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60대, 온라인에서 급성장 중인 특이한 스타트업


온라인 판로 개척으로 연 매출 10억 원을 달성한 시니어 스타트업, 밀알 김면식 대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션베드를 제작·판매하는 밀알의 김면식 대표입니다.

젊은 시절부터 도전 정신이 뛰어났던 김면식 대표는 시니어들이 더 오래 일할 방법을 고민하며 시니어 스타트업, 밀알을 창업합니다. 은퇴 이후 새로운 커리어를 꿈꾸는 중장년층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며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에 선정되었고, 2020년에는 쿠팡 마켓플레이스의 판매자 앰배서더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았는데요.

평균 연령대가 60대인 시니어 스타트업은 어떻게 온라인 환경에 적응했을까요? 젊은이들도 앞다퉈 도전하는 쿠팡이라는 거대 플랫폼 속에서 앞서나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연륜에서 오는 노련함과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밀알의 열정을 EO와 함께 느껴보시죠.

밀알 김면식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밀알의 대표 김면식입니다. 밀알은 가정용 모션베드와 의료용 모션베드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55세 이상만 채용하는 시니어 중심의 회사로, 시니어 고용 인원을 꾸준히 늘리며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았습니다.

2020년에는 10억 원 매출을 목표로 운영했고요. 2021년에는 저희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제품이 판매될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밀알 김면식 대표

Q. 가장 처음부터 이야기해볼까요? 대표님의 첫 취업과 첫 창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처음 대우에 입사했을 때가 생각이 나네요. 제가 처음 대우에 입사할 때 이력서에 방송통신대학에 다닌다고 썼거든요. 면접을 보는데 상무님이 “우리 회사는 열심히 일하려면 학교는 못 다닙니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상무님에게 “직원이 능력을 키우는 걸 막는 회사라면 저도 다니지 않겠습니다”라고 대답했어요.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는데 합격한 거예요. 나중에 고졸자로서 취업한 특별한 케이스였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3년 조금 넘게 근무하면서 ‘내가 어디까지 승진할 수 있을까?’ 늘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할수록 계속 걸리는 게 학력이었어요. 우리나라는 늘 그런 부분이 작용하잖아요?

그러던 어느 날 가구점에 놀러 갔는데 소파 한 세트가 15만 원이라는 거예요. 그때 대우에서 받던 기본급이 12만 원이었거든요. 월급 이상으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소파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됐습니다.

창업할 당시가 마침 건설 붐이 일었던 때였어요. 제가 제조 기술이 뛰어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일반 고객을 잡는 대신 공사장에서 사용되는 소파를 저가형으로 공략했습니다. 그렇게 개업 첫 달 매출 66만 원을 달성했어요.

그 후로도 일은 늘 잘 됐습니다. 경기가 좋으면 소파를 많이 제조하고, 경기가 나쁘면 수리를 많이 하거든요. 경기가 좋으면 좋아서 늘 바빴고, 경기가 나쁠 때도 늘 바빴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밀알 김면식 대표

근무 중인 밀알의 직원들

Q. 시니어가 모인 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언제 하신 건가요?

저도 나이가 50대로 접어들면서 소파를 들었는데 휘청하더라고요. ‘내가 이 일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앞으로 10년? 짧게는 5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마찬가지고, 시니어들이 그동안 잘 해왔던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자괴감에 빠지고 우울증도 많이 와요. 고용복지센터에 가면 “일하고 싶으면 계급장 떼고 이력서 쓰세요”라고 하는데, 가장 좋은 직장이라고 추천하는 곳은 청소 아니면 경비죠.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시니어들이 가늘고 길게 오래 일할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다가 그동안의 노하우가 있는 소파를 가지고 시니어와 함께할 일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누적된 경험과 기술을 잘 가르치고 나누면 충분히 함께 운영할 수 있다고 봤어요. 그래서 1년을 가르쳤는데, 1년 뒤에도 “대표님 이거 어떻게 하는 거죠?”라는 똑같은 질문이 나오더라고요.

소파는 가정용, 업소용, 사무용으로 만들어지는 형태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시니어들이 따라가기 어려웠어요. 그러다 우연히 모션베드 주문 제작 의뢰가 들어온 겁니다.

Q. 모션베드는 시니어들이 만들기에 일반 소파와 다른 점이 있나요?

모션베드 공정의 큰 장점은 부품이 규격화되어 있어서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소파 만들기보다 훨씬 쉽다는 거예요. 제가 가진 약간의 기술과 시니어 직원 각자가 가진 능력을 조금씩 녹여내니까 쉽게 생산할 수 있겠더라고요. 실제로 시니어 직원분들도 쉽게 해내셨고요.

그 일을 계기로 모션베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고 시니어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시니어분들 각자의 경력을 살려 조직을 꾸렸어요. 행정 직원, 제조 직원, 운전 직원 이런 식으로 전체 구성을 짠 거죠. 물건을 배송하지 않을 때는 함께 제품을 생산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팀이 바로 꾸려져 배송을 진행하고요.

일일 근로 시간도 4시간으로 잡았어요. 시니어들이 감당할 수 있도록 주 5일제로 총 20시간 근무로 구성했죠. 4시간 근로에는 오전 팀과 오후 팀이 있고 늘 대기조가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니까 디테일하게 잘 만드셨어요. 시니어들이 다들 한 분야의 전문가다 보니까 본인 역할을 허술하게 하지 않으세요.

