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입사원이 퇴사 후 베트남에서 발견한 기회


베트남 최초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서비스 진출에 성공한, 코코넛사일로 김승용 대표

네이버, 인터파크,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를 개발한 나이앤틱. 이 세 회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모두 ‘사내벤처’에서 시작해 성공을 거둔 회사라는 점입니다. 네이버는 삼성SDS의 사내벤처로, 인터파크는 옛 LG데이콤의 사내벤처로, 나이앤틱은 구글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회사인데요.

대기업 사내벤처 출신으로 동남아시아 물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바로 현대자동차그룹 최연소 사내벤처 스타트업으로 첫발을 뗀 후 최근 분사 독립해 베트남 진출까지 성공한 코코넛사일로인데요. 이 회사는 지난 8월 미국 스타트업 경진대회인 ‘코드런치(CodeLaunch)’ 결승에 진출하는 등 트럭물류 시장에서 사용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코코넛이 나는 아세안 시장에 화물 운송 분야의 효율성을 높인 물류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며, 해외 시장에서의 큰 도약을 꿈꾸는 코코넛사일로의 김승용 대표의 당찬 포부, EO가 들어보았습니다.

코코넛사일러 김승용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베트남에서 화물차를 기반으로 하는 물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주)코코넛사일로의 창업자 김승용입니다. 제조업체와 트럭 기사를 연결하는 매칭 플랫폼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대기업 사내벤처로 먼저 창업을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코코넛사일로는 초기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내 벤처로 시작해서, 현대자동차그룹 재직 당시인 지난 2020년 6월에 분사 독립한 기업이고요.

독립 후 5개월 만에 임직원이 20명으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초기에는 자본이 많이 없어서 신용보증기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으로부터 융자 대출 등을 받았고요. 15억 원 정도의 자금을 유치해서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Q. 당시 최연소 사내벤처였다고요?

저희가 현대자동차가 20년간 사내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운영한 이래로 역사상 최연소 스타트업이거든요. 제가 최연소 대표자이기도 합니다.

현대자동차 내부 사내벤처 조직인 H-스타트업 팀에 배치받았을 때 사실 힘들기도 했어요. 저는 사원급에서 사내벤처를 한 거지만 보통 과장, 차장, 부장급에서 사내벤처를 하거든요.

처음에는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다른 분들과 역량이 너무 차이가 많이 나서 내부에 있었을 때 너무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현대자동차의 문제가 아니라 저희 스스로의 역량 미달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 2년간 능력치를 따라잡으려고 엄청나게 노력했고, 그 과정이 굉장히 고통스럽기도 했죠.

Q. 직장 생활은 어떠셨나요? 아무래도 벤처를 시작하기 전과 후가 굉장히 달랐을 것 같습니다.

현대자동차 그룹에는 굉장히 많은 회사가 있고, 굉장히 많은 팀이 있는데요. 제 과거 모태 기업을 절대 깎아내리는 게 아니라 그중 극히 일부가 저를 진짜 많이 혼냈거든요. “또라이 새끼 하나가 들어왔다”라면서요. 옥상에 끌려가서 맨날 혼났어요.

선임 직원분이 제가 조직문화가 갖고 있는 관성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판단하셨던 거 같아요. 돌이켜보면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도, 그분은 당시 저를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당시에는 ‘난 이걸 하고 싶은데 왜 이걸 해야 하지?’ 이런 생각도 많이 했고요.

Q.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요? 분사 독립 이후 대표가 되어보니 다른 점이 있나요?

지금은 직접 조직을 운영하다 보니 조직에는 체계가 있다는 걸 이해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이해를 못 하고 있었거든요. 요즘에는 당시 팀장님께 가끔 문자도 보내요. “팀장님 잘 지내시죠? 저 때문에 많이 빡쳤었겠다 이런 생각 많이 해요”라고요.

일반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고 가정했을 때와,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내 스타트업으로 출발했을 때를 비교해 어떤 게 더 나은지 지금 시점에서 누군가 물어본다면 지금은 현대자동차그룹 사내벤처 출신이라는 점이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자부심이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셨잖아요. 어쩌다가 베트남 시장의 화물 문제 해결에 뛰어들게 된 거예요? 연고가 있었나요?

제가 베트남에 처음 입국했었던 게 2014년도였는데요. 대학생 때였는데 봉사활동을 갔었어요. 지금은 저가 항공사가 여럿 취항해서 베트남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게 흔한 일이었지만, 한국에는 지금처럼 잘 알려진 국가가 아니었어요.

근데 제가 그 나라에 갔을 때, 산업 자체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한 달에 한 번 갈 때마다 건물이 하나씩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언젠가 베트남에 가서 사업을 하고 싶다는 꿈을 대학 시절부터 갖게 된 거죠. 그리고 굉장히 운이 좋게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을 때 현대자동차 내부에서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수출 트럭 제품 기획 업무를 했었고요.

