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30분 배송으로 쿠팡·배민과 경쟁하려는 스타트업


30분 빠른 배송으로 쿠팡, 배민과 경쟁하는, 나우픽 송재철 대표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배송을 시켜 보신 적 있나요? 빈 박스를 테이핑하고, 결제한 상품을 주섬주섬 담고, 다음 손님 결제가 바쁘게 이뤄지는 와중에 구석에서 모나미 볼펜 하나를 쥐어 잡아 배송받을 주소를 쓰고… 상상만 해도 산만하고 귀찮고 불편한 과정이 다 담겨 있었죠.

하지만 배송, 배달을 비롯한 물류 시장이 더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신없는 그 풍경을 몇 년 뒤면 보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박차를 가하는 서비스로는 온라인 장보기를 지원하는 쿠팡,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등이 있는데요. 강남 3구에는 이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배송을 해내는 나우픽이 있습니다.

롯데에게 투자를 받으며 365일 24시간 언제든 30분 배송으로 대형 물류·배달 서비스와 경쟁하고 있는 나우픽의 대표 송재철 님의 창업기를 EO와 함께 들어보시죠.

나우픽 송재철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모든 주문을 30분 안에 배송하는 모바일 마켓 나우픽의 창업자 송재철입니다. 저희는 고객에게 노출되지 않고 온라인 주문만 처리하는 다크 스토어라는 형태로 물류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재작년에는 롯데로부터 사업성을 인정받아서 9억 원의 투자 유치를 했고요. 현재는 롯데 계열사인 하이마트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다른 계열사와도 상당 부분 협의하고 준비하는 단계예요. 18명의 직원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면서 타임 프리 쇼핑의 시작을 실현해내고 있습니다.

Q. 중국에서 현재 사업의 힌트를 얻으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5년 동안 중국에서 이러닝 사업을 하기 위해 북경에서 생활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최근에서야 배달 서비스가 대중화됐는데, 중국은 그때부터 이미 웬만한 서비스가 다 배달로 이루어졌어요. 빠른 배송부터 느린 배송까지 요금이 다 다르고, 땅이 엄청 큰데도 매일 아침 원하는 반찬을 배달해주는 정기 배송 형태도 있었죠.

당시에 저는 배송 서비스가 앞서 나가는 서비스라고 느끼지 못 했어요. 중국에서는 배달이라는 게 워낙 생활에 밀착되어 있으니까요. 불편함을 느낀 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부터였습니다.

음식 배달 서비스 ‘띵동’

Q. 한국에는 어떤 이유로 돌아오신 거고, 돌아오셔서 어떻게 자리 잡으셨나요?

중국에서 하던 비즈니스가 생각만큼 전개가 잘되지 않았습니다. 딱 그 시점이 중국 정권이 후진타오에서 시진핑으로 넘어가던 즈음이었거든요. 주석이 바뀌면서 외국 기업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강화된 바람에 진행 중인 사업을 철수할 수밖에 없었죠.

귀국해서 일하게 된 회사는 온라인 유통 쪽이었어요.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에서 메인 딜 행사를 하는 이커머스의 유통과 물류 서비스를 경험하게 됐죠. 그러던 중 띵동이라는 배달 서비스 회사에 입사하신 지인분과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요. 그때부터 띵동은 음식점과 마트에 있는 상품을 주문하면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었는데요.

그분이 말씀하시기를 음식점으로 배달 주문을 전달하고, 라이더분을 보내면 서비스가 잘 이루어지는데, 마트 쪽은 진행이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배달 서비스는 시간이 무척 중요한데, 마트는 방문 고객들을 먼저 대응해야 하다 보니 포장이 안 되어 있는 등 응대가 안 됐던 겁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저는 관련 서비스를 중국에서 많이 경험해봤기 때문에, ‘잘하면 내가 한번 해볼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저에게 마트 관련 사업권을 줄 수 없겠냐고 어필해서 띵동으로부터 ‘띵동마트’를 운영하는 사업권을 받아냈습니다. 이후, 지인분들에게 엔젤 투자를 받아서 2016년 11월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요.

나우픽 송재철 대표

Q. 처음에 조금 쉽게 봤다가 크게 고생하셨다고요.

2016년 말만 해도 생각대로 같은 업체가 거대 배달 라이더 업체로 거듭나기 전이었어요. 새벽 배송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용 고객이 늘어나는 단계였고요. 아직은 초기니까 저도 인력이 많이 필요 없을 거라고 봤습니다.

6개월 정도는 아무 시설 없이 냉장·냉동고만 놓고 서비스를 했어요. 가벼운 상품은 상자째로 몇 단씩 쌓아뒀고요. 그러다 고객이 맨 아래 상품을 주문하면 위에 쌓아놓은 상품을 다 내리고 다시 쌓는 식으로 재고를 관리했어요. 효율적인 방식이 아니다 보니 아르바이트들이 힘들어서 갑자기 그만두기도 했어요. 대신 제가 36시간 일한 적도 있었죠.

상품이 어디에 있는지 작업자들이 숙지하고 있지 않으면 물건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는데요. 주문을 전산으로 받은 후부터는 주문 정보 앞에 상품 위치가 표시되면서 문제를 해결했어요. 어떤 작업자라도 그 위치에 가면 상품을 찾을 수 있게 된 거죠. 그렇게 하나하나 겪어가면서 필요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준비했던 거 같아요.

