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을 바꾸는 스타트업 어벤져스(암 정복, 독서, 데이터농업)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아이콘, 루닛, 밀리의 서재, 그린랩스
불가능해 보이는 시장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며 성과를 만들어나가는 세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AI를 활용해 암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한 ‘루닛’, 사람들을 독서와 더 친해지게 만드는 ‘밀리의 서재’, IT 기반 데이터농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농업을 혁신하는 ‘그린랩스’가 그 주인공인데요.
이들 세 스타트업은 신용보증기금에서 운영하는 대표적인 스케일업 지원 프로그램인 ‘혁신아이콘’에 선정된 기업이기도 합니다.
과연 이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해나갈 수 있었을까요?
EO의 김태용 대표가 루닛 박승균 공동창업자부터 밀리의 서재의 김태형 콘텐츠팀장, 도영민 마케팅팀장,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까지 네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들의 스타트업 도전기를 EO와 함께 들어보시죠.
(왼쪽부터) 밀리의서재 도영민 마케팅팀장, 김태형 콘텐츠팀장,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루닛 박승균 공동창업자, EO 김태용 대표
김태용(EO 대표) 안녕하세요, EO의 김태용입니다. 오늘은 신용보증기금에서 운영하는 대표적인 스케일업 지원 프로그램인 ‘혁신아이콘’에 선정된 기업에 다니는 분들을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의 혁신아이콘은 매년 10개 내외의 혁신 기업을 선정해 최대 150억 원의 보증 지원과 함께 판로개척 컨설팅 등 비금융 지원까지 해주는 굉장히 큰 규모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데요.
본인 소개와 회사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왼쪽부터) 밀리의서재 도영민 마케팅팀장, 김태형 콘텐츠팀장
김태형(밀리의 서재 콘텐츠팀장) 저는 밀리의 서재에서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는 김태형입니다.
도영민(밀리의 서재 마케팅팀장) 저는 밀리의 서재에서 마케팅에서 일하는 도영민입니다. 밀리의 서재는 독서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없으신 분들, 바쁘다는 핑계로 독서를 안 하고 계시는 분들 등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분들이 독서와 친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브랜드입니다.
(왼쪽부터)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루닛 박승균 공동창업자
박승균(루닛 공동창업자) 저는 루닛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자 제품 총괄을 맡고 있는 박승균입니다. 루닛은 인공지능 기술로 암 정복이라는 큰 미션을 가진 회사인데요. 현재는 AI 기술로 암의 위치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상급 병원 10개 중 7개에서 저희 제품을 사용해 암 판독에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루닛 박승균 공동창업자
신상훈(그린랩스 대표) 안녕하세요, 그린랩스 대표 신상훈입니다. 그린랩스는 농부들이 농장에 필요한 각종 재료를 구매하거나 농산물을 유통하는 과정 전반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입니다. 생산 시설부터 생산 과정, 유통 과정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농가 수가 100만이 채 안 되는데요. 현재 농가 셋 중 하나인 30만 이상의 농가가 그린랩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김태용(EO 대표) 신용보증기금의 혁신아이콘 경쟁률이 40:1을 넘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여기 모인 분들이 다니는 회사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혁신아이콘으로 선정된 기업입니다. 과연 어떤 이유 때문에 선정되었다고 보시나요?
먼저 승균님께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루닛은 AI 기술로 암을 정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아직 감기도 정복하지 못했는데, 과연 암을 정복할 수 있을까요?
박승균(루닛 공동창업자) 사실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병이 암이잖아요. 루닛의 미션은 ‘암을 아예 없애겠다!’라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인공지능을 통해 암을 조기 진단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해서 감기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희가 일하는 분야는 긴 시간을 달려야 하는 분야입니다. 우리가 어떤 꿈을 향해 달려가는지 이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바이오나 헬스케어 분야는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돼요. 제품을 만들어 실제 시장에 진입하려면 7~8년, 길게는 10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시장 진입 자체가 우선적인 목표예요. 매출이 발생하는 건 나중 일이고요.
김태용(EO 대표) 기나긴 절벽에서 다이빙하는 느낌일 것도 같아요. 꿈과 미션에 심취하지 않으면 도전하기 힘든 분야네요.
박승균(루닛 공동창업자) 물론 재밌기도 합니다.
상훈(그린랩스 대표) 승균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그런 느낌을 항상 받고 있어요.