제가 좋아하는 베트남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연계할 수 있을 만한 업을 진행하다 보니, 현대자동차 내부에서도 사내 스타트업으로 아이디어가 발현돼서 현재 분사 독립한 형태까지 오게 됐습니다.

Q. 회사 이름이 특이한 것 같아요. ‘사일로’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찾아봤는데요. 경영학에서 ‘사일로 이펙트(silo effect)’는 다른 조직, 부서들과 교류나 협력을 하지 않고, 자기 팀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 현상을 일컫는 말이라고 하더라고요. 또, ‘사일로(silo)’ 자체가 원래 곡물, 시멘트 등을 저장하는 원통형 창고라는 뜻이 있더라고요. 어떤 뜻으로 회사 이름을 지은 건가요?

저희의 목표 시장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권역이기 때문에 해당 국가들이 포진되어 있는 ‘코코넛 라인’인 시장을 타깃으로 하겠다는 의미가 가장 크게 담겨 있어요.

인도의 물류 스타트업 블랙벅

Q. 왜 하필 코코넛이 나는 지역의 물류 문제에 주목을 하게 된 건가요?

신흥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뒤따라 물류업이 성장하는 국가들이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이 그렇습니다.

이처럼 개발도상국에서 화물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에 대한 유니콘 스타트업이 굉장히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인도의 ‘블랙벅’이라든지 브라질의 ‘카르고’, 중국의 ‘만방그룹’ 같은 회사들인데요.

저희도 그런 흐름을 내부적으로 계속 벤치마킹하고 있었고, 저 스스로 화물차를 연구개발하는 부서에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생각했어요.

Q. 울산시와 울산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주관한 <2020 U-STAR 베스트그라운드>에서 최종 우승을 하셨는데요. 창업경진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팁이 있을까요?

베스트그라운드의 경우 저희가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많이 제공해줬어요. 보통의 창업경진대회는 멘토를 강제 매칭해서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번에는 저희가 원하는 멘토를 매칭시켜주셔서 감사했죠. 발표보다는 사업 모델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멘토링을 좀 더 많이 받았고요.

Q. 2020년 8월에는 미국에서 열린 스타트업 경진대회인 ‘코드런치(CodeLaunch)’ 결승에도 진출하셨습니다. 경진대회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노하우를 소개해주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는 대회 준비를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해요. 대회가 임박해서 대회 자료를 제출하고, 발표를 해야 하면 그 전날 업무를 다 마치고 집에 가지 않고 밤을 새는 게 보통이거든요.

잡설이 난무하는 방향성 없는 회의를 계속하기도 하고요. 이런 것들을 저희는 “무의식에 세뇌를 시킨다”고 부르기도 해요. 저희 심연에 있는 머릿속, 가슴 속에 박혀 있는 이야기를 저희 마음대로 하고 오거든요. 작위적으로 연습한 걸 발표하는 것과 방향성이 좀 다른데요. 그런 것들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학교 다닐 때 공부하는 유형도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일주일, 한 달씩 준비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2~3일 준비해도 시험을 잘 보는 친구들도 있는 것처럼요. 저희는 후자에 가까운 것 같아요. 이걸 노하우라면 노하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대회를 통해 얻은 상금과 평판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 편인가요?

경진대회에 나가면 ‘대회에 참여한 목적’을 물어보시는 경우가 참 많은데요. 아무래도 저희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내부 조직이었다 보니, 처음에는 창업, 투자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체감이 잘 안 됐거든요. 그동안 경진대회에 참여하고, 다른 기업들과 많이 소통하면서 시장이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체득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또, 우승을 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하게 됐을 때 벤처캐피탈이나 제휴 협업을 하고 싶어 하는 기업에서 연락을 주시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부분은 동기부여가 많이 되는 편입니다.

Q. 앞으로의 비전이 있나요?

저희는 외부에서 어떠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우리 식대로 밀고 나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나 다양한 네트워킹, 협업 관계망을 만들 때 사실 본인들 일이 아니니까 쉽게 쉽게 쓴소리를 하시는 분들이 많기도 해요. 처음에는 엑셀러레이터나 VC를 만났을 때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상처도 받고 수치심을 많이 느끼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그냥 우리 식대로 밀고 나가려고 해요.

(왼쪽부터) EO 김태용 대표, 코코넛사일로 김승용 대표

Q, 정해둔 목표치가 있다면요?

100억 동은 한화로 환산하면 5억 원 정도 되는데요. 사실 이게 한국 매출로 보면 큰 매출이 아닌데 베트남에서 그 정도 매출을 내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베트남이 우리나라 1인당 GDP의 1/15 정도 되는 국가이기 때문에 상당한 목표이기도 합니다.

* 본 아티클은 2020년 12월 공개된 <현대차 신입사원을 퇴사하게 만든 베트남의 기회 l 울산 창업경진대회 우승팀>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최연소 사내벤처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베트남 시장 진출에 성공한 트럭물류 기반 스타트업 코코넛사일로의 김승용 대표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유정미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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