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고,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협업 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런 경쟁 속에서 플로우는 2020년 국내 협업 툴 부문 브랜드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42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는데요. 마드라스체크의 이학준 대표를 만나 플로우의 성장 과정과 앞으로의 업무 방식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마드라스체크 이학준 대표

Q. 플로우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플로우는 메신저 기능에 업무 및 프로젝트 관리 기능을 결합한 올인원 협업 솔루션입니다. 지금까지 누적 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매출 역시 매년 300~400% 이상씩 꾸준히 성장하는 서비스입니다.

누적 20만 개 팀이 플로우를 이용 중인데요. 대표적인 고객사로 현대모비스와 에쓰오일, BGF 리테일 등이 있고, 그 밖에도 약 2000여 개 기업이 매월 구독료를 내며 유료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플로우를 사용 중인 회사들

Q. 행정학과를 졸업하셨는데,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창업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IT는 잘 모르는 문과생이 어쩌다 보니 웹케시라는 핀테크 회사에 입사한 거예요. 기업용 금융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라 자연스럽게 IT 관련 프로젝트를 많이 다뤘고 개발자들과도 함께 일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IT 기술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에 재미를 붙였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주고받은 이력이나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자료를 공부하다 보니 IT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가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5년 정도 직장 생활을 하다가 그룹웨어를 리뉴얼하는 TF팀의 팀장을 맡게 됐어요. 당시는 이메일로 주로 소통하던 시기라 이메일을 새롭게 리뉴얼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그런데 네이버나 다음처럼 기업용 이메일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보다 잘 만들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새로운 걸 만드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했어요. 어떤 아이템이 좋을지 고민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관찰했죠. 관찰해보니 일상에서 대화하는 방식이 직장에서 대화하는 방식으로 쭉 이어지더라고요.

일상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직장에서도 단톡방을 만들어 일하고, 네이버 밴드 같은 플랫폼에 방을 파서 업무 일정이나 현장 사진을 공유하는 거예요. 그런데 모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에서 업무를 공유하다 보니 내용이 너무 쉽게 유출되는 위험이 있더라고요.

이런 문제가 회사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고 생각했어요. 회사가 몇 년 동안 쌓아놓은 공든 탑을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리스크니까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떠올린 아이디어가 협업 툴 모델이었어요. 기업용 솔루션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협업 도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플로우의 전신인 초기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죠.

플로우의 초창기 모습

Q. 협업 툴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시기였잖아요. 사업을 시작하고 3년 동안은 매출이 아예 없었다고 들었어요.

그때는 슬랙도 초기 단계였어요. 협업 툴이라는 비즈니스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기죠.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입장이었지만, 초기 제품에 대한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서 전문적인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앞으로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잘 준비해두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당시 회장님께 말씀드렸더니 전 재산 털면 얼마나 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걸로 법인을 세우면 웹케시가 투자하겠다고요.

고민해서 결정하기까지 딱 2시간이 걸렸어요. 웹케시 그룹의 1호 사내벤처였는데, 그때는 사업이 얼마나 무섭고 힘든지 몰라서 빠르게 결정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무작정 회사를 설립하면서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겪는 시행착오를 거쳤죠.

플로우 사업 초기 당시의 이학준 대표

‘좋은 제품을 만들고 마케팅하면 알아서 잘 팔리겠지’라는 막연하고 순진한 생각이 그런 시행착오의 시작일 텐데, 저도 똑같이 생각했던 거예요. 알아서 잘 될 거라고요. 그렇게 3년 동안 돈을 한 푼도 벌지 못했죠.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표도 지치거든요. 직원이라고 안 지칠 수 있나요. ‘우리 회사 정말 잘 되는 거 맞아?’라고 의심하는 상황이 계속 와요. 번아웃도 오고요. 그래서 직원들에게 조금만 더 하면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고객이 결제 정보를 등록하면 모니터에서 팡파르 소리가 나게 한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었고요. 폭죽 터지는 소리를 같이 들으면서 우리가 개발한 제품을 비용을 지불하며 사용하는 고객이 있다는 걸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했어요.

Q. 어려운 시기를 거쳐 플로우가 협업 툴 시장에 안착한 배경이 있다면요?

기업이 협업 툴을 도입한다는 건 말단 사원부터 회장님까지 새로운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만든다는 뜻이거든요. 그러려면 무조건 사용하기 쉬워야 해요. 당시에는 해외 협업 툴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굉장히 한국적인 인터페이스에, 가입하자마자 누구나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주야장천 제품 개발에 집중하다가 직접 기업을 찾아가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부분의 회사가 ‘단톡방이 있는데 왜 돈을 내고 협업 툴이라는 걸 써야해?’라는 입장이었거든요.

플로우 사업 초기에 제품을 설명하는 이학준 대표의 모습

일단 만나고 싶은 기업을 산업별로 정리했어요. 그렇게 정리한 리스트를 바탕으로 하루에 2개 기업은 꼭 만났던 것 같아요. 일주일이면 10개 기업을 만나는 거죠. 알 만한 대기업이나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정말 영세한, 10명 이하의 회사까지도 쫓아다니면서 제품을 소개하고 설치도 직접 해드렸어요.