나우픽 송재철 대표 인터뷰

Q. 띵동마트만 운영했을 때와 나우픽의 자체 서비스까지 확장했을 때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초기 1년 정도는 띵동마트의 주문이 전달되면 저희는 상품을 빠르게 포장해서 배달 나가기 전까지의 과정만 준비했습니다. 자체 서비스를 준비하면서는 주문도 저희가 발생시켜야 하고, 실제 고객에게 배송도 해야 하다 보니 준비할 게 확실히 더 많아졌죠.

라이더 생태계에 대해서는 따로 공부를 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처음부터 한 번에 모든 걸 다 하지 않았던 거예요. 창고 운영만 하는 단계에서 주문이 발생하는 단계를 붙이고, 라이더 배송을 접목하면서 단계별로 성장했기에 지금까지 잘 운영해 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Q. 배달 시장이 나우픽이 시작했을 때보다 지금 더 치열해졌는데요. 투자를 받고, 사업을 키워나가며 생존해 나가는 과정은 어땠나요?

저희가 처음에는 창고만 있고, 사무실이 없었습니다. 1인 창조 기업 지원 센터를 통해 사무 공간을 이용하고, 마케팅 지원과 창업선도대학 프로그램을 지원받았었죠. 그 사이에 자료를 쌓아가면서 IR 자료를 점점 완성해 갔고요.

분야가 유통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는데요. 유통이나 제조 관련된 곳 중 롯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싶어서 롯데 액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투자자들에게 설명할 때, 저희는 사업성이 있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저는 시장의 변화로 설명해 드렸습니다. 이커머스가 크게 성장한 과정을 보면 물류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시장이 크게 많이 바뀌었거든요.

이를테면,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가 생긴 초창기에는 대부분 가격 경쟁을 했는데요. 쿠팡이 로켓배송을 제공하면서 최저가가 아닌 걸 알면서도 쿠팡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많이 생겼죠. 또, 새벽 배송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마켓컬리가 크게 성장했고요.

그 점에서 저희는 빠른 배송 시장이 결국 오게 될 거라고 어필했습니다. 고객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더 많이 찾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이 하나의 가치로 환산되는 소비 형태가 생겨나고 있으니 저희도 충분히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본 거죠.

또 하나 가장 많이 받은 질문으로는 배달비와 지역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투자를 받기 전에도 강남 센터에서 서비스를 하면서 매출이 어느 정도 발생하고 있었지만, 강남 지역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배달비를 지불하면서까지 상품을 주문할 사람이 많이 있겠냐는 거예요.

사실상 가장 큰 허들이었던 이 부분도 지금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됐어요. 음식 배달 서비스가 처음 시작했을 때와 다르게 고객들이 1,000원, 2,000원 정도의 배달비를 부담하는 게 당연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문제가 일부 해결됐죠.

2015년 8월부터 우아한형제들이 시작한 프리미엄 외식 배달 서비스 ‘우아한형제들’

Q. 배달의민족이 마트 배달에 뛰어들었을 때는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2018년 12월에 ‘배민마켓 베타’라고, 지금의 B마트가 송파에 하나 생겼죠. 마트 배달 서비스가 확산하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반년 정도 지난 2019년 여름부터였고요. 그전까지 도심 거점 기반의 초고속 배송을 활발히 하는 업체는 저희뿐이었던 거 같습니다.

특별히 절망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저희가 세운 시장에 대한 가설을 큰 기업이 진출함으로써 일부분 검증받았다고 봤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위기이자 기회라고 여겼습니다.

투자자분들이 저희를 대하는 방식에서도 이런 시장의 변화가 느껴져요. 이제는 시장 자체에 대해서는 질문을 안 하시고, 사업 방향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해주시거든요.

저희도 이전과 다르게 다른 회사들과 비교해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배송비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저 회사에는 있는데 우리에게 없는 상품은 무엇인지 등을 생각하고, 가격도 비교하면서 사업을 꾸리는 상황이 됐죠.

나우픽 송재철 대표 인터뷰

Q. 나우픽이 바라보고 있는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맨 처음 말씀드렸던 ‘타임 프리 쇼핑의 시작’이 저희 슬로건인데요. 실제로 빠른 배송 하면 나우픽이 생각나게끔 포지셔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고객분들에게 상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외출해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거나 온라인으로 쇼핑할 때 소비되는 시간을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사업과 서비스에 접근하고 있어요.

실질적으로는 30분 이내에 더 빠르게 배송할 수 있도록 물류센터 내에서 주문을 접수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최적화할 예정입니다. 또, 거점을 추가할 때는 오히려 권역을 축소해서라도 안정적인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을 하고 있어요.

현재는 강남 3구만이 아닌 서울 전역에서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경기도를 넘어 지방까지 확대해서 도심 물류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잘 만든 후에는 저희 서비스가 필요한 기업들에게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도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 본 아티클은 2020년 3월 공개된 <롯데가 투자한 물류 스타트업 ‘나우픽’이 쿠팡, 배민과 경쟁할 수 있을까?>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강남 3구 내 30분 빠른 배송을 책임지고 있는 나우픽의 대표 송재철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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