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블록체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한국의 대표 블록체인 전문 투자 회사, 해시드 김서준 대표

지난해 12월, 한국을 대표하는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인 해시드가 1,200억 원 규모의 1호 펀드를 결성했음을 알렸습니다. 이례적이게도 운용사 출자금과 순수 민간자본으로만 모든 자금을 조성했다는데요. 해시드는 이를 통해 앞으로 중립성, 개방성이 핵심인 프로토콜 경제를 구현하려는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펀드를 직접 이끄는 해시드 김서준 대표는 일찍부터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기술 스타트업에 재직하면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시장에 뛰어들었는데요. 그 결과, 초기 자본금 6억 원을 18개월 만에 2,500억 원으로 만들어내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블록체인 투자에 정착하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EO와 함께 만나보시죠.

해시드 김서준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해시드를 창업하고 매니징 파트너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서준입니다. 해시드는 블록체인 산업의 대중화를 위해서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가 더욱 효과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도록 돕는 투자사입니다.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Q. 해시드 이전에 특별한 인연으로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셨다고요.

제가 졸업한 서울과학고등학교 동창회의 회장을 맡고 있던 선배가 현재 기술 기반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신 류중희 님이었는데요. 어느 날 자기가 올라웍스라는 기술 기반의 회사를 창업하려는데, 같이 일할 사람들을 뽑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때 회사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되는지를 보고 싶어서 인턴으로 참여했습니다. 인턴임에도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한 10명 남짓 되는 사람들이 주말마다 모여서 제품 개발을 하고, 기획을 하고, 마케팅 계획을 세우는 전 과정에 아이디어를 내며 동참할 수 있었어요.

올라웍스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그전까지 많이 사용되었던 벤처라는 워딩에 해당하는 회사와 비교하면 좀 더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환경에서 새로운 문화를 통해 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게 스타트업이라고 봐요. 지향하는 문화의 차이가 있는 거죠.

그 점을 올라웍스에서 일하며 느낄 수 있었고요. 앞으로도 이런 형태의 조직에서 일할 수 있다면 제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Q. 당시의 경험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 그 이상이라 할 수 있는 창업까지 이어진 건가요?

그렇죠. 근데 저는 그냥 관심이 있고, 하고 싶다고 해서 시작한 창업이 잘될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창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이나 전문 지식에 대한 어느 정도의 자신감과 실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고 봤어요. 그런 지점이 제가 살아오며 쌓아온 것들 안에 있을까 싶어 돌이켜봤는데요.

제가 대학교에 다닐 때 생활비나 용돈을 벌기 위해 수학 과외를 많이 했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는데, 수학에서 문제를 논리적으로 한 줄씩 풀어나가는 과정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때 연산을 만드는 과정과 굉장히 닮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사실은 컴퓨터가 우리가 수학을 공부하는 방식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거죠.

거기서 착안해서 2012년, 학생이 수학 문제를 풀다가 어떤 단계에서 막히면 왜 막혔는지를 단계별로, 인간보다 훨씬 더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플랫폼인 노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Q. 노리는 특이하게도 한국보다 해외에서 먼저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창업을 하고, 이 사업은 한국에서부터 전개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는데요. 왜냐하면, 한국 부모님들은 전혀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교육 우리 자녀를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쪽에 가까웠거든요. 반면, 미국에서는 많은 공립 학교가 적응형 학습(Adaptive Learning)을 채택하면서 관련 산업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미국부터 뚫어야겠다고 생각했고, NCTM(National council of Teachers Mathematics, 전미수학교사협의회)에서 여는 컨퍼런스에 갔습니다. 2012년 컨퍼런스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는데요. 3일 동안 400~500명 정도의 많은 수학 선생님이 행사에 참여하셨어요. 한국 사람들은 저희가 유일했고요.

