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날아간 연 매출 120억 수제 맥주 스타트업 이야기


우주로 맥주를 쏘아 올린 수제 맥주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 전동근 대표

요즘 편의점에 가면 보이는 이상한 맥주가 있습니다. 2020년 식음료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유동골뱅이 맥주와 쥬시후레쉬 맥주인데요. 독특한 콜라보로 세븐일레븐에서 수제 맥주 판매 1위를 기록한 더쎄를라잇브루잉의 맥주입니다.

20대의 전동근 대표가 창업한 수제 맥주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올해 120억 원의 매출을 바라보는데요. 더욱 놀라운 사실은 국내 최초로 수제 맥주를 우주에 보낸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자사 제품인 우주 IPA를 성층권에 보내, 우주를 유영하는 맥주 캔의 모습을 공개하며 모두의 놀라움을 자아냈죠.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며 화성 탐사를 꿈꾸는 것처럼, 전동근 대표는 맥주를 통해 우주로 나아가겠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맥주에 대한 진정성과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수제 맥주 스타트업을 시작한 전동근 대표의 이야기를 EO와 함께 들어보시죠.

더쎄를라잇브루잉 전동근 대표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수제 맥주 제조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의 전동근입니다. 수제 맥주를 제조하고 유통하는 데서 나아가 원재료를 직접 수입해 양조장에 공급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2017년 4월에 설립했는데 수제 맥주 회사, 단일 양조장 면허 중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제 맥주 레시피를 보유한 회사입니다.

지금까지 총 39가지의 수제 맥주를 상용화했고, 그중 유동골뱅이 맥주가 세븐일레븐에서 수제 맥주 판매 1위에 올랐습니다. 유동골뱅이 맥주와 쥬시후레쉬 맥주를 바탕으로 2021년에는 연 매출 120억 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제 맥주 회사의 주요 경쟁 구도는 8개 회사로 축약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 창업자가 브루어(brewer)인 곳은 없어요. 그런 면에서는 저희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년 시절의 더쎄를라잇브루잉 전동근 대표

Q. 유일무이한 맥주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해주셨는데 학창 시절에도 남다른 경험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릴 때부터 ‘미래에 어떤 인재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던졌어요. 길게 살아봐야 100년인데 어떻게 해야 더 의미 있게 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던 거죠.

미래를 변화시키고 혁신하며 혁명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기업인이라고 생각해서 일론 머스크뿐만 아니라 빌 게이츠 같은 기업인의 자서전을 읽으며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도전을 했는지 연구했어요. 연구 끝에 정말 좋아하는 일에 도전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고등학생 때부터 맨땅에 헤딩하듯이 도전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스타스포츠와 메가스터디의 후원을 받아 특목고 축구 리그를 만들었고, 그걸 기반으로 리그 올스타전도 진행하고 당시 연예인 축구단이었던 FC MEN과 자선 축구 경기도 진행했습니다. 행사 진행을 위해선 자금도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기업 후원도 유치했고요.

이렇게 대외활동을 기획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시 친구들도 ‘전동근은 이야기하면 꼭 해내고 만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처음에는 미국 대학에 진학하려면 대외활동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좀 더 적극적으로 도전했던 것 같아요.

특목고 축구 리그 활동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창업이나 경영과 관련된 활동을 찾아봤는데, 세이지라는 게 있더라고요. 세이지 월드컵은 전 세계 30개국의 학생들이 각 나라의 대표로 참여해 창업 결과를 발표하는 대회인데, 국내 예선은 2009년까지 열리다가 어느 순간부터 열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세이지 글로벌에 직접 연락해 세이지 코리아를 안착시킬 수 있다고 제안했죠. 코트라와 함께 나이지리아까지 가서 세이지 월드컵을 유치했고, 2015년 송도에서 전 세계 청소년 창업 축제인 세이지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버즈 올드린을 만난 더쎄를라잇브루잉 전동근 대표

Q. 그 행사에서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의 한국 방문을 주도하셨죠.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해요.