기업에서 원하는 기능이나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낸 부분은 2주 안에 빠르게 반영하자는 마음으로 일했습니다. 개선 내용이나 처리 결과는 뉴스레터를 보내면서 이메일로 계속 피드백을 드렸고요.

그렇게 지금까지 만난 고객사만 3000개가 넘는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플로우의 핵심 가치 중 하나가 ‘디테일이 S급을 만든다’라는 거예요. 새로운 기능을 많이 만들기보다 고객사의 의견을 바탕으로 기능을 디테일하게 가다듬는 데 집중했던 게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Q. 일 잘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협업 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이메일이나 개인용 메신저를 사용할 때의 불편함이 있잖아요. 일과 사생활이 분리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보안 문제를 겪을 수도 있고요. 또 업무 관리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있죠.

고객의 이런 페인 포인트에서 처음 제품을 구상했기 때문에 협업 툴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히스토리, 소통, 공유’라고 생각했어요. 제품을 만들 때도 그 가치에 집중했고요.

여전히 시스템이 잘 갖춰진 중소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단톡방에서 자기들끼리 소통하다가 누군가 퇴사하거나 방이 폭파되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매번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공부해야 하는 거예요.

기업이 쌓아온 히스토리와 공유를 통해 임직원들이 성장하면, 그게 회사의 성장과도 직결되거든요. 그래서 협업 툴이 굉장히 중요해요. 플로우가 고심하는 부분도 마찬가지고요.

회사에서 묵묵히 일하셨던 분들이 특히 플로우를 좋아하시거든요? 일이라는 게 꼭 잘하는 사람한테 몰려요. 일 잘하는 사람은 본인에게만 일이 몰리니까 금방 번아웃이 오고요. 결국 회사에는 그동안 일을 피해온 사람들만 남는 거예요.

많은 고객분들이 플로우를 사용하면서 일이 몰리는 걸 막을 수 있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플로우를 사용하면 누가 어떤 업무를, 얼마나 하고 있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거든요. ‘이 사람은 맡은 일이 많으니까 일을 더 주면 안 되겠다’라고 금방 판단할 수 있으니 업무 정리가 너무 잘 되는 거죠.

중간 관리자 입장에서는 리소스를 관리하기 편하고, 실무자 입장에서는 일을 잘한다는 죄로 일이 몰리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어요. 그런 고객분들의 반응이 저희가 조금 더 확신을 가지고 달릴 수 있는 전환점이 됐던 것 같습니다.

구성원들과 논의 중인 마드라스체크 이학준 대표

Q. 코로나19로 비대면 업무와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최근에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협업 툴 시장에 뛰어들었어요. 플로우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디지털 워크플레이스를 통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회사만이 좋은 인재를 영입할 수 있고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기업이 이 점을 학습했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인들 역시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일이 된다는 걸 학습했어요. 불가항력적인 상황 때문이긴 했지만, 어쨌든 많은 직장인이 재택근무를 경험했거든요. 한 번 경험하는 게 어렵지, 일단 경험하고 나면 비대면 근무가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재택근무, 비대면 업무가 지속될 거라고 봐요. 실제로 재택근무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한 회사도 많잖아요. 실리콘밸리의 기업들도 있고, 국내 대기업 몇 군데도 있고요.

그런 흐름에서 보면 협업 툴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인 것 같고 경쟁도 굉장히 치열한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주변을 둘러보면 아직도 업무에 단톡방이나 이메일을 사용하는 회사가 80~90% 이상이에요. 그런 점들을 고려하면 협업 툴 시장은 여전히 열린 시장입니다.

그 안에서 플로우만의 차별점은 업무 관리에 최대한 포커싱을 맞춘다는 거예요.

최근에 나오는 서비스 대부분은 메신저용이거든요. MS 팀즈나 카카오워크, 네이버웍스 같은 제품도 메신저 중심으로 마케팅합니다. 물론 플로우에도 메신저 기능이 있지만, 저희는 업무 관리가 더 잘 돼야 한다는 데 집중해요.

서로 떨어져 있더라도 누가 어떤 업무를 하는지, 마감일에 맞춰서 진행하고 있는지, 현재 어떤 상태이며 작업이 완료되기까지 어떤 히스토리가 있었는지 잘 정리해서 가치 있는 정보를 리포팅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이 부분에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제품과의 경쟁 속에서도 잘 성장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마드라스체크 이학준 대표

Q. 앞으로 플로우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해외 진출인데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도 아직 시장이 남아 있어요. 직원들도 해외 진출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요. 해외에서도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자, 제품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대표로 남고 싶어요. 또 직원들의 성공을 지원하는 대표이고 싶고요. 회사의 성장이 곧 직원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서 사내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만들고 있고, 스톡옵션 등을 통해 회사 가치가 커질수록 직원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런 바람을 실제로 이루려면 회사가 더 성장하더라도 늘 대표가 영업 일선에 나가 있어야겠죠? 항상 치열하게 토론하며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본 아티클은 2021년 7월 공개된 <3년 간 매출 0원, 지금은 매년 떡상중>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국내 1위 올인원 협업 솔루션, 플로우를 만드는 마드라스체크 대표, 이학준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이영림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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