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사장이 퇴사 후 만든 꿈의 직장 이야기


대화형, 초개인화 AI의 미래를 만드는, 스켈터랩스 조원규 대표

스켈터랩스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대화형 AI 솔루션을 만들고,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취향과 행동 패턴을 수집해 광고 마케팅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인공지능 기술 기반 스타트업입니다. 탄탄한 기술 덕에 지금까지의 누적 투자액만 약 277억 원 규모인데요.

이 회사를 만든 조원규 대표는 30년 가까이 벤처 업계에서 혁신을 선도해온 한국 IT 산업의 산증인이기도 합니다. 여러 스타트업 창업을 거쳐 구글코리아의 초대 R&D 총괄사장으로 부임한 후 다시 스켈터랩스를 창업하면서 인공지능 원천 기술 확보에 주력해 왔는데요.

좋은 스타트업을 만드는 데에는 무엇보다 혁신적인 기업문화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는 스켈터랩스 조원규 대표의 이야기를 EO와 함께 만나보시죠.

스켈터랩스 조원규 대표 인터뷰

Q. 스켈터랩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켈터랩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조원규입니다. 저희 스켈터랩스는 인공지능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해서 크게 두 사업부가 있는데요.

하나는 ‘대화’ 사업부라고 부르는데 자연스럽게 사람과 기계가 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초개인화’ 사업부는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하는 기술을 가지고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곳이에요.

Q. 언제부터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되신 건가요?

저는 보통 스타트업의 대표들과는 달리 나이가 좀 많은 편이에요. 8~90년대에 공부를 했던 사람이거든요. 지금 딥러닝이라고 부르는 인공신경망 기술이 처음 출현했을 때가 80년대 말인데요.

그때 제가 대학원에 진학해서 인공신경망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었어요. 그때는 잘 몰랐지만 제 인생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계기가 됐고요.

Q. 그러다 첫 창업에 뛰어들게 되신 거군요.

카이스트가 굉장히 실용적인 성향이 강해서 닷컴 열풍이 불었던 시기에 선배들도 창업을 많이 했었고 그러다 보니까 저도 기회가 왔을 때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첫 회사는 소프트웨어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을 했던 회사고 굉장히 잘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매출 규모가 한계가 있더라고요.

Q. 그런 한계 때문에 미국행을 택하신 건가요?

고민을 하던 차에 미국 출장을 가서 보니, 한국에서는 거대한 소프트웨어 공룡처럼 보였던 회사가 저희 회사보다 더 작은 거예요. 시장이 크기 때문에 작은 분야를 석권하기만 해도 시장에서 돌아오는 보상이 큰 거죠. 그걸 깨닫고서 해외 진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으로 가서 또 창업을 했습니다.

Q. 미국에서의 경험이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많은 걸 배웠던 것 같아요. 특히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서 많이 배우게 됐는데요. 한국에 있을 때는 투자라는 게 돈만 주고 끝나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미국에서 경험을 해보니까 조직을 꾸리고, 영업을 도와주고, 새로운 투자를 받도록 하는 모든 것들이 투자자의 역할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래서 실리콘밸리가 세계적인 스타트업들을 만들어내는 거구나 깨닫게 됐던 거죠.

Q. 다시 한국에 들어오게 된 이유가 있나요?

미국에서의 경험을 국내에도 널리 알리고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시 한국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구글코리아 사장 시절의 스켈터랩스 조원규 대표

Q. 구글코리아 사장을 역임하셨습니다. 어떤 일을 하셨나요?

구글코리아가 처음 설립됐을 때, 기술과 상품을 총괄하는 R&D 총괄 사장 역할을 맡았어요. 구글은 처음부터 끝까지가 AI거든요.

이런 기술회사의 가장 핵심 경쟁력은 사실 사람에게 있어요. 특히 AI 분야는 100명을 고용해서 100명이 무언가를 똑같이 만들어내는 방식의 비즈니스가 아니고, 일하는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잘하는지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는 분야거든요.

이 때문에 뛰어난 사람들이 모였을 때 어떻게 하면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스켈터랩스 조원규 대표 인터뷰

Q. 구글에서 배운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결국은 문화가 있어야 하더라고요. ‘얼마나 창의력을 권장하느냐’가 관건인 거죠. 자유롭게 문제를 던져주고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시도를 중요시하는 문화. 이런 것들이 혁신을 이루어내고자 한다면 권장해야 하는 요소인 것 같아요.

