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에 억대 매출 찍은 스무살 CEO의 다음 목표


19살에 투자 유치를 해낸 스무살의 사업가, 칠명바이오 공희준 대표

2년 전, EO는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곤충산업계의 글로벌 기업을 꿈꾸는 한 고등학생을 만났습니다. 바로 칠명바이오의 대표 공희준 님이었죠. 그랬던 그가 2년여의 세월이 지나 초기 투자 유치를 해낸 스무 살 CEO로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앳된 모습이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보다 성숙한 사업가의 면모가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그는 아직 대학 진학도 하지 않은 청소년으로서 어떻게 투자를 받을 수 있었을까요? 또, 성인이 된 그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요? 그간 멋지게 성장해 온 공희준 대표의 이야기를 EO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칠명바이오 공희준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곤충을 활용한 사료를 생산하고, 곤충이 먹는 사료와 사람이 먹는 식품까지 만들고 있는 올해 성인이 된 스무 살 주식회사 칠명바이오의 대표 공희준입니다.

‘감사합니다. 투자받았습니다. 더 멀리 날아가겠습니다’ EO 영상 중 일부

Q. 2019년에 뵈었을 때만 해도 저희가 ‘ㅌㅇ’이었다가 지금은 투자 유치까지 받고 ‘EO’가 되었는데요. 희준 님의 칠명바이오도 투자 유치를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가능하다면 투자 액수와 회사의 기본적인 현황을 알 수 있을까요?

EO 채널에 출연했을 당시만 해도 직원이 저, 아빠, 그리고 한 분 이렇게 세 명이었는데요. 최근에 직원이 다섯 명으로 늘고, 지금 세 분 정도 더 채용하고 있습니다. 매출도 그때 당시에는 거의 없는 수준이었는데, 이제 연 단위로 억대가 나오고 있고요.

2년 전에는 ‘아, 청소년이 이런 신기한 기업을 운영하는구나’ 정도로 사람들이 인식되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기업으로서 다른 기업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어요. 투자 유치 같은 경우에는 기업 가치를 12억 원 정도로 평가받아서 그에 5%인 6,000만 원 정도 했습니다.

<나우미래> 시즌 1 출연 당시의 칠명바이오 공희준 대표

Q.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2020년에 투자를 받으셨으니 그때 19살이셨던 거잖아요. 이 나이에 초기 투자를 받은 사례가 정말 몇 없는 거로 알거든요. 고등학생 때 창업을 생각하고, 실행을 하는 것도 어려운데, 투자를 유치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정말 어렵다고 보는데요. 결심한 순간부터 유치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청소년임을 떠나서 저희는 기업으로서 공장을 돌리는 제조업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투자보다 융자가 적합한 산업 구조일 수 있어요. 투자는 정말 기업들을 많이 본 기업에서 이 기업을 인정해서 본인의 자본을 넣는 행위니까요.

근데 저는 성인이 되기 전에 한 번쯤 최대한 역량을 끌어내서 이슈와 또 하나의 사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봤고, 그게 투자 유치라고 생각했어요.

또, 직원이 3명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멘붕이 온 것도 있었어요. 알바조차 해본 적이 없어서 사회생활 경험이 전무한 상태인 저에게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생긴 거잖아요. 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업무를 분배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창업을 하면 다들 이 단계까지는 많이 오신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그다음인데, 한 단계 더 스케일업하는 과정에서 데스밸리를 만나서 많이들 무너져요. 저도 마찬가지로 ‘과연 내 자본만 투자하고, 사업을 같이 이끌어주는 사람 없이 이 데스밸리를 건너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되게 많이 부딪혔죠.

주변에서는 다들 투자 유치를 만류했어요. ‘이 정도 기업이면 20억 정도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그에 10%인 2억 범위에서 투자를 받는 게 좋지 않겠냐’, ‘몇 달만 더 버텨봐라’ 같은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저는 평가를 조금 낮게 받더라도 제가 좀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달아줄 수 있는 투자자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벤처캐피탈보다는 액셀러레이터에 좀 더 끌렸고, 투자를 더욱 더 서둘러서 유치하게 되었죠.

