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수업, 경쟁 없이 대기업 개발자를 배출하는 교육 재단


새로운 소프트웨어 교육으로 더 나은 개발 환경과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네이버커넥트재단 이효은, 코드스쿼드 김정

교실에서 선생님, 수업, 경쟁을 없애고, 동료, 실습, 협력을 넣으면 어떨까요? 여전히 강의식 수업에 익숙한 한국 교육 시스템상에서는 상상이 쉽게 되지 않는데요. 소프트웨어를 가르칠 때는 기존의 교육 방식이 전혀 맞지 않는다며 그 모든 것을 벗어 던진 곳들이 있습니다.

바로 네이버의 비영리 교육 재단 네이버커넥트재단과 NHN NEXT 재단(현 네이버커넥트재단)의 소프트웨어 교육자 출신이 이끄는 스타트업 코드스쿼드인데요. 네이버커넥트재단이 운영하는 프로그램 ‘부스트캠프’의 팀장 이효은 님과 프로그램의 전 과정을 도맡고 있는 코드스쿼드의 대표 김정 님에게 두 교육 기관의 방향성에 관한 이야기를 EO가 듣고 왔습니다.

네이버커넥트재단 이효은 팀장 인터뷰

Q. 자기소개와 함께 각자 소속되어 계시는 네이버커넥트재단과 코드스쿼드에 관해 소개 부탁드릴게요.

효은 저는 네이버커넥트재단에서 개발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이효은이라고 합니다. 네이버커넥트재단은 네이버가 설립한 비영리 교육 재단인데요. 모든 사람이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퓨처 스킬을 기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아요. 현재 교육생 중 60% 정도가 채용 연계로 네이버, 카카오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고 있죠.

코드스쿼드 김정 대표 인터뷰

김정 안녕하세요, 저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는 코드스쿼드의 대표 김정입니다. 저는 NHN NEXT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했고요. 더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스타트업을 만들어 3년 넘게 운영 중입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배출한 교육생 500명이 현재 개발자로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죠.

Q. 네이버커넥트재단은 부스트캠프라는 실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코드스쿼드는 그 안에서 기획, 설계, 멘토링 등 전 과정을 함께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은 네이버커넥트재단의 시작이 궁금한데요.

효은 기업은 인재가 들어와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보니 스킬 갭이 너무 심한 것 같더라고요. 어떤 일을 해줬으면 하는 인재가 길러지는 속도가 비즈니스가 발전하는 속도를 못 따라가는데, 그만큼 교육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상황입니다. 채용 과정에 돈을 많이 투자해도 인재가 없는 이유죠.

네이버커넥트재단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면서 인재가 많이 길러질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공익적인 재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기존의 교육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소프트웨어 교육에서는 왜 변화가 더 절실한가요?

김정 소프트웨어를 학습하는 사람들은 배우다 보면 학교에서 배웠던 문제풀이 방식이 이 분야에서 적합하지 않음을 깨닫는데요. 왜냐하면, 소프트웨어에서는 시험을 잘 보는 게 중요하지 않고 문제를 찾아 해결하며 끊임없이 개선하는 과정이 더 핵심이거든요. 그 점이 소프트웨어 교육이 기존의 시스템에서 잘 맞지 않는 이유죠.

효은 교과서는 항상 내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정해진 것을 잘 전달하는 게 되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에서는 뭐가 필요하다 싶어서 기획하고 만들면 이미 그게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 되어 있기도 해요.

교과서 등 정해진 콘텐츠 위주로 접근하는 교육이 알맞지 않은 거죠. 대신 콘텐츠가 계속 새롭게 바뀌고, 사람들이 섞이면서 무언가를 배워 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 싶고요.

수강생을 지도하고 있는 네이버커넥트재단 이효은 팀장

Q. 그렇다면 네이버커넥트재단의 부스트캠프는 교육 방식에서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효은 일단 동료들끼리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많이 고려하는 편입니다. 부스트캠프에서는 매일매일 미션을 풀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 옆 사람과 얘기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주변과 소통하며 스스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김정 규칙을 거의 만들지 않습니다. 공간에 모여서 학습할 재료만 제공하고요. 그러면 학교가 아니더라도 배움이 일어나는 공동체가 형성돼요.

이렇게 경쟁 대신 협력을 통해 배울 수 있음을 과거에 깨닫고 나서 저희는 수업이라는 형태로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을 90% 이상 들어냈어요. 모르겠다면 서로에게 물어보면서 학습할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찾아보자고 했고요. 적합한 환경을 조성한 셈이죠.

