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퇴사하고 치과 의사도 때려치고 만든 블록체인 의료 솔루션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 데이터 플랫폼을 만드는, 메디블록 고우균 공동대표

메디블록은 의사 출신의 엔지니어, 고우균 대표가 창업한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 정보 유통 플랫폼입니다.

최근 오픈 뱅킹의 사례를 보면, 많은 사람이 편리하게 자신의 금융 정보를 활용하여 더 나은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요. 반면 의료 정보는 여전히 각 의료기관에 파편화되어 있어 환자들이 자신의 의료 정보에 접근할 수도, 제대로 활용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고우균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의료 정보 유통 플랫폼, 메디블록을 만듭니다. 메디블록은 2020년 게이츠 재단이 투자하는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가하며 세계적으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는데요.

‘빈틈없이 안전한, 전에 없이 편리한, 모두에게 유용한’ 의료 정보 서비스를 통해 의료 시장을 혁신하고 싶다는 고우균 대표의 진정성 있는 비전을 EO와 함께 들어보시죠.

메디블록 고우균 대표 인터뷰

Q. 메디블록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환자 중심의 의료 정보 유통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메디블록의 공동대표 고우균입니다. 환자가 여러 병원에 파편화되어 있는 의료 정보에 손쉽게 접근해서 좀 더 수월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설명해드리면, 어떤 질환을 가진 환자는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어요. 병원을 옮길 때 그동안 받았던 검사 결과를 가져가면 참 좋을 텐데 그럴 수가 없거든요. 진단을 받을 때마다 각 병원에서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거예요. 이 병원에서 피 뽑고, 다른 병원에서 다시 피를 뽑는 거죠.

특정 약을 처방받으면 안 되는 환자가 쓰러진 응급 상황을 가정해볼까요? 환자가 정신을 잃은 위급한 상황에서는 이런 개인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환자의 의료 정보는 과거 진료 기록을 보유한 병원에 가야만 확인할 수 있어요. 잘못된 진료로 환자의 생명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거죠.

메디블록은 환자 중심의 의료 정보 유통 플랫폼을 통해 진료 기록 같은 개인의 의료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개인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며 필요할 순간에 활용할 수 있어요.

치과 의사 재직 당시의 메디블록 고우균 대표

Q. 창업 전 커리어가 남다르십니다. 삼성전자에 근무하다 퇴사 후에는 치과 의사로 일하셨는데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 삼성전자에서 근무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까 좀 안정적으로 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전문직으로 살아봐야겠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니며 치과대학을 준비했습니다. 대학에 붙고 나서 사표를 냈고 그 후로 치과 의사로 일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일했던 치과는 교정 전문 치과였어요. 교정 치료를 받으려면 전체적인 치아 검사를 먼저 받아야 하는데, 교정 치료를 받는 분들이 대부분 하는 검사임에도 비용이 결코 저렴하지 않아요. 많게는 70~80만 원 정도 됩니다.

우선 환자분들이 엑스레이로 얼굴 사진을 여러 방향에서 찍으면 이 자료를 바탕으로 환자에 대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그 후에 본격적인 환자 상담이 이루어지는데, 앞으로 치료가 어떻게 진행되고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말씀드리면서 치료 여부를 결정하시도록 돕는 거예요. 비용을 아끼자고 안 할 수 없는 검사죠.

그런데 상담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거든요. 몇 개월 일해 보니까 짧은 시간 안에 환자분들이 자기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환자분들은 전문가가 아니니까 질문도 잘 못하세요. 환자 입장에서는 뭘 물어봐야 할지 잘 모르거든요.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모르니까 치료 동의율도 높지 않았고요.

고민하다가 환자분들께 데이터를 제공해봤어요. 검사 자료를 기반으로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수치 데이터와 이를 친절하게 설명하는 레포트를 드렸죠. 반응이 정말 좋더라고요. 환자 입장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했을 뿐인데 치료 동의율도 굉장히 높아졌어요.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좋은 상황이 된 거죠.

환자가 의료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이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윈윈인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사업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주변에 경험이 있는 친구를 먼저 찾아봤어요. 친한 친구였던 김서준 대표를 찾아가서 아이디어를 공유했죠.

그랬더니 “너랑 똑같은 이야기를 은솔이도 하던데?”라고 하는 거예요. 저희 세 사람이 모두 고등학교 동기거든요. 이은솔 대표와 만나서 대화해보니까 저와 생각하는 게 정말 비슷하더라고요. 그렇게 초창기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킨 것이 메디블록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Q. 당시 의료계에서는 생소했던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접목하셨나요?

‘의료기관에 있는 환자 데이터에 환자 본인이 접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일단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부터 고민해봤어요. 두 가지 이슈가 떠오르더라고요.

첫 번째 이슈는 인증이었어요. 병원에서 데이터를 가져오려면 비대면 상황에서 신원을 인증해야 해요. 그렇게 데이터를 얻고 나면 증명이라는 두 번째 이슈가 발생합니다. 데이터를 전달할 때, 이 데이터가 해당 병원에서 만든 진본 데이터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이슈죠. 해결 방법을 찾다가 블록체인 기술을 알게 됐어요.

당시에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계약 기능이 이더리움 플랫폼에서 구현됐어요. 그동안 서면으로 이루어지던 계약을 코드화해 블록체인 위에 올리는 겁니다. 위·변조 없이 정해진 규칙대로 계약이 실행되는 걸 보면서 이더리움이라는 플랫폼에 굉장히 큰 확신을 갖게 됐어요.