미국 모든 도시를 돌아다니며 그렇게 많은 선생님을 절대 만날 수 없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컨퍼런스 부스 하나에서 그분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고, 그간 만든 프로토타입을 보여드릴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교사분들이 저희 부스에 오셨는데요. 데모 버전을 사용해 보시고 나서 좋은 반응을 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가령, 우리 학교에서 정말 사용하고 싶으니 제품이 정식으로 출시되면 꼭 알려달라 같은 식이었어요. 처음으로 시장에서 정말 좋은 피드백을 받은 거죠. 그 에너지를 가지고 한국에 돌아왔는데요. 국내에서는 여전히 쟤네 이상한 거 만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저희는 신념을 가지고 다음 단계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해시드 김서준 대표 인터뷰

Q. 노리로 처음 사업을 경험해보며 당시에 무엇을 느끼셨나요?

2012년이 아이패드가 나온 지 얼마 안 된 시기였는데요. 불과 몇 년만 지나면 종이책이 다 없어질 거라는 예상이 돌았었어요. 모든 사람이 태블릿을 들고 다니면서 공부하고, 책을 볼 거라는 과격한 예측이 많은 테크 전문지에 꾸준히 실렸었죠. 저희도 그걸 보고 애초부터 태블릿 기반으로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거고요.

지금 결과적으로 보면요. 태블릿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사용하죠. 하지만 모든 사람이 종이책 대신 사용하지는 않죠. 이 흐름과 반응을 보면서 ‘아무리 좋은 철학으로 이상적인 사용성을 가진 제품이라도 기존의 인프라보다 약간이라도 불편하면 사람들이 쉽게 넘어오지 않고, 확산하는 데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걸림을 느꼈던 것 같아요.

해시드 김서준 대표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Q. 5년간 노리를 이끄셨는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전공이 컴퓨터 공학인 덕분에 출시 1년 만에 비트코인의 존재를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요. 2014년 SBS에서 주최하는 서울디지털포럼이라는 행사에 저와 함께 스타트업 업계에서 키노트를 하신 분이 한국 최초의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공동창업자이자 대표였던 토니였어요.

그때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거래소로 사업을 만든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다 2015년 겨울에 당시 한국경제신문의 기자였고, 지금은 콜버스의 대표인 박병종 님을 만났는데요. 같이 밥을 먹는 2시간 내내 이더리움이랑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에 대한 이야기만 하시는 겁니다.

비탈릭 부테린이 그 시즌에 이더리움을 홍보하려고 처음으로 한국에 왔기 때문인데요. 홍보하는 자리에 사람이 한 10명 정도 왔었다고 하더라고요. 병종 님은 그때 비탈릭 부테린을 인터뷰하고 나서 다음 날 저를 만난 거예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저도 뭔가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에 가서 이더리움 백서를 찾아서 읽어봤는데요.

읽다가 1분 정도 멍하게 멈췄던 게 기억 나요.

해시드 김서준 대표

Q. 왜 그랬나요?

이더리움은 몇 개의 암호화폐보다 혁신적인 개념을 들고 시장에 나왔었는데요. 그중 한 가지가 스마트 계약*을 만들 수 있다는 개념이고요. 또 하나는 토큰이라는 이름으로 누구나 이더리움의 네트워크 위에서 자산을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다는 개념이었어요.

* 사람의 개입 없이 계약이 이행되는 디지털 자동화 계약 방식

저는 그 개념들이 단순히 IT 영역에서만 일어나는 혁신이 아니라 앞으로 전 지구적인 규모의 경제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해시드 김서준 대표

Q. 이어서 해시드 창업까지의 과정을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해시드 이전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하면요. 2016년 초에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더리움을 상장시켰는데요. 저는 이때다 싶어서 이더리움을 막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이더리움에서 다오라는 이름으로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을 만드는 멋진 프로젝트가 있었는데요.

너무 혁신적이다 보니까 전 세계에 발행되어 있는 이더리움의 1/6이 그 프로젝트에 펀딩이 되었어요. 투자를 위해서는 이더리움이 있어야 됐거든요. 그런데 펀드레이징하는 플랫폼이 해킹을 당한 겁니다. 정말 난리가 났고, 2016년 내내 이더리움 가격이 하락했어요.

근데 저는 이더리움의 기술적인 진취나 철학성에 너무나도 흥분해 있어서 가격이 내려갈 때마다 계속 추가적으로 투자했어요. 그해 연말에는 가격이 7,000원 근처까지 떨어졌었는데, 당시에 이에 관해 이야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같이 공부하고 싶은 사람을 찾다가 저와 비슷한 배경의 친구들을 찾게 됐는데요.