사실 처음에는 게스트 스피커로 닐 암스트롱을 초청할 생각이었는데, 제가 자선 축구 경기를 열심히 하던 시기에 이미 돌아가셨더라고요. 그래서 닐 암스트롱과 함께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버즈 올드린을 모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버즈 올드린의 일정을 찾아보니까 당시 제가 있던 곳에서 차로 13시간 떨어진 필라델피아에서 강연이 있으시더라고요. 그 정도 거리면 직접 가서 모셔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 안에 올드린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떠오른 게 클레이 피규어였어요.

세이지 월드컵을 진행하면서 많은 외국인을 한국에 모셨는데, 클레이 피규어를 안 좋아하는 외국인이 없었거든요. 또 당시에 올드린이 ‘Get your ass to Mars’라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서 ‘Get your ass to Korea’라는 문구를 한반도 위에 그려 넣은 티셔츠를 만들어 입었죠.

올드린을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클레이 피규어와 티셔츠만 들고 13시간을 이동해 필라델피아에 도착했습니다. 올드린이 힐끔 쳐다보던 짧은 순간에 클레이 피규어와 티셔츠를 보여주면서 한국에 와주시면 좋겠다고 딱 한 문장을 이야기했는데, 바로 수락해주신 거예요. 그렇게 한국에 모셔올 수 있었죠.

맥주 연구에 몰두 중인 더 쎄를라잇브루잉 전동근 대표

Q. 본격적으로 맥주 산업에 뛰어든 계기가 있었나요?

미시간에 있는 칼라마주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세이지 코리아의 활동이 계속 있었고 나이지리아에서 유치한 행사 때문에 한 학기에 적어도 3~4번은 한국에 들어가서 꾸준히 일을 해야 했어요. 세이지 코리아 활동을 하면 할수록 창업에 대한 욕망이 커졌고요.

창업을 하려면 일단 대학교를 빨리 졸업해야겠다는 생각에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교수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배려와 지원으로 학기마다 과목을 한두 개씩 더 들었고, 결국 4년제 대학을 2년 반 만에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죠.

사실 2015년에는 우주산업에 관심이 많아서 그쪽으로 창업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5~6년 전만 해도 국내 우주산업 기업이 투자받는 경우가 거의 없었거든요. 게다가 당시 한국의 수제 맥주 시장은 경쟁자가 없던 상황이라 일단 수제 맥주로 사업을 시작하고, 나중에 일론 머스크처럼 우주산업에서 창업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회사 이름도 그런 계획과 다짐을 담아 더쎄를라잇브루잉으로 지었죠. 자본금 500만 원으로 시작해서 1억 원으로 늘릴 때까지는 가족의 지원이 있었고 15년 지기 친구가 직접 투자해주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이 우주로 보낸 우주IPA

Q. 창업 전에 쇼트브루잉 컴퍼니에서 무급으로 일하며 맥주를 배우셨다고요.

쇼트브루잉 컴퍼니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파운더스와 미국에서 유명한 벨스 브루어리 다음으로 큰 수제 맥주 회사예요. 제가 대학생 때 쇼트브루잉 컴퍼니에서 만든 피치팜팜 에일이라는 사워(sour) 에일이 있었거든요. 그 맥주를 마시면서 맥주가 새콤할 수 있다는 신박함과 정말 맛있는 수제 맥주가 나올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어떻게 하면 한국에서도 이런 맥주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니까, 이 기획을 한국에서 직접 실현한다면 정말 큰 기회가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쇼트브루잉 컴퍼니를 계속 찾아가서 설득한 끝에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부터 쇼트브루잉 컴퍼니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잠자는 시간 빼고 거의 24시간을 맥주만 만들었어요. 무급으로 정말 열심히 일했죠. 그런 제 모습을 보고 쇼트브루잉 컴퍼니의 창업자인 조 쇼트가 예전 자신의 열정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해주면서 관계가 형성됐어요. 쇼트도 21살에 창업했거든요.

얼마 전 저희 맥주를 성층권까지 보내는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는데, 맥주를 우주에 보낸다는 아이디어는 쇼트에게도 제안했었어요. 쇼트브루잉 컴퍼니의 스페이스 락이라는 맥주를 우주선에 태워서 보내겠다는 아이디어였죠.