그동안 저는 트렌디한 산업군에서 일해왔었거든요. 트렌드만을 따라가다 보니까 저 스스로 좀 많이 피로해졌던 것 같아요. 조금 더 근원적인 욕구들을 건드려 보고 싶더라고요.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것들을 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김태형(밀리의 서재 콘텐츠팀장) 저도 동의합니다.
김태용(EO 대표) 밀리의 서재는 왜 혁신아이콘으로 선정된 것 같으세요?
김태형(밀리의 서재 콘텐츠팀장) 아시다시피 수많은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면서, 독서 인구는 계속 줄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콘텐츠를 소비하다 보면 ‘과연 내가 시간을 잘 쓰고 있나’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독서 인구를 만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게 된 거죠. 밀리의 서재라는 독서 플랫폼이 그 역할을 하고 있고요.
도영민(밀리의 서재 마케팅팀장) 인터넷에 있는 콘텐츠는 정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뭐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파악하기 힘들어요. 이로 인한 피해가 많기도 하고요. 그런데 책은 일단 필터 처리가 되어 있어요. 진짜 내가 깊숙하게 알고 싶은 것은 책 속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저희를 주목해주신 게 아닐까요?
그린랩스의 농업 전문 애 플리케이션 ‘팜모닝’
김태용(EO 대표)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님은 혁신아이콘 선정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신상훈(그린랩스 대표) 농업은 굉장히 큰 규모의 산업이에요. 그런데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도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저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시장 자체에서 어떤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농산물은 우리 식탁에 올라오기 바로 직전까지 농부의 손을 거쳐 오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농업은 우리가 먹는 식량과 완벽하게 연관된 가장 중요한 산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만 해도 농업, 축산업, 수산업을 다 합치면 150조 정도 되는 큰 규모의 산업인데요.
그런데도 농업은 주요 산업이라는 인식이 약한 것 같아요. 산업 생태계가 변화하면서 농업을 주목하지 않게 됐죠. 마치 버려진 산업처럼 지나왔다고 할까요.
지금까지 농업 부분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내며 성장하는 회사는 아예 없었어요. 그런 부분을 통합적으로 해결하고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혁신아이콘에서 저희를 주목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태용(EO 대표) 밀리의 서재는 세 회사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브랜드일 것 같아요. 현재까지 만들어 놓은 성과나 임팩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도영민(밀리의 서재 마케팅팀장) 저희가 서비스를 제공한 지 4년 정도 지났는데요. 최근에 누적 회원 수 350만 명을 돌파했어요.
사실 많은 분이 밀리의 서재라고 하면 전자책을 기반으로한 독서 플랫폼으로 많이 알고 계시는데요. 그건 시작 정도예요. 저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독서의 다양한 콘텐츠화와 독서의 방향성을 잡는 거예요.
도서 기반의 IP로 오디오북을 제작하거나, 채팅 형식으로 책을 편집한 챗북과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고요. 그 콘텐츠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독서라는 방향성을 갖고 있어요.
김태용(EO 대표) 겉보기에는 전자책 플랫폼이지만 책의 재미를 알아갈 수 있게끔 하는 동기부여적인 면이 담겨있는 플랫폼이네요. 고객이 좋은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해나가고 있군요.
김태용(EO 대표) 루닛은 현재 어느 단계를 지나고 있는 회사인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박승균(루닛 공동창업자) 의료 기기는 사람의 몸을 다루는 것이다 보니 검증이 굉장히 까다로워요. 그래서 지금 당장 어느 정도의 매출이 나오고 있다고 어필하는 것 보다는, 수준 있는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어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였어요.
이를 어필하기 위해 국제 대회 같은 곳에 많이 나갔습니다. 논문 투고 등을 통해서 유의미한 성과물을 계속 보여주기도 했고요.
스웨덴 카롤린스카라는 노벨 생리학상, 노벨 의학상을 선정하는 노벨 위원회로 알려진 연구 센터가 있는데요. 그곳에서 루닛의 AI 알고리즘을 검증해 봤는데요. 타사 제품에 비해 저희 제품의 정확도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어요.
현재는 30개국 300개 이상의 의료 기관에서 저희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시리즈C, 트렌치A까지 투자 시리즈가 완료되었고요. 최근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바이오헬스기업 ‘가던트헬스’로부터 약 3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유치를 받으며 상장플랜을 계속 짜고 있습니다.
김태용(EO 대표) 그린랩스의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신상훈(그린랩스 대표) 많은 분이 농업을 육체노동의 성격이 굉장히 강한 산업이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농업은 한 번의 순환 과정을 돌리려면 기본적으로 1년이 걸려요. 따라서 평생 시도할 수 있는 횟수가 많아 봐야 40번 정도라고 할 수 있죠.
