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안 바뀐 외식시장의 새로운 길을 열다


국내 1호 공유주방이자 F&B 비즈니스 플랫폼, 위쿡 김기웅 대표

증권사 트레이더로 일하던 위쿡의 김기웅 대표는 나만의 사업을 해보겠다는 결심으로 도시락 가게를 창업합니다. 처음 겪어보는 자영업자의 삶이 고됐지만, 잠을 아껴가며 노력한 끝에 지점을 3개까지 확장하죠.

하지만 김기웅 대표는 음식점 경영에서 멈추지 않고 국내 최초의 공유주방 사업을 구상합니다. 현재 위쿡은 대한민국 1호 공유주방에서 F&B 창업자를 돕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진화했는데요. 10년간 바뀌지 않은 외식시장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김기웅 대표의 이야기를 EO가 들어봤습니다.

위쿡 김기웅 대표 인터뷰

Q. 위쿡은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가요?

위쿡은 F&B 사업자를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입니다. 상업용 주방 공간과 설비를 제공하는 공유주방 사업과 브랜드를 만들고 메뉴를 개발하는 전 과정에서 F&B 사업자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인큐베이터 사업을 병행해왔어요.

위쿡의 인큐베이션 전략은 많은 팀을 창업시키는 게 아니에요. 저희 전략은 창업 과정을 더 타이트하게 만드는 겁니다. 예비 창업자들이 본인의 사업을 더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위쿡의 인큐베이션 전략이에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면 그만큼 어려움도 크고 중간에 포기하는 분들도 많거든요.

Q. F&B 비즈니스 플랫폼의 역할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요.

예전에는 식당을 하려면 상권이 굉장히 좋은 곳이어야 했어요. 유동 인구를 대상으로 장사하는 형태였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상권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모든 음식점이 배달 서비스를 하잖아요. 식당이라고 불렸던 업을 시작하고 성장시키는 공식이 이전과는 아예 달라진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F&B 비즈니스 플랫폼은 중개라고 할 수 있어요. 과거와는 시장도, 업계도 달라졌지만, 창업자들에게는 여전히 정보가 별로 없거든요.

매장을 내려면 인테리어도 해야 하고 식자재도 구매해야 하고 너무 바쁜데, 외식업 시장도 전후방 산업이 거의 파편화되어 있어서 주방 설비 업자도, 인테리어 업자도 너무 많아요. 실제로 창업자분들이 가장 많이 요청하는 부분이 믿을 만한 곳을 연결해달라는 거고요. 그런 요청 때문에 중개 시장을 보기 시작했어요.

주방 물류 파트너를 매칭하는 서비스로 시작해서 주류 도매, 브랜드 디자인까지 사업을 시작할 때 필요한 각각의 기능을 솔루션화하고 파트너사 풀에 있는 분들을 연결해드렸습니다. 단순히 매장 하나를 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첫 기획 단계부터 확장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건지 같이 고민하기 시작했죠.

오프라인 매장으로 시작했지만, 음식을 제품화해서 홈쇼핑으로 유통할 수도 있고 자사몰을 통해 판매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확장 전략을 같이 고민하는 겁니다. 탄탄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판매 채널에서 멀티 유즈(Multi-use)할 수 있는 사업 전략이 훨씬 유효하거든요.

어떤 브랜드를 인큐베이션할 때 단순히 배달 음식점 하나를 론칭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시작 단계부터 예비 창업자분들과 함께 고민하는 거예요.

Q. 소개할 만한 인큐베이션 사례가 있을까요?

위쿡을 찾아주신 창업자 중에 맵데이라는 팀이 있어요. 맵데이 대표님이 패션 인플루언서였는데, 외식업을 하는 게 오랜 꿈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해보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진행하기로 결정했죠. 두 대표님 모두 부산 출신이라 부산의 특성을 살린 브랜드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야식 시장을 노리되, 배달 전문으로 시작한다는 전략을 세웠어요. 어느 정도 브랜드가 홍보되고 인지도가 생기면 바로 HMR(Home Meal Replacement) 제품, 간편 조리식으로 출시한다는 전략도 짰습니다. 처음부터 이 계획을 가져갔어요.

실제로 그 계획과 단계를 따라서 진행했고 굉장한 인기를 얻었어요. 반응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냉동 제품을 만들었고요. 지금은 더 현대에 팝업스토어로 들어가서 브랜드를 더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F&B 비즈니스에서 정말 중요한 건 실행력이라고 생각해요. 거의 실행이 전부라고 할 수 있어요. 창업 팀이 필요할 때 함께 발로 뛰어줘야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책상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외식 업계 일이라는 게 더 그래요.

그런 특성 때문에 창업자분들과 저희의 관계는 동반자적 관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도 그만큼 절실해야 하니까 ‘이 팀을 꼭 성공시켜야 한다’라는 마음을 갖게 되더라고요. 물론 계속하면 안 될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솔직하게 말씀드려요. 그것도 동반자로서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구성원들과 의논 중인 위쿡 김기웅 대표

Q. 위쿡을 창업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7년 정도 증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는데요. 어느 순간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앞으로 어떤 분야가 성장할지 리서치를 많이 했습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저성장 모드에 접어들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어요.

그런 의견이 팽배하던 시절에 일본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던 분야가 있었어요. 일본 편의점의 성장을 견인했던 제품군, HMR 시장이었죠. 지금이야 편의점에서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데워먹는 게 일상이지만, 2014년만 해도 HMR 시장은 초창기였거든요.

