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찾기로 네이버, 카카오와의 경쟁을 꿈꾸는 스타트업


대중교통부터 킥보드, 카셰어링까지 내 주위 바퀴 달린 모든 것의 정보를 알려주는 통합 모빌리티 비교 플랫폼, 카찹 이원재 대표

여러분은 가장 빠른, 가장 편리한 이동 수단을 주로 어떻게 찾아보시나요?

어떤 구간은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타고, 어떤 구간은 걷는 것 대신에 킥보드나 자전거를 타려면 여러 앱을 거쳐 경로를 파악해야 하는데요. 공유 킥보드부터 카셰어링까지 다양한 모빌리티 혁신이라 불리는 다양한 라스트 마일 이동수단이 나오면서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도 수없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카찹은 이러한 일상의 작은 불편함을 해결해 내 주변의 모든 이동수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편리함을 제공하는 통합 모빌리티 비교 플랫폼입니다. 통합 길 찾기 서비스를 통해 내 위치의 모든 탈 것을 검색해 목적지까지 빠르게 도착하게끔 안내하고, 공유 킥보드, 카셰어링, 주유소 브랜드의 요금 등 정보를 비교 분석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출시 이후 대외적으로 인정 받으며 이동 생활의 혁신을 꿈꾸는 신생 모빌리티 스타트업, 카찹의 이원재 대표를 EO가 만났습니다.

카찹 이원재 대표 인터뷰

Q. 우선, 카찹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카찹은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입니다. 일종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 서비스죠. 여러 교통 서비스의 가교 역할을 해서 여기서 다양한 서비스를 안내해서 보여주는 역할이에요.

예를 들어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출발해 홍대 삼거리에 도착해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포털 사이트의 지도 앱을 이용해 길 찾기를 하면 여기서 여기까지 걸어가고, 여기서 여기까지 대중교통을 타고 내려서 또 걸어가라고 나오지 않습니까?

근데 저희는 공유 자전거, 전동 킥보드 같은 라스트 마일 서비스와 대중교통을 연계해 주변에 가장 가까운 곳에 킥보드가 있으면 그 킥보드를 타고 이동해서 반납하고, 대중교통 2호선을 타고 홍대입구역에서 내려서 킥보드나 따릉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추천해주고 있어요.

즉, 카찹은 사용자가 모빌리티와 관련해 더 많은 선택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좀 더 경로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 케이스가 조금 더 고도화되고 성공하면, 카셰어링 영역이나 택시를 통합하는 것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되었나요?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군대 가기 전에 듣고 싶은 수업이나 한번 들어봐야겠다 해서 들었던 수업이 ‘창업과 기업가 정신론’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수업은 약간 달랐던 것 같아요. 틀이 정해져 있지 않고 매주 토론했거든요.

기말고사 시험도 필기시험 대신 자기가 원하는 창업 아이템을 발표하는 것이었어요. 교수님이 벤처캐피탈 투자자셨는데, 제 아이디어가 좋다고 하시면서 이걸 사업화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두 달 후에 입대하는 일정 때문에 바로 창업할 수는 없었어요.

군대에 다녀와 복학하고 나서도 내가 원하는 아이템으로 젊었을 때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학교 수업 시간을 제외하고는 밖으로 계속 돌았던 거 같아요. 스타트업 관련 세미나에 가고, 컨퍼런스를 찾아보면서요.

어느 날 친구랑 저녁에 술을 마시면서 “진짜 우리 말만 하지 말고 실행에 옮겨보자”라고 얘기했어요. 그 이후로 둘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Q. 사업 모델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제 친구는 자동차를 너무 좋아했고, 저는 대중교통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민간의 모빌리티와 대중교통을 엮은 서비스를 만들어보기로 한 거예요.

스카이스캐너는 항공 서비스를 중개하고, 아고다나 호텔스컴바인닷컴은 직접 투숙시설을 운영하지 않으면서도 전 세계 리조트 시설을 중개했듯이, 지상에 있는 바퀴 달린 것들을 메타 서치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언젠가는 나오겠구나 싶었거든요.

찾아보니 이걸 해외에서는 이미 ‘마스(MaaS, Moblity as a Service)’라고 부르고 있더라고요. 2015년에 핀란드의 ‘휨(Whim)’이라는 서비스가 이 아이디어를 보편화시켜서 성장하고 있었어요.

플랫폼 안에서 대중교통, 트램, 전동킥보드, 공유 차량 같은 것을 검색 한번으로 찾아볼 수 있고, 넷플릭스처럼 구독해서 자기가 탈것들을 분류하는 서비스를 런칭한 것이죠.

근데 그때 당시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런 서비스가 없어요. 저희는 한국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나올 수 있겠다 생각한 거죠.

회의를 진행 중인 카찹 팀원들

Q. 함께할 동료는 어떻게 찾았나요?

공동창업자인 저희 둘 모두 디자인과 출신이다 보니까 실제로 예쁘게 만들어서 보여줄 수는 있는데, 이게 구동이 안 되는 거예요. 초반에는 개발자가 없었으니까요.

헤매던 중에 같이 시작한 친구의 고향 친구가 서울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더라고요. 그 친구를 꼬드겨서 “그냥 샘플만 한번 만들어줘라”라며 졸랐어요.

그러는 사이에 아이템을 검증받아 보려고 정부지원사업이나 창업경진대회에 지원서를 넣어봤죠. 근데 하나 두 개씩 당선되면서 저희도 저희 나름대로 확신이 선 거예요. ‘아, 이거는 될 수도 있겠다. 한번 전념해보자’라고 생각하며 마음먹었죠.