그린랩스는 데이터농업 플랫폼을 통해 농부분들이 농업 현장에서 쌓아온 수십만 번의 사례를 제공하고 있어요. 농장을 경영하시면서 경험할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요.
창업 이래로 매년 3배 정도로 매출액과 거래액이 성장해왔습니다. 일반적으로 ‘하키 스틱(Hockey Stick)’이라고 부르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쳐오고 있는 것 같아요.
김태용(EO 대표) 그린랩스를 통해 농업과 농산물 생산의 전반적인 과정이 개선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일반 소비자의 먹거리도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고, 가격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요?
신상훈(그린랩스 대표) 그럴 수 있죠. 이 농산물이 어떤 재료를 써서 재배되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유통되었는지 등 소비자 식탁에 올라갈 때까지의 정보의 격차를 해소해 제대로 전달할 수만 있다면 유통과정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엄청나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태용(EO 대표) 아무래도 스타트업 경영에는 돈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하면서 자금을 조달해오셨을 텐데요. 그동안의 팁이나 주의할 점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신상훈(그린랩스 대표) 혁신아이콘 같은 지원 프로그램이나 벤처캐피털에서 자금을 보태준다는 의미는 잘 안 되는 회사에 자금을 넣어서 돌리겠다는 뜻이 아니에요. 잘되는 회사에 자금을 넣어서, 잘될 것을 조금 더 빠르고 확실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표님들 중에는 회사 운영이 힘들 때 자금 조달을 하셔서 기적적으로 회사를 돌리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 스토리가 굉장히 멋있게 보이고 미화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사실 회사가 어려울 때 투자를 받으면 나중에 창업자 입장에서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거든요. 자금에 의지해서 회사의 성장 방향을 결정하기보다는, 성장 방향이 결정되고 가능성이 증명됐을 때 자금 고민을 하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김태용(EO 대표) 자금 조달 시점을 늘 미리 염두에 두고 있되, 너무 힘들 때 받는 것보다는 가능성이 있을 때 지원이나 투자를 받는 것이 좋다는 의미네요.
루닛 박승균 공동창업자
박승균(루닛 공동창업자) 저도 비슷한 의견인데요.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돈이 필요한 시점도 있고 우리가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도 있어요. 그런데 그 시점과 자금 조달 시점이 맞물려 이뤄지는 않는 것 같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 창업자분들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시점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리 준비해야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이벤트로부터 대비책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김태용(EO 대표) 혁신아이콘을 통해 최대 15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어요.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꾸려나가실 생각이신가요?
도영민(밀리의 서재 마케팅팀장) 현재 밀리의 서재는 전 직군 상시 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혁신 기업으로 선정된 만큼 다양한 복지 제도를 많이 테스트하고 있어요.
두 달 동안 주 4일제를 시행해보기도 했고요. 또, 1년에 2번 정도 셧다운 기간을 시행하고 있어요. 9박 10일 정도의 휴가를 6월에 한 번, 12월에 한 번 사용 가능하고요.
신상훈(그린랩스 대표) 저희는 2020년 1월만 해도 전 직원이 50명이 안 됐는데요. 2021년 8월 현재, 270명 정도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현재 인원에서 2배 정도 더 인원이 늘어나리라 생각하고 있고요.
제 비전과 방향을 확실하게 정하고 나니 인재 영입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더라고요. 채용 등 인사 분야를 정말 많이 신경 쓰고 있죠.
루닛 박승균 공동창업자
박승균(루닛 공동창업자) 저희도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요. 저 역시 요즘 가장 고민하는 게 채용 부분이기도 하고요.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거든요. ‘암을 정복하자’라는 큰 미션을 함께 풀고 싶은 분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습니다.
김태용(EO 대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싶어하는 분들의 고민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내가 가고자 하는 회사가 부실한 회사는 아닐까?’이기도 한데요.
오늘 만난 세 회사처럼 혁신아이콘에 선정되는 등 지원이나 투자를 통해 자본을 마련한 스타트업은 일자리와 문화에 돈을 쓰는 것 같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려 보세요.
또, 자금 지원이 필요한 스타트업의 대표님들도 신용보증기금의 혁신아이콘에 도전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인터뷰를 통해 많은 분들이 동기부여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자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본 아티클은 2021년 7월 공개된 <불가능해 보이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들(암 정복, 독서, 디지털 농업)>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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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편집 유정미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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