밀알 김면식 대표

Q. 작년에 쿠팡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자 앰배서더로 선정되셨어요. 평균 연령 60세의 기업이 오픈마켓에 도전해 자리를 잡기까지 어려움도 적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매출에는 한계가 있으니 온라인에서도 팔아야겠다고 생각한 게 시작이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그냥 막연하게 잘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지마켓, 옥션, 11번가, 위메프까지 사이트란 사이트에는 다 올렸는데 몇 달 동안 한 개도 못 팔았어요. 올리면 무조건 팔릴 줄 알았는데 말이죠.

만드는 기술은 있는데 파는 기술이 없었던 거예요. 예전에는 구매자들이 저의 제작 실력을 믿었거든요. 그래서 사업이 괜찮았던 건데, 오픈마켓은 전혀 다른 세계다 보니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니까 사진 찍어서 올리는 것도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디자인도 파워포인트로 작업했는데 해보지 않은 일이라 어렵더라고요. 사진 배경을 흐리게 만드는 거 하나도 이것저것 다 클릭해보면서 만들어 갔어요. 그런데 사진이나 자세가 어설픈 게, 제가 보기에도 마음에 안 드는 거예요. 그런데 계속 고민만 할 수는 없잖아요.

‘지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실수를 하나씩 수정하다 보면 완성될 거다. 유명한 브랜드도 아닌데 잘 팔고 있는 다른 회사도 있으니 우리도 노력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으로 전 직원을 소집해 본격적으로 오픈마켓을 분석했습니다.

밀알 김면식 대표 인터뷰

Q. 그렇게 논의하고 분석한 결과가 쿠팡이었나요?

그렇죠. 모션베드를 주로 사용하는 연령층을 생각해보면 시니어 세대가 맞거든요. 온라인하고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죠. 오픈마켓은 사이트별로 타깃 사용자층이 정해져 있는데, 쿠팡이 사용자층이 가장 넓었어요.

전 연령층이 대부분 쿠팡을 알고, 시니어들 핸드폰에도 쿠팡 앱은 깔려 있거든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또 쿠팡이 다른 플랫폼보다 적극적으로 시니어 세대 마케팅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부터 쿠팡에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쿠팡 마켓플레이스를 통해서 처음 매출이 일어났을 때 우리도 놀랐어요. 구매 이유부터 파악해봤죠. 가정용 모션베드나 의료용 침대는 당일배송이 필요한 분들이 많아요. 의사가 오늘 당장 퇴원하라는데 집에서 바로 환자를 케어할 방법이 없잖아요.

소비자들이 급하게 필요할 때 당일 배송을 통해 모션베드를 적절히 제공한 게 비결이었어요. 의료용 전동침대는 부피도 꽤 나가는 제품이라 재고를 미리 확보해놓지 않으면 당일배송이 불가능하거든요.

우리 기업의 강점은 일하고 싶은 시니어 인력이 늘 대기하고 있다는 거예요. 주문이 들어오면 1~2일 내로 배송을 완료할 수 있게끔 생산라인을 가동할 수 있었던 거죠.

우리 기업의 장점을 전면에 배치시키고 적극적으로 배송에 나섰습니다. 당일 배송으로 제공한 모션베드가 급히 필요한 분들의 니즈와 딱 맞아떨어져서 검색 상위에 노출됐고 매출도 굉장히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밀알 김면식 대표

Q. 앞으로 시니어 스타트업, 밀알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요즘 밀알은 좀 더 흠이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고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역시 성장입니다.

모션베드는 미래에 꼭 필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밀알 역시 더 성장할 거라고 보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 사회로 들어선 상태라 향후 30년까지는 잘 될 수밖에 없는 제품 중 하나라고 봅니다.

그리고 시니어들이 그동안 해온 일 경험과 노하우를 잘 살려서 앞으로도 일을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하는 일 없이 지내는 시니어들을 보면 정말 속상해요.

특히 젊은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는 전철에서 출근 전쟁을 겪으며 겨우 회사에 나가는데, 그 비좁은 데서 시니어들이 ‘여기는 노약자 보호석이야. 어딜 침범하려고!’ 하면서 딱 자리 잡고 있는 걸 보면 참 속상해요.

그런 상황을 계속 보니까 시니어들이 밀알에 소속돼서 다른 사람들에게 ‘아직 나 일하는 사람이야’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더라고요. 같은 세대 사람끼리 만나서 고민도 나누고 간식 먹으면서 손주들 자랑도 하고요.

앞으로 사람들이 밀알을 내가 은퇴 후에 갈 수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습니다. ‘은퇴 후에 밀알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 하는 기대를 만드는 기업이 되면 더 좋겠네요. 그게 제가 시니어 기업을 하는 이유이자 제가 바라는 꿈입니다.

* 본 아티클은 2020년 10월 공개된 <평균 연령 60.4세, 쿠팡에서 급성장 중인 특이한 스타트업>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오픈마켓에서 모션베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평균 연령 60대의 시니어 스타트업 밀알의 대표 김면식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이영림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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