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박스, 원티드 투자자 스파크랩 김유진의 투자 철학


더 많이 실패해도 괜찮은 한국을 바라는, 스파크랩 김유진 대표

편차는 있더라도 거절당하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타격이 갈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그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단단해진 멘탈을 갖고 앞으로의 삶을 잘 헤쳐나갈 수 있겠죠.

창업가들은 사업 초기에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상황을 많이 맞닥뜨립니다. 아마 그들의 성공 여부는 그 연속된 부딪힘을 뚫고 나가느냐, 아니면 그대로 고꾸라지느냐에서 결정될 겁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길고 외롭고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을 초기 창업가들을 위해 EO가 글로벌 지향 스타트업을 위한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의 김유진 대표의 조언을 담아 보았습니다.

* 본 아티클은 2018년 11월 공개된 <미미박스, 망고플레이트 투자자 김유진의 투자 철학>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모든 내용은 현재형으로 서술되었으나, 인터뷰가 2018년 진행되었기에 인터뷰이의 소속과 직무, 상황이 현재와 다를 수 있음을 미리 공지하는 바입니다.

스파크랩 김유진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파크랩의 대표 김유진입니다. 스파크랩에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는 제너럴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저희가 발굴한 한국의 좋은 스타트업이 글로벌하게 성장할 수 있게끔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요.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1기 미미박스를 시작으로 저희도 채용할 때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인 원티드나 망고플레이트, 파이브락스 같은 회사가 있습니다.

스파크랩 김유진 대표 인터뷰

Q.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해오셨잖아요. 창업 초기에 스타트업이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많은 팀이 매출이라는 지표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그런데 저는 스타트업 초기에 매출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봐요. 사람들이 제품을 얼마나 샀는지 크게 궁금하지 않아요. 그보다 사용자들이 왜 그 제품을 좋아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사용자들이 진심으로 좋아하고, 매일매일 사용하는 최고의 제품임을 증명해야 하고요.

초기 스타트업은 그 증명을 해냄으로써 제품의 시장 적합성을 찾아야 합니다. 간단명료하면서도 어려운 일이에요. 만약 쉬웠다면 모든 서비스가 잘 됐겠죠. 다들 이 시장 적합성을 찾아내기 위해 많은 시도와 실패와 개선이 겪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잘 해내는 만큼 더 빠르게 성장할 테고요.

Q. 제품의 사용성이나 회사가 그 사용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잠재력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시나요?

일단 사람들은 엣지가 있어야 제품을 사용합니다. 그 엣지로 진입 장벽을 얼마나 허물 수 있는지, 혹은 어떤 기술로 엣지를 살려내는지를 보는 편이에요. 또, 실행력을 중요하게 봅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 사람이 자신의 목표나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잘 인지하고 있는지, 그 목표를 달성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들과 얼마나 소통하는지를 봐요.

추가로 투자자에게 더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팁을 드리자면 숫자를 집중적으로 활용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 가입자들이 내 제품을 이만큼이나 좋아한다, 사용자들이 내 제품을 이 정도로 계속 쓰고 있다, 이 제품이 이렇게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걸 확실한 숫자로 보여주면 투자자는 할 말이 없어요. 왜냐하면, 팩트는 팩트니까 저희가 그 숫자를 거짓말이라고 할 순 없거든요.

스파크랩 김유진 대표 인터뷰

Q. 한국 스타트업 씬에서 꽤 긴 시간 뛰어오셨잖아요. 투자자로서 바꾸고 싶은 한국 창업 생태계의 양상이 있을까요?

실패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스타트업은 실패가 당연해요.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무기는 수많은 실패들이에요. 그곳에서는 실패를 오히려 좋게 받아들이고, 다시 어떤 영감을 받고 새로운 팀과 함께 또다른 시도를 합니다. 계속 창업에 도전해서 더 나은 기업가로 거듭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으니 가능한 거예요. 저는 창업자 중에 프로가 있고 아마추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점에서 실리콘밸리에 더 많은 프로 창업자가 있다고 봐요.

그런데 한국에는 한 번 사업에 실패하면 여러 가지 이유로 폐업도 못 하고, 연대 보증 같은 거로 빚쟁이가 되어서 어마어마한 빚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지금보다 많은 프로 창업자가 국내에 생겨나려면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어떨 때는 빨리 실패하고 다시 시작해도 괜찮아야 해요. 이런 인식, 의식적인 부분은 한순간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장기적인 해법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파크랩 김유진 대표 인터뷰

Q. 마지막으로 초기 창업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창업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긴 합니다. 저도 모두에게 그냥 창업하라고 얘기하지 못 해요. 많은 걸 희생하고, 고생하면서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아이템으로 회사를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마르지 않는 샘 같은 열정이 없으면 오래 못 버티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거절을 많이 당할 각오까지 해야 합니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들은 VC를 비롯해 많은 사람을 만나면 퇴짜를 많이 맞아요. 에어비앤비나 드롭박스같이 지금은 성공한 회사들도 초기에 수도 없이 ‘No’를 들었다고 해요.

거꾸로 보면 그렇게 훌륭하게 성장한 회사들에 투자하지 않은 투자자들도 있다는 거잖아요. 그러니 거절당하더라도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저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방향에만 집중하신다면 투자에 있어 성공률이 올라갈 겁니다.

 

미미박스, 원티드, 망고플레이트, 파이브락스에 투자한 스파크랩의 김유진 투자자의 인터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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