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거래 4000억, 12년 한 우물 판 개발자의 뚝심


단 한 번의 연동으로 모든 결제를 구현하는, 아임포트 장지윤 창업자

‘당장 돈이 되는 일에 집중해야 할까? 원래 하려던 아이템에 집중해야 할까? 성과가 안 나오면 내려놓아야 할까? 언제 내려놓아야 할까?’ 많은 창업가가 고민하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전자 결제 서비스, 아임포트를 설립한 장지윤 창업자 역시 같은 고민을 반복했다고 고백하는데요.

오늘은 지난해 간편 결제 업체, 차이코퍼레이션에 매각되며 화제를 모은 아임포트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장지윤 창업자가 12년간 한 우물을 판 끝에 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매각하기까지의 과정을 EO와 함께 들어보시죠.

아임포트 장지윤 창업자 인터뷰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지윤 아임포트 서비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개발자, 장지윤이라고 합니다.

현성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를 맡고 있는 신현성입니다.

Q. 아임포트는 어떤 일을 하나요?

지윤 아임포트는 테크 플랫폼 회사인데요. 단 한 번의 개발로, 다양한 PG(Payment Gateway, 지급 결제 대행)사와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간편 결제를 동시에 서비스할 수 있도록 만들어드리고 있습니다.

커머스를 운영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계속 제공해야 하거든요. 결제 수단이 점차 다양해지면서 소비자의 요구 또한 늘어나는데, 결제 수단이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똑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해요. 똑같은 작업을 페이코에서 한 번, 네이버페이에서 또 한 번 진행하는 거죠.

이런 문제를 아임포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어요. 한 번의 작업으로, 스위치를 껐다 켜는 것처럼 쉽게 결제 수단을 추가하고 제거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거든요. 지금까지 해마다 두 배 이상의 성장세가 이어졌고, 매월 4,000억 원 이상의 거래량을 만들고 있습니다.

Q.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지윤 원래 장래 희망이 인공위성 과학자여서 반드시 미국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같은 이유로 현역 입대보다는 IT 산업 기능 요원으로 복무하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주어진 일을 해내는 직장인이었어요. 1년 정도 지나서야 본격적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 마음으로 회사를 옮겼는데 야근과 주말 출근이 잦은 회사였던 거예요. 그때부터 프로그래밍을 정말 많이 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산업 기능 요원을 마치고, 복학할 때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어요. 또래에 비해서는 돈을 많이 벌었죠.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술을 사는 정도? 그러다 주변에서 “이왕 하는 거 사업 경력도 쌓을 겸 법인이라도 만들어보는 게 어때?”라는 조언을 들었고 큰 생각 없이 법인을 설립했어요.

그 후로 커머스 사이트를 구축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PG 연동을 시작했어요. 작업해보니까 시간도 많이 잡아먹고 꽤 까다로운 영역이더라고요. 더 스마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첫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임포트 장지윤 창업자가 아임포트 이전에 만든 서비스 ‘무빙카트’

Q. 아임포트를 창업하기 전에 먼저 론칭했던 서비스가 있었죠.

지윤 무빙카트라는 서비스였는데, 기존에 존재하는 사이트나 블로그에 커머스 기능을 넣어주는 서비스였어요. 쉽게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보니까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많이 이용하셨죠.

아무래도 사업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이라 마케팅에 관해 묻는 분들이 많았어요. 물건을 더 많이 판매하려면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키워드 광고는 무엇인지 많이 물어보셨는데, 제 전문 영역이 아니라 전혀 답을 전혀 드릴 수 없는 거예요. 거기서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그런 상황 속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큰 거래량을 만들어내는 판매자분들이 있었거든요. 그 분들을 보면서 우리 서비스도 잘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었지만, 결국 전문화된 쇼핑몰을 구축하시는 모습을 보면 또 힘이 빠졌어요.

그렇게 업, 다운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도 처음 만든 서비스에 대한 애착과 고집 때문에 쉽게 놓지 못했던 것 같아요. 게다가 현실적인 문제로 프리랜서 일을 계속하면서 밤에만 무빙카트 서비스를 만들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아내도 굉장히 답답해하고 안타까워했죠.