Q. 그러다가 구글코리아를 퇴사하고, 다시 창업에 도전하셨는데요. 계기가 있었나요?

구글에서 많이 배웠어요. 7년 조금 넘게 일을 했죠. 그런데 당시 제 나이를 계산해보니까 또 새로운 창업을 하지 않으면 구글에서 은퇴하게 되겠더라고요. 아직은 젊을 때 경험을 살려서 또 한 번 창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구글을 그만뒀습니다. 2015년도 말에 공식적으로 법인을 설립하게 됐어요.

Q. 현재 스켈터랩스에서는 어떤 기술을 개발하고 있나요?

스켈터랩스의 미션은 우리의 일상을 이해하고, 도와주고, 더 나아지게 하는 머신 인텔리전스의 혁신을 이루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추상적이고 방대하기도 한데 사업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대화 기술과 초개인화 기술 두 가지로 축약이 됐던 것 같아요.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만들 수만 있다면 세계적인 회사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두 분야의 핵심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나왔습니다.

Q. 스켈터랩스만의 독특한 기업 문화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기술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긴 문화가 있어요. 영업을 위주로 하는 회사라면 9 to 6로 일한다든가 업무시간이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업무시간 자체보다 그 시간의 퀄리티가 더 중요한 회사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적이 없어요. 개발 업무를 하는 분들의 특성이 어떤 분들은 야행성이고, 어떤 분들은 주행성이고, 또 편하게 집에 앉아서 일하는 걸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고 참 다양하거든요.

사실 저희 사내 문화를 보고 어떻게 회사가 돌아가냐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어요.(웃음)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화에서 성과를 잘 낼 수 있는 인재인지를 채용 때부터 굉장히 신중하게 보는 편이에요.

Q. 그렇다면 스켈터랩스에서 함께 일하는 분들인 ‘스켈티’를 채용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희 회사에는 문화적인 호환성이 뛰어나신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채용할 때에도 결국 팀으로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보게 돼요. 이 사람은 매일매일 체크하지 않으면 제대로 성과가 나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나, 아니면 본인 생각이 있어도 말하지 않는 분들은 함께 일하기가 어려워요.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그런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는데 지나고 보면 그런 분들이 성과를 잘 못 내더라고요. 다르게 이야기하면 활발하게 논의하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성과가 좋아요.

그렇다고 해서 기업문화가 저 한 사람의 설계로 만들어진 건 아니고요. 좋은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방향을 쫓다 보니 지금까지는 이런 방식으로 발전해온 것 같아요.

Q.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기까지 연구 개발에 꽤 시간을 많이 쏟았는데요. 그동안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2019년 상반기에는 그동안 개발하던 수많은 원천기술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해서 작년 초에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기술의 발전 속도에 따라서 시장이 열리게 되는데 그 시장이 선형적으로 열리지는 않아요. 약간 계단식으로 열립니다. 프로젝트들을 계속 진행하면서 우리의 기술 수준과 시장의 요구사항을 측정했던 겁니다.

저희는 그 어떤 회사보다도 파트너십이 중요해요. 어떤 회사들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어떤 회사들은 기술을 갖고 있어요.

결국은 독창적인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회사들과 연계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시도를 점점 더 많이 할 겁니다.

Q.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콘피니티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콘텐츠를 갖고 있는 MBC와 힘을 합쳐 프로젝트를 하게 됐었는데요.

동영상의 내용을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인식하고, 사용자가 대본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단어로 검색해도 내용이 맞으면 동영상에서 그 답이 포함된 부분을 찾아주는 프로젝트예요. 협업을 통해 재미있는 응용 예시를 만들었던 프로젝트입니다.

Q.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앞으로 몇 년간 기하급수적으로 응용 분야가 많아질 시기이기 때문에 그 많은 분야에 저희 엔진이 모두 들어가게 되는 것이 큰 목표고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Q. 계속해서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하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저의 가장 큰 원동력은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해내겠다 생각보다는 그 시도 자체에 있는 것 같아요. 굉장히 보람 있는 일이거든요. 과거를 돌아보면 세상을 바꾼 적도 있고 바꾸려고 시도하다가 안 된 적도 있고 제 생각이 틀렸던 적도 있고 맞았던 적도 있어요.

그 모든 시간에서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즐거운 과정이고요.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생각을 동료들과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자체가 큰 즐거움 같아요.

사실 어떤 분들은 그 정도 오래 했으면 이제 뒤에서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게 맞지 않냐, 나이도 많은데 그런 얘기를 하기도 해요. 저는 직접 사업을 하는 걸 확실히 더 좋아하고 그렇기 때문에 결국 계속 사업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본 아티클은 2021년 1월 공개된 <구글코리아 사장이 퇴사 후 만든 꿈의 직장>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반 기술로 스타트업 업계의 혁신을 선도하는 스켈터랩스 조원규 대표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유정미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