(왼쪽부터) 칠명바이오 공희준 대표, EO 김태용 대표

Q. 의도한 건 아니지만, 2018년에 <도전! K-스타트업>에 나가면서 슈퍼스타처럼 주목을 받았지만, 자본시장은 또 다르잖아요. 유명세 같은 것과 관계 없이 리스크도 많이 살펴보는데, 희준 님이 작년까지는 고등학생이었는데다 지금도 여전히 군 미필이시니까요.

미필… 듣기만 해도 벌써 스트레스 받기 시작하는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려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죠. 사실 저는 제가 이슈가 되었으니까 처음에는 쉽게 투자를 받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자본 시장에 들어가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 보통의 기준으로 21~24살 사이에 군대도 가야 하고, 지금 은행에서 신용 카드조차 발급을 못 받아요.

상황이 이러니 어떻게 보면 제가 당장 이 사업을 접고, 다른 곳으로 전향해도 되잖아요. 투자자한테는 그게 굉장한 리스크인 거죠. 대부분 투자자분들이 이런 식의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성인되고 와라’, ‘다른 기업에서 시드 투자를 받아오면 우리가 시리즈 투자는 검토해주겠다’

그런 말을 듣는 게 너무 스트레스였어요. 저는 지금 당장 시드가 필요한데, 리스크가 너무 커서 나중에 더 큰 자본으로 다음 라운드를 노리겠다고만 하시니까요. 물론, 그럴 만도 한 게 솔직히 2019년까지만 해도 객관적으로 봤을 때 기업으로서의 형태를 갖추지 못했거든요. 매출도 잘 안 나왔고요.

그러다 조금씩 기업의 형태를 갖추니까 시드 투자 요청이 오더라고요. 제가 그렇게 투자를 받고 싶어서 2019년에 IR(Investor Relations, 기업 홍보 활동)과 데모데이*를 30개 넘게 나갔는데, 작년에는 연락이 먼저 온 거예요.

* 스타트업이 개발한 데모 제품, 사업 모델 등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행사

칠명바이오 공희준 대표 인터뷰

Q. IR을 통한 실전 투자 유치와 데모데이 참가는 다르잖아요. 많은 사람이 데모데이에서 잘하면 시드 투자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데모데이와 IR의 피칭, 투자 검토는 굉장히 판이하죠. 희준 님에게는 그 두 형태가 어떻게 다가왔나요?

오히려 데모데이 때는 대차게 까이고, 실전 IR 때는 안 까이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왜냐하면, 실전 IR 때는 투자자가 진짜 투자할 의도가 있어서 우리의 사업과 방향성이 맞는지를 보려고 하니까요. 데모데이는 사업을 이런 방향으로 바꿔보라는 식의 멘트로 참가자를 교정해주는 편이다 보니까 질문이 조금 더 터프한 거 같아요.

아, 근데 날카로운 건 IR 질문이 더하긴 해요. 현실적이고 사소한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사업 내용이 투자사의 성격과 맞는지, 군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건지, 재무제표상에서 얼마나 모멘텀이 나올 수 있을지 등 이런 부분에 관해 숫자로 얘기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에요.

칠명바이오 공희준 대표 인터뷰

Q. 그중에 사소하지만 중요한 대학 진학 얘기도 있었을 것 같아요. 시드 투자가 학력을 좀 보니까요. 어떻게 이야기했나요?

학력 많이 봐요. 학력은 어떻게 보면 보증 수표 같은 거잖아요. 저는 오히려 투자자에게 옵션을 줬어요. 이제 곧 원서를 쓰니까 창업 전형이 있는 전주대학교 같은 학교에 진학해서 전문 경영인이 되는 방향, 또 국립대학교에 가서 관련 과를 나와서 우리 회사의 모멘텀을 높일 수 있는 방향, 그 외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죠.

그러고 일단 다 지원해놓고 붙어올 테니까 그다음에 투자사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 칠명바이오 공희준 대표, EO 김태용 대표

Q. 반응이 어땠나요?

100점짜리 대답이죠. 제가 가장 중요시했던 포인트가 어차피 이 사람들은 실제로 우리 회사에 진짜 돈을 넣는 거면 저희를 죽기 살기로 액셀러레이팅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그러니까 분명히 본인들의 경험에 바탕을 둔 저에게 가장 좋은 방향을 제시해주겠죠.