100%의 에너지를 다 쏟아도 될까 말까 한 게 사업인데, 프리랜서 일까지 병행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으니까요. 그때 아내와 많이 싸웠던 것 같아요. 당시 아내는 이 상태로는 살 수 없다는 입장이었어요. 굉장히 강하게 이야기를 해서, 저로서는 언젠가 잘 될지도 모르는데 왜 이렇게 매정하게 이야기하나 싶었죠.

결국 프리랜서 생활을 그만두고 무빙카트에 완전히 집중할 테니 6개월의 시간을 달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렇게 무빙카트에만 100% 매진해보니까 접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다시 일자리를 알아봐야 할지 고민하면서 진로에 대해 표류하고 있을 때, 아내가 앞으로 잘할 수 있는 걸 해보라고 이야기해주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여전히 전자 결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머릿속에 쟁여놨던 아임포트의 초기 아이디어를 끄집어냈죠.

초기 아임포트의 모습

프리랜서로 일을 맡을 때마다 PG 연동 작업을 했는데, 계속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할 때마다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 여러 번 반복하는데도 숙련된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고요.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느끼겠다 싶었죠.

그때 ‘이런 시행착오를 미리 겪은 중간 모듈을 만들어 놓으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거예요. 그게 아임포트의 시작이었습니다.

아임포트 장지윤 창업자

Q. 결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 기업의 부담을 크게 줄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인데, 사업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요.

지윤 아임포트를 처음 출시했을 때는 좋은 제품을 만들었으니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와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자동으로 잘 되는 건 없더라고요.

제가 마케팅이나 홍보 같은 건 할 줄 모르는 사람인 데다, 그런 건 애초에 계획에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성과가 잘 나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사업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아내가 ‘이건 네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일이 맞다’라고 공감해줘서 빨리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시기를 거쳐 6개월 뒤에 투자금을 받았습니다. 당시 데일리 금융 그룹(현 고위드)에서 아임포트의 가치를 인정해주셨고 투자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주셨거든요. 그렇게 받은 투자금이 4억 원이었어요. 투자금을 받고 나니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뒤로 개발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페이스북에도 광고를 조금씩 집행했습니다. 덕분에 아임포트가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개발자들이 내부에서 아임포트를 이용해 PG 연동을 해보겠다는 의견을 내서 최종 승인을 받기까진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어요.

당시에 저희가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이 앞으로 얼마나 서비스를 지속할 건지, 계속 이 사업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거였거든요. 데일리 금융 그룹에서 투자받았다는 기사가 나면서 많이 줄긴 했지만, 의구심들은 여전했죠. ‘투자금 다 소진해서 사업이 중단되면 우리는 어떻게 되나?’라는 질문은 여전했어요.

그때마다 제 답은 확실했어요. “아임포트는 앞으로 더 성장할 서비스기 때문에 중단 가능성은 작다. 만약 중단하더라도 우리가 만들었던 모든 소스 코드를 오픈 소스화해서 다시 쓸 수 있도록 만들 테니, 걱정하지 말고 사용해달라”라고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나이키 코리아, 필립 모리스 등 글로벌 기업부터 오늘의집 같은 스타트업 고객까지, 앞으로도 아임포트를 찾는 고객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임포트 장지윤 창업자 인터뷰

Q. 작년 말, 차이코퍼레이션이 아임포트를 인수했죠. 다른 VC의 투자 제안도 있었지만, 거절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이유에서 매각을 결정하셨나요?

지윤 초기에는 하루에 한 번씩 서비스를 배포했던 것 같아요. 배포가 잦으니까 그만큼 고민도 많아졌죠. 기존 유저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새로운 기능이 잘 안착할 수 있도록 꾸준히 고민해야 했거든요.