2019년에 친구들이 다 졸업을 했는데요. 그때부터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했던 것 같아요. 제가 “꼭 투자 받아올게”라고 말했고요. 그때 퓨처플레이에서 주최한 스타트업 경진대회인 테크업플러스 공고에 지원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카찹을 만들게 됐습니다.

Q. 창업 이후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보니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순간이 찾아오기도 했을 텐데요.

탁자에서 얘기할 때는 정말 쉬워 보였어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서비스니, 만들기만 하면 저희가 직접 찾아가지 않더라도 오히려 모빌리티 업체들이 우리 플랫폼에 함께 하고 싶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 생각은 정말 잘못된 생각이었죠. 좌절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테크업플러스에 참여하면서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저희가 2019년까지 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이걸 하면서 ‘너희들이 진짜 이걸 해낼 수 있겠냐, 사업이 너무 광범위하다’는 의문을 계속 던져주시더라고요. 그때 당시 회사에 인원이 4명밖에 없었는데 ‘이걸 다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의 한계를 스스로 느낀 거죠.

왜냐면 초기에는 모빌리티를 다 통합하자는 아주 큰 포부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들었으니까요. 카셰어링, 택시, 전기차, 항공기까지 다 붙여서 우리 플랫폼에서 모든 것을 결제할 수 있게 만드는 걸 목표로 세웠거든요.

팀원과 논의 중인 카찹 이원재 대표

Q. 통합 플랫폼을 지향하는 만큼, 카찹과 함께할 제휴사를 찾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고민해보니 처음부터 전동 킥보드, 대중교통, 공유 차량 같은 분야를 다양하게 하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일단은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한 부분에서 시작을 해서 나아가는 게 맞을 것 같았어요.

갑자기 작년 초에 공유 킥보드가 폭발적으로 많이 늘었어요. 우선 킥보드 브랜드의 문을 두드렸어요. 먼저 하나부터 잘해서 열까지 만들어 보기로 했죠.

극초기 스타트업이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정말 일당백으로 할 게 너무 많더라고요. 공동창업자 친구가 원래 디자인을 하던 친구였는데 개발까지 배워가면서 하는 상황이고요. 저도 디자인을 할 줄 알았는데 대표가 영업을 초기에는 다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직접 발로 뛰면서 각 회사에 찾아가서 계속 협업 제안을 드렸거든요. 지금은 스윙, 플라워로드, 씽씽 등 다양한 공유 킥보드 업체가 저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카찹의 핵심 경쟁사가 있다면?

카찹의 핵심 경쟁사는 크게 보면 카카오맵이나 네이버 지도라고 생각하는데요. 양대 포털 사이트가 저희 서비스를 탐낼 정도가 되면 그땐 정말 잘된 게 아닐까, 성공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정식적으로 아직 회원을 모집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일 사용자가 1,000명을 훌쩍 넘기면서 끊임없이 늘고 있고요. 고객 분들께서 애정과 관심을 많이 주시면, 끝까지 성장하는 모습과 발전하는 서비스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카찹 이원재 대표

Q. 수익구조에 대한 고민도 클 것 같습니다.

수익구조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모빌리티 이외의 제삼자에게 광고 채널을 제공할 수도 있고요.

나중에 이동 데이터가 모이면 핀테크나 보험과도 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수익구조를 중개 수수료 쪽으로 얻는 것 보다는 제휴사와 윈윈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또, 축적한 데이터를 가지고 여러 기업과 비즈니스 관계를 쌓아나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Q. 스타트업 창업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예전에는 남의 말을 잘 안 들으려고 하는 경향이 컸는데요. 이제는 말을 잘하는 것보다 잘 듣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생각하고 내가 고집하는 것만 내세우는 게 아니라, 팀원을 비롯해 여러 사람과 계속 대화를 해나가면서 그 안에서 좋은 인사이트를 찾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에게서 더 좋은 생각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창업하고 보니 수치가 정말 중요한 것 같기도 해요. 처음에는 비전과 미션만으로도 설득이 가능하지만, 결국 가면 갈수록 우리 유저가 몇 명이나 되고, 또 이걸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 투자금을 회수해 줄 수 있는 전략이 있는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하더라고요.

이 모든 과정에 최선을 다하며 저희의 꿈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고, 그 꿈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저희가 배운 가장 소중한 것은 일단 해본 다음에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지 끊임없이 생각하는 법인 것 같아요.

카찹 이원재 대표 인터뷰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저희는 국내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 나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세계 육상의 탈것들을 연결해 주고 항공의 운송까지도 심리스(Seamless)하게 통합 결제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하루하루 꿈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우리 것을 만든다는 것, 우리가 사랑하는, 애착 있는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 자체로도 굉장히 재밌고요. 또,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 모빌리티 서비스를 좀 더 고도화 시켜서 계속해서 나아갈 예정이거든요. 다양한 모빌리티 브랜드가 저희와 함께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이 시장의 파이를 가져가는 것도 물론 좋지만 같이 함께 시장을 만들어 가는 데에 의의를 두고 싶어요.

지금은 ‘어떻게 하면은 세상의 사소한 것들을 바꿀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를 늘 염두에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나아가고 싶습니다.

* 본 아티클은 2020년 10월 공개된 <네이버 카카오와의 경쟁을 꿈꾸는 극초기 스타트업 이야기>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대중교통부터 킥보드, 전기 자전거를 넘어 바퀴 달린 모든 것의 정보 제공 서비스를 꿈꾸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카찹 이원재 대표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유정미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