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80만 명이 쓰는 앱을 만든 대학생 창업가


열아홉에 10대 니즈를 반영한 키보드 앱으로 창업한, 비트바이트 안서형 대표

인간을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학교에서 사회로 배출하던 산업화 시대를 건너 무한한 창의성이 강조되는 4차 산업 혁명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인간에게 자유 의지가 얼마나 보장되느냐에 따라 레버리지도 커지고 있죠.

그런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그 자율성이 발현되는 시점을 대학교 졸업 이후로 보고 꼭 터무니없지만은 않은 어린 날의 꿈과 희망을 억제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오늘 EO가 소개해드릴 비트바이트의 대표 안서형 님은 그 반례에 가까운 부모님의 응원에 힘입어 열아홉에 창업을 했고, 전 세계 180만 명이 사용하는 앱을 만들어 냈습니다.

10대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귀엽고 아기자기한 키보드 앱 ‘플레이키보드’를 세상에 내놓은 그의 창업기를 함께 만나보시죠.

비트바이트 안서형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플레이키보드 앱으로 전 세계 180만 명의 온라인 소통을 즐겁게 만들고 있는 비트바이트의 안서형이라고 합니다. 저희 플레이키보드는 10대를 타깃으로 한 스마트폰의 키보드 앱을 좋아하는 캐릭터나 연예인 또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꾸밀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비트바이트의 구성원들

Q. 비트바이트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친구 다섯 명과 함께 비트바이트라는 팀을 만들게 되었어요. 그 팀이 지금 제가 이끄는 비트바이트라는 회사의 전신인데요. 저희는 처음부터 창업을 하고 싶었던 아니었어요. 사회 문제 해결 공모전에 나가서 상금을 받을 생각뿐이었죠.

그때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다가 10대들의 무분별한 온라인 비속어 사용 문제를 욕설을 차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너의 언어 습관이 지금 이런 모습인데, 정말 괜찮겠어?’라는 식으로 보여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앱이 바로 바른말 키패드인데요.

출시하자마자 반응이 엄청나게 폭발적이었습니다. 이틀 만에 50,000명 정도가 다운로드했고, 실제 사용자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보통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들은 상을 받아도 버려지기 마련인데요. 저희는 시장에서 좋은 호응을 얻었다 보니 비즈니스 모델을 붙이면 충분히 사업이 될 수 있겠다 싶어서 창업까지 이어졌습니다.

비트바이트 팀이 개발한 제품 ‘플레이키보드’

비트바이트 안서형 대표 인터뷰

Q. 이어서 회사 비트바이트의 시작도 이야기해 주세요.

고등학교 3학년이 됐을 때, 창업을 결심했는데요. 사업자 등록을 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대학교에 진학해서 어떻게 하면 키보드 앱으로 돈을 벌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에 이모티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기사를 지하철에서 우연히 본 겁니다. 이모티콘과 키보드를 결합하면 어떨지 싶었고, 만약 실현할 수만 있다면 사용자들이 정말 좋아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당시 저희가 바른말 키패드에 대한 설문 조사를 많이 했는데요. 요구 사항 1위가 테마, 디자인 부족하다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2017년 가을부터 플레이키보드 개발을 시작하게 됐죠.

스파크랩으로부터 투자받던 시즌의 비트바이트 팀

Q. 어린 나이에 사업을 하는 게 어렵지 않았나요?

세상 모든 어려움의 종합선물세트가 사업인 것 같아요. ‘당연히 어렵겠지’라고 생각은 했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정말 어렵더라고요. 특히 저희 같은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투자 유치가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서비스가 보시다시피 10대 감성이 녹아 있는 서비스잖아요. 10대들이 귀엽고 다양하게 키보드를 꾸미는 걸 좋아한다는 것을 기성세대 투자자분들께 설명해 드리면서 투자해달라고 설득하는 게 어려웠어요.

그래서 저희는 숫자로 증명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앱은 60만 명의 사용자들이 다운로드했고, 평점도 5점 만점에 4.6점에 달한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결국, 2019년 초에 국내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중 하나인 스파크랩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해낼 수 있습니다.

Q. 사업을 하며 깨달은 바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사업을 하면서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 마인드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을 한다’입니다. 20대 초중반인 저희가 할 수 있는 일로 스타트업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업이라는 게 힘들고, 지치고, 엄청난 책임감을 요구하고, 성공할 확률도 낮으니까요.

그런데 사업이 되게끔 해보겠다고 모였으니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거죠. ‘어떻게 하면 우리 사용자들에게 소통의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더 많이 가져다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가 조금 더 사업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등을 말이죠. 저희는 그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안 되면 되게 할 방법을 찾자’인데요.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될 이유가 너무나 많더라고요. 저희 플레이키보드도 처음에 진짜 개발할 수 있을지 몰랐고, 주변 대표님들 혹은 어른들께 프로토타입을 보여드렸을 때 반응이 좋지 않았어요. 심지어 하지 말라는 얘기까지 들었어요.

그런데 심플하고 편리한 키보드가 아니라 예쁘고 귀여운 키보드 앱에 10대들의 니즈가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 모든 말을 안 듣고 출시를 강행했어요. 결과는 지금 보시는 그대로예요. 저는 이렇게 안 되는 일을 되게 만드는 게 스타트업이 해야 하는 일 같아요.

비트바이트 안서형 대표

Q. 서형 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서형 님의 부모님은 어떤 분들이신지 궁금해지네요.

지금 돌아보면 저희 부모님이 저를 많이 지지해 주셨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으니까 특성화 고등학교에 가라고 추천해 주시기도 했고요. 보통 아이가 사업하고 싶다고 하면 절대 하지 말라고 말리시는 부모님들이 많은데, 저희 부모님은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제가 사업이 너무 힘들어서 엄마한테 “나 사업 그만둘까?”라고 했더니 화들짝 놀라시더라고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서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네가 먹여살릴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니?”

“너는 지금 네 나이 또래에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하고 있어.”

“지금 전 세계에 있는 수십만 명의 유저들한테 가치를 줘야 하는데, 그만두면 어떡하니?”

덕분에 저와 비트바이트 모두 지금까지 잘 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비트바이트 안서형 대표 인터뷰

Q. 마지막으로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부모님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을까요?

저는 비트바이트라는 회사를 성장시키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비트바이트라는 회사도 저를 굉장히 많이 성장시켰습니다. 사업이 아니었으면 제가 감히 만날 수 없었던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해줬고, ‘이 나이 또래에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또, 저희처럼 작은 스타트업에서는 한 사람이 특정한 업무만 하는 게 아니라 굉장히 많은 업무를 하잖아요. 경영, 재무, 회계, 세무, 기획,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 모든 업무를 하다 보니까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면 얻을 수 없었을 다양한 경험이 쌓여서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사업이 엄청 힘들죠. 근데 몇 년 동안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저희가 만든 소프트웨어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가치를 주기에 행복하고요. 그러니 아이들이 각자 좋아하는 일을 꼭 찾았으면 좋겠어요. 부모님들은 아이가 찾은 그 일을 계속할 수 있게끔 지지를 보내주셨으면 싶습니다.

* 본 아티클은 2019년 7월 공개된 <전세계 100만 명이 쓰는 어플을 만든 대학생 창업가 | 비트바이트 대표 안서형>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10대들의 니즈를 정확히 캐치한 키보드 앱으로 100만 사용자를 확보해낸 비트바이트의 대표 안서형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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