맥주로 우주 마케팅을 하면 B2C에서 분명히 성공할 수 있다고 했더니, 쇼트가 바로 “What’s the next step?”이라고 물어보더라고요. 회사가 커질 때까지 도와준다면 우주 마케팅도 가능하고 설득했어요.

2017년에 회사를 창업하고도 미국에 6번씩 넘어가서 맥주 제조하는 법을 배웠고, 2018년 양조장이 세팅될 때는 쇼트브루잉 컴퍼니의 기술자들이 3주씩 한국에 머물면서 퀄리티 컨트롤과 공장 설계를 도와줬어요. 그 덕분에 빠르게 공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었고, 상품도 빠르게 출시할 수 있었죠.

그때부터 다양한 맥주를 만들면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현재 50가지 정도의 수제 맥주를 만들고 있습니다.

더쎄를라잇브루잉에서 출시한 유동골뱅이맥주

Q.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스타트업은 특히 영업 비밀 유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업 초반에는 저희도 그런 노하우가 없어서 위기가 몇 번 왔는데, 기업을 오래 운영하신 선배님과 고문님의 도움을 받아서 빠르게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또 스타트업이 갑자기 성장하다 보면 업무가 정말 많아져요. 업무 분장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구성원들 간의 불화가 생길 수 있고요. 조직이 급팽창하는 단계에서 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업무 분장을 확실하게 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진정성이라고 생각해요. 맛있는 맥주를 안 만들고 싶은 회사가 어디 있겠어요. 다들 신선한 원재료, 맛있는 맥주를 이야기하잖아요. 그런데 정말 신선한 재료를 생각한다면 농장에도 가봐야 하고, 원재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해요. 원재료를 직접 수입한다면 거기서부터 진정성이 다른 거죠.

그래서 저는 맥주 회사 창업자가 직접 맥주를 디자인하고 레시피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봐요. 본인이 원하는 맥주를 만드는 일 자체가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행위이고, 그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제품 트렌드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한 유동골뱅이 맥주는 제가 직접 레시피를 설계했어요. 신촌 맥주 축제와 송도 맥주 축제에서 1등을 했던 망고야 맥주와 로켓필스, 우주 IPA, 쥬시후레쉬 맥주도 제가 직접 기획하고 설계했습니다.

더쎄를라잇브루잉 전동근 대표

Q. 끝으로 더쎄를라잇브루잉 계획과 앞으로의 비전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의 맥주가 정말 더 먼 우주에 닿을 수 있을까요?

일단 진정성 있게 맥주를 계속 만들 계획입니다. 신선한 원재료에 대한 진정성을 갖추기 위해 원재료를 수입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원재료를 판매해보면 어떻겠냐는 역제안을 받았어요. 그 길로 원재료 사업을 시작했는데, 덕분에 원재료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고 수익도 확대됐습니다.

이후에 공장도 조금씩 확대하면서 뉴트로 현상을 참고한 쥬시후레쉬 맥주도 성공적으로 기획할 수 있었고요. 새로운 맥주를 기획하면서 공장 생산 역량이 더 필요했는데 마침 오비맥주의 남양주 공장이 매물로 나온 거예요. 공장을 인수하면서 쥬시후레쉬 맥주를 4개월 만에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맥주를 계속 출시하면서 수출 문의도 이어지고 있어요. 이미 유동골뱅이 맥주는 세븐일레븐을 통해 싱가포르에 수출됐는데, 앞으로 생산 역량을 더 확보해서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 합니다.

존 F. 케네디의 달 착륙 연설 중에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는 달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역량과 기술을 한데 모아 최고치를 측정할 척도가 되기 때문입니다”라는 말인데요.

도전적 목표는 우리의 에너지와 기술의 한계를 시험하고 측정하는 수단입니다. 최초로 달에 가기로 도전했던 것처럼 저희 역시 계속 도전하고 꿈을 꾸면서 사회와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창업하고 싶어요. 그 창업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DNA를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본 아티클은 2021년 3월 공개된 <요즘 편의점 가면 보이는 이상한 맥주를 만든 사람>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DNA로 수제 맥주 스타트업을 이끄는 더쎄를라잇브루잉의 대표 전동근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이영림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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