그래서 제가 하나의 선택지를 고르기보다 옵션을 드리는 게 정답일 거 같아서 실제로 그렇게 했고, 투자사 측에서 굉장히 만족스러워하셨어요.

칠명바이오 공희준 대표 인터뷰

Q. 투자받기 전과 후에 어떤 점이 달라졌다고 느끼시나요?

투자에서 가장 좋은 건 어떻게 보면 네트워크 같아요.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같은 시기에 투자를 받았던 다른 기업들과 높은 수준의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어요. 나를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음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당장 지원 사업에만 참여해봐도 회사 이름 옆에 투자액이 딱 쓰여 있잖아요. 거기서부터 인상이 다른 거죠. 그걸 막 뽐낼 수 있다는 게 아니라 진짜 바람직한 스타트업의 형태로 성장해 나간다 싶어서 저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달까요?

그리고 사실 투자 못 받는 기업들도 상당히 많잖아요. 그런 기업들도 있는 와중에 내가 진짜 열심히 하니까 한 만큼 됨을 느껴서 다시 한번 미친 듯이 뛸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되는 거 같습니다.

EO 김태용 대표

Q. 가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시는 분들이 꽤 많은 거 같아요. 투자가 빚을 지는 거나 다름없으니 무조건 본인 돈으로 하라고 한다든지, 투자자들에게 간섭받는 게 사업에 안 좋다든지 말이죠. 근데 투자 자체가 자본 시장에서 갖는 의미가 있고, 그게 나에 대한 신뢰를 형성해주잖아요. 좀 더 높은 궤도에 올려놓는 거고요. 아무튼, 좋네요. 올해 이제 스무 살이신데요. 희준 님은 무엇이 되고 싶으신가요?

제가 최연소로 프리팁스(Pre-TIPS)*를 가져오고 싶습니다. 아마 스무 살이 받은 적은 없을 거예요. 이어서 10년 안에 최연소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 공개)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아마 25살 이전에 해야 할 텐데요. 어렵지만, 생각해보면 17살에 <도전! K-스타트업>에서 9등 했던 게 더 어려운 거일 수 있어요.

* 창업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우수 팀을 발굴·지원하는 지방 창업 활성화 프로젝트

아무튼, 저는 꼭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나우미래> 시즌 1 출연 당시의 칠명바이오 공희준 대표

Q. 2019년에 뵈었을 때도 그렇고,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중요하게 여기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어떻게 보면 최연소라는 타이틀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신기하다는 정도인데, 그래도 그쪽에서 계속 이슈를 일으키고 싶어요. 왜냐하면, 스타트업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생기고 있잖아요. 근데 모든 스타트업이 주목을 받을 순 없죠. 그 주목을 받아야 새로운 네트워크가 생기고요.

그래서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활용할 수 있을 때 활용하려고요. 남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기회, 우리에게는 알려질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왼쪽부터) 칠명바이오 공희준 대표, EO 김태용 대표

Q.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릴게요.

사실 제가 대학교 원서를 쓸 때, 창업 전형을 일부러 안 썼어요. 부모님들께서 창업을 말리는 이유로 대학 문제가 좀 크잖아요. 그래서 창업을 하고 공부를 하면서도 대학에 갈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억지로 창업 전형을 안 쓴 거예요. 많은 부모님께서 굳이 창업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면서도 대학에 가는 자녀분들의 행보를 믿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에게도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는데요. 최근에 청소년 기업이 엄청 많이 생겼고, 새싹 기업 캠프라고 해서 관련 사업이 많이 생겼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느낀 게 청소년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추진력과 개방적인 성향을 좀 더 봐주시면 좋겠더라고요.

특히, 청소년들에게 시드 투자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받기 너무 힘들었거든요.

마지막으로 저희가 최근에 낮은 자본으로 스타트업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반려동물 OEM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저희 회사로 연락 주시면 다양하고 재미있는 제품을 만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본 인터뷰는 2021년 1월 공개된 <스무살이 된 CEO의 다음 목표>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청소년 스타트업 CEO에서 스무 살에 액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를 유치해낸 CEO로 돌아온 칠명바이오의 공희준 대표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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