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배신으로 대기업에 고소당한 스타트업 대표의 이야기


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 기반 글로벌 한국어 교육 플랫폼 서비스를 만드는, 헤이스타즈 송진주 대표

직원의 횡령으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신혼집은 물론 자동차부터 가전제품까지 압류당하고, 횡령죄로 대기업에 고소당해 이혼 위기까지 겪은 사업가가 재기에 성공한 이야기, 주말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이야기인데요.

바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K-콘텐츠 기반 한국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헤이스타즈의 송진주 대표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창업 실패 후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12년간 마케팅,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분야를 다양하게 겪으며 얻은 ‘한류’에 관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재창업에 성공한 송진주 대표의 이야기, EO가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헤이스타즈 송진주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K-컬처 콘텐츠를 가지고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애플리케이션 헤이스타즈를 개발하고 있는 주식회사 헤이스타즈의 송진주 대표입니다.

헤이스타즈는 BTS나 블랙핑크처럼 유명 아이돌 그룹의 콘텐츠를 활용해서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 티아라의 함은정 씨나 러시아의 유명 모델 안젤리나 다닐로바 같은 친구들과 함께 제작한 헤이스타즈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BTS

Q. 헤이스타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헤이스타즈는 2019년 4월에 창업하여 아직 초기 단계의 기업입니다. N15 파트너스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1년 동안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2020년 12월에 앱스토어에 론칭했습니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Q. 처음부터 창업을 꿈꿨나요?

교회에서 알고 지내던 후배들과 우연찮은 기회로 창업을 했어요. 처방전 전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직원들이 단기간에 30명까지 늘어날 정도로 굉장히 급성장했던 회사였습니다.

운 좋게도 간단하게나마 엑싯할 수 있었어요. 큰돈을 벌었다기보다는 저희가 예상한 대로 진행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죠. 자신감이 굉장히 붙었어요. 그때는 어깨에 뽕이 좀 많이 들어간 시절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 후에는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에 진학했어요.

청년 시절의 헤이스타즈 송진주 대표

사실 부모님께서는 사업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얘기하실 정도로 창업에 대해 굉장히 겁을 내는 편이셨어요. 그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까, 오히려 저 스스로 이뤄내고 싶은 욕심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사업이라는 걸 막연하게 기대했던 거 같아요.

Q. 티켓링크에서 일한 경험으로, 영화 예매권 예약 사이트를 만드셨는데요.

대학원에 진학 후, ‘티켓링크’라는 티켓 예약 사이트의 대표님을 우연히 만났는데, 회사로 들어와 달라고 말씀하셔서 티켓링크의 경영 기획실에 입사했습니다. 티켓링크에서 만들었던 서비스는 영화 예매권 서비스였어요.

그 서비스로 의미 있는 매출이 쌓였고요. SK텔레콤이나 KT 같은 회사의 모바일 서비스와 연계되는 과정을 진행했어요. 덕분에 그분들과 좋은 관계를 쌓았습니다.

제가 티켓링크를 그만두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SK텔레콤에 계셨던 팀장님께서 영화 예매권 서비스를 가지고 이동통신사와 함께 비즈니스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셨어요. 그 제안 덕분에 제 이름으로 첫 회사를 만드는 기회를 얻었죠.

그 회사는 특별한 마케팅 활동 없이 3년 동안 이동통신사로부터 내려받는 물량과 당시 호황이었던 영화 예매권 서비스 덕분에 저희 회사에 있는 굉장히 큰 금액들이 회전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어요. 또 한 번 이렇게 좋은 회사를 만들었고, 좋은 회사를 끌고 가고 있었다는 사실에 제 자신감도 올라갔어요.

헤이스타즈 송진주 대표 인터뷰

Q. 하지만 직원의 횡령으로 회사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기업에 고소까지 당하셨다고요.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3년 정도 서비스를 유지하다 보니, 저희 회사에서 가져올 수 있는 수입이 점점 줄어드는 단계로 진입하더라고요. 이를 해결하고자 당시에 저랑 친했던 선배님을 CFO(최고재무관리자)로 모셔놓고, 저는 신규 아이템을 찾겠다고 밖으로 돌아다니는 상황들이 반복됐어요.