그 부분을 늘 고민하며 신경 썼는데, 점점 ‘앞으로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5명의 인원으로 계속 성장하는 서비스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더라고요. 그런 걱정 속에서도 2019년부터 누적 BEP(Break Even Point, 손익분기점)를 넘겼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성장세가 잘 유지된 덕분에 많은 VC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어요. 좋은 제안이었지만, 사실 부담이 더 컸어요. 제품에 반응하는 고객사는 점점 성장하는데, 막상 우리 회사는 조직을 전혀 키우지 못한 상황이었거든요.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회사가 원래 의도와는 다른 회사가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좋은 제품으로 좋은 서비스와 가치를 전달한다는 본래의 의도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았거든요. 우리 조직이 견뎌내지 못해서 더 큰 문제를 만드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있었죠.

또 투자 제안을 받았을 당시에는 투자를 받아야 하는 목적과 투자금을 받아서 무엇을 해나갈지에 대한 계획이 불명확했어요. 회사를 어떻게 키워나갈지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필요한 자금도 파악이 되잖아요. 계획이 있어야 자금을 어떻게 집행해나갈지 계획이 나오고요.

그런데 제품 만드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회사를 키워나가는 방향과 계획에 대해선 소홀했어요. 그래서 투자보다는 차라리 매각이 나은 것 같다고 생각했죠. 그러던 차에 신현성 대표님께서 아임포트를 인수하고 싶다고 제안해주셨고, 그 자리에서 바로 답을 드렸던 것 같아요.

아임포트를 인수한 차이코퍼레이션 신현성 대표

Q. 차이코퍼레이션은 아임포트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텐데요. 어떤 면을 보고 인수를 결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현성 아임포트와 인연을 맺은 후로 제가 굉장한 팬이 됐어요. 제가 티몬을 창업하면서 느꼈던 수많은 고충을 아임포트가 해결하고 있었거든요.

결제 수단이 많아지면서 취소나 환불, CS, 쿠폰 등을 각 결제 수단에 맞춰 하나하나 호환시켜야 하는데, 첫 단추인 결제 연동을 잘못하면 개발 리소스가 굉장히 많이 낭비되고, 성장 속도도 저하됩니다. 이런 문제는 제가 티몬을 운영할 때 뼈저리게 느꼈던 문제거든요. 장지윤 대표가 그 문제를 해소해줄 것처럼 보였어요.

아임포트라는 서비스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와 미션에 거의 완벽하게 공감한 거예요. 이커머스 회사의 성장을 돕는 것, 개발자들이 더 쉽게 코딩하도록 지원하고, 회사는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데 100% 공감했습니다. 다른 이커머스 회사에 적용하면 정말 폭발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봤어요.

지금까지 아임포트가 개발자 입장에서 많은 고민을 해왔는데, 저희는 세일즈와 파트너십 영역에 특기가 있거든요. 아임포트가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나머지는 저희가 맡는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구성원들과 논의 중인 아임포트 장지윤 창업자

Q. 인수합병 후에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지윤 계약서에 사인하는 날 왠지 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사인하고 나니까 아무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아임포트 서비스를 이끌어 갈 거였더라고요. 더 큰 프로덕트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인수합병 후에 생긴 개인적인 변화라면 경제적인 여유겠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마음이 좀 편해진 면이 있어요. 회사랑 가까운 곳으로 쉽게 이사할 수 있는 상황은 됐으니까. 무엇보다 앞으로 더 큰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차이코퍼레이션의 주요 주주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임포트 장지윤 창업자 인터뷰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지윤 지금은 차이코퍼레이션과 아임포트가 함께 성장하는 데에 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스트라이프(Stripe)라는 회사가 10년 만에 140조의 기업 가치를 만들어, 페이팔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가 된 것처럼 아임포트 역시 한국 시장을 시작으로 아시아에서 스트라이프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지금까지 PG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결제가 발생하는 기능 자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면, 아임포트는 더 많은 사업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가맹점을 지원할 겁니다. 데이터나 인프라를 기반으로 가맹점이 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돕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기존의 패러다임과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가 왔고, 아임포트가가 그 고민에 맞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본 아티클은 2021년 7월 공개된 <12년 간 한 우물만 판 개발자의 아이템이 인수되기까지>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PG 서비스의 새로운 차원을 연 아임포트의 창업자, 장지윤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이영림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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