창업자 경험이 있으면서 엔지니어 베이스인 친구들이었어요. 그 친구들과 주말에 스터디 모임을 갖게 됐는데, 이 시장을 더 잘 알게 되니까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글로벌 프로젝트의 리더들과도 교류하게 된 겁니다. 그러면서 개인 자격으로 투자도 해보고, 해시드도 시작되었어요.

Q. 표면적으로는 암호화폐가 가장 화두지만,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인 블록체인이야말로 진짜 핵심이라고 할 수도 있을 텐데요. 블록체인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블록체인의 본질은 하나의 커뮤니티 안에서 신뢰를 만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신뢰가 발전되어 온 과정에 대해서 실리콘밸리의 유명 VC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파트너가 발표한 유명한 영상이 있는데요.

그 영상 내용에 따르면, 과거에는 마을 단위의 공동체에서 안면이 있는 사람들끼리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에 믿고 돈을 빌려주는 신뢰가 전부였어요. 현대 사회에서는 정부 같은 기관이 부여한 법적인 신뢰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신뢰이고요. 실질적으로는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지만, 금융기관도 정부의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니까요.

이 라이선스를 가진 곳만이 사람들의 돈을 맡을 수 있고, 결제 혹은 송금해줄 수 있는 신뢰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렇게 중앙회된 특정 주체에 의해 만들어진 신뢰의 경제가 가지는 가장 큰 문제는 충분히 효율화된 경제 구현할 수 없다는 겁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볼까요? 당시 금융 기관들은 자신들의 특권하에 질이 낮은 금융 상품들을 팔면서 굉장히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 상품들이 부실 채권으로 판명 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졌고요. 저는 그 시기 이후로 돈을 발행·운용·유통하는 지금의 경제 체제를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고 봐요.

그러다가 일부 암호학자들 사이에서 효율적으로 그 의문을 해결하고, 신뢰를 증명할 수 있는 방식을 연구하게 된 거죠.

Q. 지속적인 연구에 따라 비트코인 같은 것이 탄생하게 된 걸 테고요.

암호화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이중지불인데요. 예를 들어, 제가 어떤 디지털 자산을 누군가에게 줬을 때, 단순히 복사, 붙여넣기 되는 게 아니라 정말 원본이 이동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야 하는 거예요. 이게 현금으로는 간단히 설명되잖아요. 만 원을 친구한테 넘기면 그 만 원은 제 주머니에서는 없어지니까요.

디지털상에서는 이를 구현하는 게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사진 파일을 보내면 복사된 버전이 아닌 원본이 이동했음을 증명할 방법이 없잖아요. 그 방법을 암호학을 연구하던 사람들이 실용화된 기술로서 여러 가지 논문을 내며 발전시키고 있었고, 그중 몇몇 그룹이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으로 비트코인이라는 네트워크를 출범한 거죠.

Q. 블록체인은 미래 세계를 지난 인터넷의 역사와 어떻게 다르게 바꿀까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네트워크는 3단계의 발전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1990년대에 초고속 인터넷이 막 깔리면서 사용할 수 있었던 PC 기반 서비스들이 흥미 위주로 사람들을 강타했던 게 일단 첫 번째 단계예요.

2단계의 혁신은 2000년을 넘어가면서 스마트폰 같은 개인화된 디지털 기기를 사람들이 가지고 다닌 거죠. 그로써 모든 사람이 항상 연결되어 있게 되었고, 메신저 같은 서비스가 나올 수 있었어요. 모든 정보를 나에게 맞춰서 개인화할 수 있었고요.

3단계의 네트워크는 간단하게 말하면 ‘가치의 인터넷’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금융기관들이 중앙화된 신뢰에 기반을 두고 사람들이 사용하는 돈의 모든 것을 통제해 왔잖아요. 수많은 인터넷 거대 공룡들은 엄청난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해당 섹터에서 나오는 모든 정보를 독점해 왔고요.

이를 통해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고, 그 사이에서 많은 사람의 개인 정보를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그걸 부당한 목적으로 판매하면서 많은 돈을 벌기도 하고요. 이 부분을 두고 사람들이 서서히 부당함을 느끼고,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싶다는 의식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데이터 주권이 나에게 있다는 거죠.