이건 내가 해볼 수 있겠다 싶어서 도시락 전문점을 인수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식당이라고 불리는 음식점업과 HMR을 만드는 식품제조업은 전혀 다른 영역인데, 저는 음식점업에 뛰어든 거예요. 사업을 너무 몰랐던 거죠.

그런 상태로 외식 자영업자가 되다 보니까, 계속 맨땅에 헤딩할 수밖에 없었어요. 직접 배달하고 요리하면서 빌딩 타기까지 했으니까요. 건물에 전단지를 살포하는 걸 빌딩 타기라고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더라고요.

아침 6시에 가락시장에 가서 식자재를 구입해오고 하루 영업을 합니다. 영업이 끝난 후에 마감하고 정산하면 밤 11시예요. 그러면 쓰러져 자기 바쁘죠. 다행히 사업이 잘 성장해서 지점을 3개까지 확장했어요. 그러면서 사업을 다른 방향으로 발전시킬 시간적 여유도 어느 정도 생겼죠.

Q. 당시 외식 자영업자로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그때 제 고민은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거였어요. 내가 주방을 저녁 8시까지만 쓴다고 하면 그때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다른 사람에게 임대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데, 이걸 실현하려면 한 가지 의문을 먼저 해결해야 했어요.

서로 다른 메뉴를 다루는 두 브랜드가 하나의 주방을 사용하는 게 정말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거든요. 낮에는 도시락집이, 밤에는 다른 브랜드가 주방을 사용한다고 했을 때 도시락집 주방을 그대로 쓰는 게 정말 가능한지요. 그래서 테스트를 굉장히 많이 해봤어요.

일단 도시락집의 주방 동선과 재료 보관 특성이 가장 비슷한 분식 브랜드를 만들어서 주방 공유 시스템을 시행해봤습니다. 낮에는 도시락집, 밤에는 분식집 시스템을 시도해 본 거죠. 야간에 포장마차까지 운영해보니까 주방 공유 시스템이 가능하겠더라고요.

여러 테스트를 통해 이런 구조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후, 주위의 사장님들께 공유주방 구상에 대해 말씀드렸어요. 큰 공간을 하나 얻을 테니 같이 들어가자고 제안했죠.

Q. 기존 사장님들에게는 하나의 주방을 공유한다는 개념이 상당히 낯설었을 텐데요.

당시만 해도 공유주방이라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생소했으니까요. 공유주방이라고 말씀드리면 주방을 공유한다는 게 뭐냐고, 어떻게 생겼냐고 질문이 막 쏟아졌어요. 그래서 주방을 공유하면 평당 임대료도 저렴해진다고, 엑셀로 비용까지 계산해서 장표를 쭉 보여드렸죠.

처음에는 반응이 좋았어요. 진짜 해보자고 하실 정도로요. 그런데 막상 실행하려고 하니까 어려워하시는 거예요. 사실 본인 매장을 빼고 공유주방에 들어간다는 게 굉장히 큰 결정이잖아요. 좋은 반응을 보였던 사장님들도 “일단 다른 사람이 하는 거 보고 나도 할게”라고 하셨죠.

사실 이런 반응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한번 보고 싶다는 답만 돌아왔거든요. 제 입장에서는 “그걸 보여드리려면 돈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는 수밖에 없으니, 계속 같은 질문과 답이 반복되는 거예요.

그러던 중에 엔젤투자자를 만나면서 강남에 첫 테스트 키친을 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외식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계기였죠.

위쿡 김기웅 대표 인터뷰

Q. 국내 1호 공유주방부터 F&B 비즈니스 플랫폼까지, 위쿡은 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나가는 것 같습니다.

작년 연말에 직원들에게 쓴 편지에 ‘우리에게는 개척자로서의 DNA가 있습니다’라고 썼어요. 한국에 없던 공유주방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면서 모든 걸 처음부터 직접 만들어가야 했거든요. 운영 정책도 벤치마킹할 대상이 없었어요. 정말 힘든 과정이었죠.

하지만 창업자분들의 성장에 도움 되는 일을 하자는 것만큼은 놓치지 않고 이어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외식업은 진입장벽이 낮다고 생각하잖아요. 저희를 찾아오는 많은 창업자분들도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오세요. 그런데 그런 마음으로 오신 분들 중 대부분은 빠르게 포기하세요. 3~6개월 정도 해보고 안 되겠다면서 포기하시죠.

그중에서 성공하는 분들은 사업을 하려는 이유가 명확한 분들이에요. 사업을 해야 하는 이유가 아주 절실하고 명확한 분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거든요. 안 되면 계속 개선해 나가십니다. 성공에 대한 갈망일 수도 있지만, 그 이유를 파고 들어가 보면 대부분은 추구하는 가치로 수렴돼요.

돈을 버는 게 사업의 이유가 될 수 있죠. 하지만 ‘그럼 돈은 왜 버는데?’라는 질문에 대한 또 다른 답이 필요합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사업을 하면서 계속 자문하거든요.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그 이유가 진짜일까? 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라는 생각을 계속합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은 물어볼 거예요. 공유주방을 처음 시작한 6년 전에 공유주방이 뭐냐고 물어본 것처럼 위쿡이 F&B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계속 질문하겠죠. 지금의 우리는 그저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창업자분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빠르게 솔루션화해서 제공하는 일을 멈추지 말고 지속하며 나아가야 해요. 그러다 보면 3년 후, 5년 후에는 위쿡의 역할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온 세상이 알게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본 아티클은 2021년 6월 공개된 <10년간 안 바뀐 외식시장의 새로운 길을 열다 | 위쿡 김기웅>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외식 시장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가는 위쿡의 대표, 김기웅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이영림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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