그렇게 직접 몸으로 뛰며 작게나마 성과들을 내던 중에 SK텔레콤으로부터 티켓 대금이 정산돼야 하는데 이번 달 입금이 안 됐다는 전화가 왔어요. “그럴 리가 없는데요? 우리 CFO께서 정산했을 겁니다”라고 말하고 확인했는데, 진짜로 정산이 안 되어 있는 거예요.

바로 회사에 들어가서 CFO 분을 만났어요. 이게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CFO 분이 눈을 피하시더라고요. 회사 내부 돈을 한 달 동안만 쓰고, 한 달 뒤에는 이자까지 붙여서 돌려주시겠다는 친척 형님의 말 한 마디에 CFO분이 회사에 있던 잔고 전부를 덜컥 입금하셨던 거예요.

모두가 예상했듯이, 결국 그 돈은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SK텔레콤에서는 저희 회사를 사기와 횡령으로 고소했어요. 제가 대표이사로서 자금을 관리하고 운영할 책임이 있는 주체라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됐어요. 제가 제 죄를 인정하게 된 거죠. 그래서 업무상 횡령죄라는 항목으로 실제 판결을 받았어요.

Q. 정말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 같은데요. 회사뿐 아니라 집안에도 타격이 컸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제가 가지고 있던 집이나 각종 예금 같은 걸 다 털어서 어떻게든 상환했습니다. 덕분에 실제 구속은 면했지만, 어쨌든 저한테는 범죄자 딱지가 붙게 돼버린 상황이잖아요. 매일 압류 통보가 오고 실제로 압류 추심이 들어오면서 가구들이 경매에 팔려나갔어요.

밀려 있던 급여도 해결해야 하니까 현금 서비스를 받아야 했는데, 그러면 또 압류되는 악순환이 계속됐어요.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아내가 너무 힘들어했어요. 아내가 더 이상 부부생활을 같이 하기 어렵겠다고 얘기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몰렸어요.

법원에 가서 이혼 서류를 가지고 왔는데, 와이프가 몸이 좀 이상하대요. 우리도 모르게 둘째 아이가 뱃속에 생긴 거예요. 아내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같이는 살아주되 다시 한번 사업하면 나는 절대 당신과 살지 않겠다고 통보했어요.

헤이스타즈 송진주 대표 인터뷰

Q. 이후 12년 넘게 여러 회사에서 일하며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경험을 하셨다고요.

그때부터 약 12년 정도 끊임없이 직장생활을 했어요. 식당에 들어가서 마케팅팀장도 해보고,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기획하는 매니지먼트 실장도 해봤어요. 또, 공연 기획사에서 뮤지컬을 같이 제작해보기도 하고 드라마 제작사에서 드라마도 제작해보는 마케팅 프로듀서로 근무했습니다.

헤이스타즈 송진주 대표

Q. 그렇다면 창업에 재도전하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요?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에 ‘매일 살아내기는 하지만 쌓이는 것들 없이 나한테 무슨 비전이 있을까?’, ‘우리가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굉장히 막연한 불안감으로 다가왔어요. 그렇지만 무언가 시도해보기는 겁이 나는 생활이었던 거 같아요.

그때 우연히 <직업의 종말>이라는 책을 서점에서 보게 됐는데, 그 책이 제 뇌리를 때리더라고요. <직업의 종말>에서는 모든 직장인이 추수감사절을 준비하는 칠면조 같다고 표현해요. 주인은 칠면조의 목을 벨 생각을 하고 칠면조에게 먹이를 주면서 살을 찌우고 있는데, 직장생활을 하면서 칠면조가 돼 있는 우리들은 모이가 언제까지나 계속될 줄 알고 계속 그것들에 취해서 산다고 비유해요.

그 구절을 읽자마자 뒷골이 서늘했다고 해야 할까요. 50살이 되고 나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회사들은 점점 줄어가고 있고, 심지어는 더 이상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그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나가야 할 시간이 결국 찾아온다는 것을 직장생활 12년 만에 처음 생각하게 됐어요.