이러한 전체적인 흐름에 따라 정부에서도 새로운 규제 변화를 주고 있어요. 유럽에서는 GDPR*이라는 이름으로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개인 정보를 필요 이상으로 수집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고요. 미국에서는 2020년에 CCPA라는 이름으로 훨씬 강화된 형태의 개인정보 보호법이 나왔습니다.

*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의 약자로, 유럽 의회에서 유럽 시민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만든 통합 규정을 일컫는다.

** California Canning Peach Association의 약자로, GDPR과 유사하게 캘리포니아에서 소비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법을 일컫는다.

결국, 인터넷 사업자들이 개인 정보를 각자의 서버에 저장해놓고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인터넷은 더는 지속가능하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개인이 인터넷상의 모든 데이터에 대한 주권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암호화된 형태의 데이터를 동의하에 플랫폼 회사가 사용할 수 있고, 개인은 혜택을 돌려받아야죠.

그리고 인터넷의 구조가 이렇게 바뀌어 가는 과정에서 아마 블록체인은 꼭 필요한 핵심 도구가 될 겁니다.

해시드 김서준 대표

Q. 말씀해주신 관점에 따라서는 굉장히 이타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목표가 네트워크 자체를 충분히 성숙시키고, 최종적으로는 기반 조직을 해체해서 네트워크가 완전히 탈중앙화된 조직으로서 영속할 수 있게 하는 건데요. 중립적인 네트워크가 생태계를 만들어서 자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셈이니 아무래도 회사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목표와는 근본적인 철학의 차이가 있죠.

Q. 그럼에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 여전히 많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하고 싶으신 블록체인에 대한 어떤 항변이랄 게 있을까요?

항변할 건 딱히 없습니다.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게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거예요.

이 업계에서는 누구나 암호화폐 지갑으로 암호화된 자산을 교류할 수 있는 생태계, 플랫폼이 나오기를 이상적으로 꿈꾸지만, 현실은 암호화 자산을 가지기 위한 개인 지갑을 만드는 것조차 어려워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지갑을 자기가 직접 만들고 소유하려면 프라이빗 키를 종이에 적어서 안전한 금고에 보관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블록체인 위에서 만들어진 탈중앙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려면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할 때 크롬, 사파리를 사용하듯이 탈중앙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브라우저가 있어야 하는데요. 이 모든 것을 일반 사용자들에게 “블록체인 세상이 왔습니다. 사용하세요”라고 말하면서 전달한다고 다 따라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거죠.

전통적인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블록체인은 정말 이상한 네트워크가 맞아요. 네트워크가 이상하니까 그 위에서 일어나는 활동도 이상하게 보이는 게 당연하고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세상 그 무엇도 당연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만들어놓고, 지켜나가고 있는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모양도 길게는 몇백 년밖에 되지 않았잖아요.

저는 그런 것들 하나하나에 질문을 해야 더 혁신적인 일을 할 수 있다고 봐요. ‘돈이라는 건 꼭 국가의 중앙은행만이 발행할 수 있는 걸까?’, ’10년 뒤에 나의 자녀가 시간을 더 많이 보낼 공간은 현실 세계일까, 가상 세계일까?’ 같은 거죠.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미래의 답 중 하나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라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을 거라고 봐요.

해시드 김서준 대표 인터뷰

Q. 마지막 질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블록체인, 암호화폐가 만들어내는 흐름이 일종의 혁명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권력자들을 참수형에 처하는 게 지금 인류가 인식하는 혁명의 방식은 아닌 것 같아요. 그보다는 자본주의 사회, 기술 문명 사회에서의 효과적인 혁명은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자본을 통해 낡고 비효율적인 자본을 대체하는 것에 좀 더 가깝다고 봐요.

블록체인은 그 혁명을 위해 필수적인 신뢰라는 요소를 중앙화된 기관이 부여하는 방식보다 훨씬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보증하는 시스템인 거고요. 저는 이 새로운 신뢰가 앞으로 훨씬 더 넓게 퍼질 거라고 믿고요. 이미 어떤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본 아티클은 2019년 9월 공개된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 대표 김서준>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 블록체인 전문 투자 회사 해시드의 대표 김서준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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