블록체인 기술을 의료 정보에 적용하면 파편화된 형태로 존재하는 의료기관과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기 수월하겠다고 판단했죠. 물론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도 있었어요. 신뢰받는 어떤 주체가 중앙화된 방식으로 신원이나 데이터를 인증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에는 큰 문제가 있어요. 해킹에 너무 취약하다는 거예요. 실제로 몇 년 전에 싱가포르에서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가 1년에 두 번이나 해킹됐어요. 수백만 명의 의료기록이 모두 탈취됐죠. 해커가 노렸던 건 당시 총리의 건강 상태였어요. 총리의 건강 데이터를 취득하려는 시도였고, 실제로 데이터가 유출된 사건이었죠.

이렇게 데이터가 유출되면 파장이 굉장히 큽니다. 그래도 저희도 “우리가 아니라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거기서 말하는 오픈된 프로토콜을 믿어달라”라고 이야기하고 다녔어요. 블록체인 기술이 제공하는 보안성을 강조하면서 여러 병원과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Q.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되고는 한 달간 불면증에 시다릴 정도로 힘든 시기도 있었다고요.

2017년에 ICO(Initial Coin Offering)*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면증의 씨앗이 심어진 것 같은데요. 저는 우리가 하려는 일에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일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면 팀의 비전에 관심을 가져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당신 토큰 몇 배 갑니까?”라고 질문하시는 거예요.

*초기 코인 공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암호화폐를 만들기 위해 투자자로부터 초기 개발 자금을 모금하는 과정

토큰이 오를 거라는 말을 듣기 위해 질문한다는 게 굉장히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어요. 우리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비전이 아니라 토큰이었던 거죠. ‘사업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계속 이런 이야기하는 게 맞는 걸까? 내가 혹시 사기를 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구성원과 논의 중인 메디블록 고우균 대표

그러다 한 대형병원과 협약을 맺었는데, 병원장님의 승인까지 받고 오픈을 앞둔 찰나에 정부에서 암호화폐를 규제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거예요. 의료 영역 자체가 강력한 규제에 갇혀 있다 보니 병원 측도 철회하자는 쪽으로 많이 기울었죠. 암호화폐 관련 산업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때라 그때는 정말 그만둘까도 생각했어요.

포기하지 않은 데는 이은솔 대표의 영향이 컸어요. 저는 걱정이 많은 편인데 이 대표는 정말 밑도 끝도 없이 긍정적이거든요. 제가 걱정하고 있으면 이 대표가 “괜찮아. 다 그런 거지, 뭐. 우리가 잘 만들어서 증명하면 돼. 그 사람들의 판단은 그들 몫이잖아. 그거까지 네가 고민할 필요는 없어”라고 말해주거든요.

이 대표의 말처럼 아이디어를 잘 실현해서 증명하기 위해 메디블록이 실질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며 버텼던 것 같아요. 가치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저희를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분들도 생겼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분들이 더 많아졌죠.

한때의 붐에 뛰어든 게 아니라 1~2년이 지나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메디블록의 모습에서 진정성 있는 가치를 봐주신 것 같습니다. 2018~2019년에 정말 많은 병원에서 퇴짜를 맞았는데, 최근에는 그 병원에서 그때는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같이 일해보자고 연락을 하시니까요.

메디블록 고우균 대표 인터뷰

Q. 앞으로 메디블록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불과 얼마 전에 열린 오픈 뱅킹 서비스를 보면 자신의 금융 정보와 관련된 데이터를 모바일 앱을 통해 간단하게 접근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의료 정보는 유난히 각 의료기관에 파편화된 상태로 존재하다 보니까 환자분들이 정보에 전혀 접근할 수 없어요. 의료 서비스에 필요한 정보를 본인이 활용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는 거죠.

메디블록은 이 문제를 계속 해결해 나갈 예정입니다. 환자 본인이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건강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는 서비스를 현재 국내 대형병원을 위주로 제공하고 있거든요. 2021년 하반기부터는 작은 의료기관에서도 이런 데이터가 들어올 수 있도록 의료기관용 솔루션을 만들어 배포할 계획입니다.

그렇게 되면 환자가 동네 의원을 다니던, 대형 의료기관을 다니던, 진료를 받으면서 만들어지는 의료 정보를 하나의 모바일 앱에 모아서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요.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아주 단순한 사례가 보험 청구입니다.

기존에는 환자분들이 직접 진료 영수증을 팩스나 사진으로 보내는 작업이 필요했지만, 메디블록의 서비스인 메디패스를 이용하면 연동된 의료기관에서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바로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앱에서 버튼만 몇 번 클릭하면 보험 청구가 가능해요. 물론 메디블록 서비스가 보험 청구에서 끝나는 건 아닙니다.

메디블록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의료 시장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헬스케어 IT 선도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건강은 개인과 가장 밀접한 정보이기 때문에 건강 정보가 바탕이 되면 훨씬 더 높은 부가가치의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요.

블록체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받은 분들도 계실 텐데 네이버 D2SF 같은 신뢰할 수 있는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초창기부터 진정성 있게 목표를 차근차근 이뤄가는 저희 메디블록과 같은 회사도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의료 프로젝트나 서비스에서는 단연 세계 1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메디블록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본 아티클은 2021년 5월 공개된 <삼성전자 퇴사하고 치과의사도 때려친 사람이 만든 블록체인 의료 솔루션>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https://youtu.be/RQa7EvrEZvE

환자를 살리는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 데이터 플랫폼을 만드는 메디블록의 공동대표 고우균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이영림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1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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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상윤

    메디블록 주주입니다 메디블록 미래가치를 믿고 있어요 오늘 코인도 상폐안된 이유도 그만큼 가치있다라는 걸 믿고 있구요 항상 응원합니다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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