코드스쿼드 김정 대표 인터뷰

Q. 실제로 학습하는 교육생들은 부스트캠프의 교육 방식을 어떻게 느끼는 거 같나요?

김정 저는 이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배운 학생들이 다른 교육에도 똑같은 형태로 영향을 준다면 미래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교육의 문제는 자신의 성취를 돌아볼 겨를이 없고,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오직 수능 점수뿐이라는 건데, 여기서는 기준이랄 게 따로 없으니까요. 그저 스스로 학습한 내용을 확인할 뿐이죠.

그런데 이 형태에 적응할 준비가 안 된 친구들은 과정을 거치면서 되게 힘들어합니다. 한 100명 이상 모이면 잘하는 친구들은 몇 명 있기 마련인데, 그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한없이 작아지기만 하는 거예요.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죠. 물론, 자존감이 높은 친구들은 ‘에이, 뭐 어때. 내가 공부할 거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효은 아이러니하게 아무리 많이 괴롭혀도 자기가 성장했다는 확신만 있으면 다들 행복해합니다. 죽을 것 같은데도 ‘그래 나, 이 시간 동안 제대로 성장했지’라는 생각 하나가 모든 고생을 상쇄해요. 그래서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들은 여기 있는 이유가 확실해야 하는 거 같아요. 성장을 원하고, 이 안에 성장이 있다는 믿음 같은 것 말이죠.

수강생을 지도하고 있는 코드스쿼드 김정 대표

Q. 소프트웨어 교육이 특정인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보다 보편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고요.

김정 소프트웨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문제의식이 생기고, 그 문제의식을 해결하는 도구를 다룰 수 있다면 세상을 바꿀 만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이 과정을 다른 사람에게까지 퍼뜨리려고 하는 거 같아요.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기본적으로 작은 문제를 계속 해결해 나가요. 그러다 보면 교육, 빈부격차 등 사회 문제 같은 조금 큰 문제까지 다른 시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시야가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효은 우리가 사는 지금 세상은 소프트웨어를 빼면 이야기가 안 됩니다. 제가 원래부터 몸담던 교육 분야만 해도 에듀 테크라는 분야가 생기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고민과 일의 수준이 굉장히 달라지고 있어요. 그 점에서 자기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소프트웨어를 어느 정도 알아두는 게 좋겠죠.

김정 그래서 이제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는 대상을 넓히는 것도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교육을 진행해 왔는데요. 꼭 개발자가 되지 않더라도 개발을 배워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입장이더라도 소프트웨어를 배울 필요가 있는 사람도 많거든요.

더불어 더 어린 세대들은 소프트웨어가 굉장히 익숙한 세대이고,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먼저 보고 있을 수도 있어요. 동화책이 아닌 소프트웨어로 되어 있는 동영상을 보고 자라는 세대들이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소프트웨어가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저희가 배웠던 소프트웨어와 또 다를 수 있으니까요.

사용자들도 소프트웨어를 알고, 개발자들도 그 사용자들을 알아가야 이 간극을 좁혀 나가면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코드스쿼드 김정 대표

Q. 소프트웨어 교육자로서 목표는 무엇인가요?

김정 소프트웨어 교육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이 뭐냐면 책도 있고, 강좌도 있고, 자료가 엄청 많아도 교육받는 사람이 한두 달 해 보다가 포기한다는 것입니다. 이 장벽을 어떻게 넘게 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에요.

또, 현재 개발자를 두고서 모바일, 프론트엔드, 백엔드 등으로 나누는데요. 이 틀도 좀 깨보고 싶어요. 프로그래밍 언어나 환경과 상관없이 같이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개발자들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Q. 앞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나요?

효은 저는 항상 네이버커넥트재단과 부스트캠프가 교육 혁신을 만들어내는 곳이고, 제가 만드는 모델이 혁신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혁신의 마무리는 확산이거든요.

스케일 업이 되지 않으면 혁신이 아니라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꼭 부스트캠프 운영진이나 코드스쿼드같은 전문가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이 교육 모델로 좀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김정 소프트웨어 교육의 의미는 결국 교육을 받은 친구들이 다른 사람한테 영향을 주는 데 있어요. 그게 원활하게 이뤄지면 사람들은 그걸 생태계라고 부르죠. 저희가 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개발자들이었다가 지금은 소프트웨어 교육을 만드는 교육 개발자가 됐듯이요.

‘내가 이렇게 배웠으니까 나중에 나도 소프트웨어 교육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그게 바로 소프트웨어 교육이 나아갈 의미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 본 아티클은 2020년 1월 공개된 <교실에서 선생님, 수업, 경쟁을 없앴다. 결과는 어땠을까?>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또한, 영상 출연 당시 네이버커넥트재단에서 근무했던 이효은 님은 이후 슈퍼브에이아이로 이직하였습니다.

소프트웨어 교육으로 더 나은 개발 환경과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네이버커넥트재단의 이효은, 코드스쿼드의 김정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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