Q. 다시 창업하는 데에는 집안의 반대도 컸을 것 같은데요.

사업을 하겠다는 막연한 욕심 말고는 내 미래를 전혀 준비하고 있지 못하다는 절박함에서 시작한 게 창업인 거 같아요. 그런데 와이프한테 창업해야겠다는 말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아무래도 사업해야 할 것 같아. 당신과의 약속을 더 못 지킬 것 같아”라고 얘기했을 때, 와이프 반응은 “당신 미쳤어?”였거든요. 이제서야 겨우 어려웠던 시절을 잊고 조금 안정된 생활을 해보나 싶었는데 다시 창업하겠다니까 와이프가 극렬하게 반대했죠.

그래도 제가 뭔가 저질러버리고 사업한 건 아니에요. 준비 과정들이 몇 개월 있었어요.

Q. 여러 사업 아이템 중 ‘K-컬처’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방송국이나 드라마 제작사,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한류라는 것이 어떻게 시작하고 발전하고 글로벌로 확장되는지를 계속 볼 수 있었어요. 또, 베트남에서 통역하는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Q.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첫 진출 국가로 택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한국어과에 입학하는 게 정말 어려워요. 우리나라로 치면 의대에 입학하는 것보다 어려울 정도로 베트남의 최고급 인재들이 한국어과에 진학합니다. 평균 경쟁률이 25 대 1 정도라고 해요.

한국 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베트남 젊은이들은 우리가 영어 공부나 토익을 공부하듯이 한국어를 굉장히 공격적으로 학습하고 있어요. 베트남에는 한국어 학원이 3,000여 개가 넘게 있을 정도로 한국어 학습은 영어보다 더 큰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는 시장이에요.

저희가 첫 번째 진출 국가로 베트남을 선정해놓고, 또 하나의 시장으로 열어본 것이 인도네시아입니다. 인도네시아는 2억 7천만 명의 인구로 구성된 나라이고, 한국을 한국 그대로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동시에 론칭하는 것을 목표로 세운 후, 한국인 지사장과 현지인 직원들로 구성된 팀들이 만들어졌어요. 현재는 그 팀과 함께 현지화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직원들과 논의 중인 헤이스타즈 송진주 대표

Q. 첫 번째 창업과 비교했을 때, 두 번째 창업이 다른 점이 있다면?

첫 번째 창업했을 때는 사실 저 스스로 잘 기억을 못 하겠어요. 너무 오래된 일이기는 해요. 다만 그때는 제가 계획하고 만들어낸 일들이 아니었어요. 누군가 저한테 좋은 기회를 주셨고, 저희는 그걸 넙죽 받아먹은 것밖에 없거든요. 그 서비스를 위탁하고 운영해서 납품하는 역할만 한 것이지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만들었던 것도 아니었어요.

지금은 그때보다 저 자신의 고민의 깊이와 고민의 양이 더 많아진 거 같습니다.

‘우리가 세웠던 이 가설이 과연 맞는 걸까?’, ‘우리가 이런 아이템들을 추가시키고 이런 기능들을 만들면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외국인들이 이 기능을 어떻게 평가할까?’, ‘이 기능이 우리한테 핵심 가치가 될 수 있는 기능일까?’와 같은 고민을 매일매일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그때의 저와 지금의 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격차가 있는 상황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헤이스타즈 송진주 대표

Q. 실패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 기업인의 생생한 경험을 공유하는 ‘2020 재도전의 날’ 대회에서 대상인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을 수상하셨는데요.

생각지도 못하게 재도전 성공사례 전국 대상을 받다 보니까, 크게 실패했던 기업가 송진주라는 이름이 굉장히 다양한 매체에 많이 소개됐어요. 단박에 성공하는 것보다는 꾸준한 과정들과 실패들이 축적되면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헤이스타즈 송진주 대표

Q. 어떤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나요?

앞으로는 헤이스타즈와 제 이름 송진주를 검색했을 때, 전 세계에 한국어를 성공적으로 보급하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선봉장으로서의 송진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본 아티클은 2021년 1월 공개된 <직원의 배신으로 법정에 선 스타트업 대표의 이야기>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첫 번째 창업 당시 직원의 배신으로 대기업에 고소까지 당하는 큰 위기를 겪었지만, K-콘텐츠 기반 한국어 교육 서비스를 만드는 헤이스타즈로 재도약에 성공한 송진주 대표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유정미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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