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탐내는 서비스를 만드는 대학생 이야기


오프라인 공간 데이터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메이아이 박준혁 대표

우리는 흔히 CCTV의 역할을 도난 방지를 위한 감시카메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 EO가 소개해드릴 분은 CCTV의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폐점 위기의 오프라인 매장을 되살릴 마케팅 전략을 제공하겠다고 하는데요. 25살의 나이에 영상 처리 인공지능 회사를 설립하고, 창업 1년 만에 네오플라이와 퓨처플레이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메이아이의 대표 박준혁 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본 인터뷰에는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테크업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 기술 기반 전문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가 동석했습니다. 메이아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를 유치한 회사 중 하나입니다.

(왼쪽부터)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메이아이 박준혁 대표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준혁 안녕하세요, 오프라인 공간의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영상 처리 인공지능 스타트업, 메이아이의 박준혁입니다. 메이아이는 2019년 3월 시작한 스타트업입니다. 현재 이랜드리테일과 MOU를 체결하고, NC백화점 내 킴스클럽 매장 영상을 분석해 매장 활성화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희 투자 회사 퓨처플레이의 대표를 맡고 있는 류중희입니다. 저희는 공간도 온라인처럼 분석할 수 있으면 공간 활용도가 훨씬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어서 메이아이에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왼쪽부터)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메이아이 박준혁 대표

Q. 스물다섯의 나이에 회사를 창업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창업을 꿈꾸게 되신 건가요?

준혁 저는 어릴 때부터 과학을 좋아했어요. 장래희망으로 과학자를 적을 정도였죠.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어느 날, 학교에 졸업생 선배님이 특강을 하러 오셨는데요. 그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과학고에서 과학자의 꿈을 꾸고 있지만, 세상에 창업이라는 길도 있다. 나는 기술 회사를 창업해서 글로벌 기업에 회사를 매각하고, 현재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팅 회사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만약 이중에 창업을 하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훗날 나에게 와서 투자를 받기를 바란다”

그때 그분의 말이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과학자가 아닌 창업의 길을 저에게 처음 알려주셨으니까요. 그 졸업생 선배님이 바로 저희 메이아이에게 투자해주시고, 지금 제 옆에 앉아 계신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님이에요.

소셜 벤처 바이러스 네트워크를 운영하던 시절의 메이아이 박준혁 대표

Q. 메이아이를 창업하기 전에 바이러스 네트워크라는 소셜 벤처를 창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준혁 저는 과학고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공대로 진학했는데요. 새내기 때부터 IT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 열망과 관련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교환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었어요. 저희 학교, 학과가 신입생들을 인천 송도로 보내서 1년간 학교를 다니게 했는데, 교내 창업 동아리는 송도가 아닌 신촌 캠퍼스에 몰려 있었거든요.

그러다 어느 날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나처럼 창업에 관심이 있고, 정보를 교류하기를 원하는 전국의 대학생들이 꽤 많을 것 같은데, 그 사람들도 나와 같은 결핍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생각을 발판 삼아 창업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이 모여서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일회성 이벤트를 열었고요.

그때 이벤트에 참여한 분들이 이런 모임 너무 좋다며 2회는 언제 열 계획이냐며 많은 문의를 주셔서 어쩌다 보니 창업 정보 교류 행사를 계속 운영하게 됐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동아리 규모를 넘어서서 법인으로 전환해 소셜 벤처까지 나아갔고요.

Q. 소셜 벤처를 그만두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준혁 창업 행사를 만들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공학도인 저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며 인공지능을 탐구하는 연구원이었어요. 창업 행사를 만드는 일보다 제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IT 스타트업을 창업하겠다는 본래의 결심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고요.

Q. 본격적으로 메이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우선, 영상 처리 인공지능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준혁 온라인 웹사이트는 이미 몇 명의 고객이 사이트에 방문했고, 어떤 콘텐츠가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는지, 방문자 중 구매 전환으로 이어진 비율은 몇 퍼센트인지 등 여러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수집한 지표를 분석해서 사이트 운영을 위해 필요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등 유의미한 데이터 활용을 보여주고 있고요.

기존의 오프라인 공간은 지금까지 방문자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점원이 일일이 방문객 수를 집계하거나 와이파이 센서를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단순 방문객 수 집계 외에 소비자의 동선이나 구매 전환율 등을 파악할 수 없었고, 여러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저희는 이 오프라인도 온라인처럼 여러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면 빠르게 공간의 효율을 늘릴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에 따라 기존 공간에 있는 CCTV를 사용해 데이터를 모으고, 인구통계학적인 지표를 뽑아 마케팅과 서비스 개선에 필요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메이아이 박준혁 대표, EO 태용 대표

Q. 온라인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오프라인 시장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시장이 온라인 시장을 상대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준혁 ‘미래에는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전부 대체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그럴 수 없을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 기술이 발전해도 오프라인만의 강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경험 제공은 온라인이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이에요. 이런 강점을 잘 살려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게 만든다면 오프라인이 온라인을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이아이 박준혁 대표

Q. 메이아이의 기술이 적용된 구체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준혁 저희가 최근 메이아이와 업무협약을 맺고 투자를 진행한 이랜드리테일의 킴스클럽 매장들을 분석하고 있는데요. 킴스클럽에 입점한 브랜드 중 ‘오프라이스’라는 가게가 있습니다. 이곳은 20~30대 젊은 층을 타깃으로 간편식을 판매하는 브랜드인데요.

실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30대가 아닌 40~50대 고객의 방문 비율이 더 높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주요 타깃의 매장 유입을 더 끌어낼 수 있을지를 고민했고, 매장 입구에 냉동 볶음밥이나 판매용 간편식 등 바쁜 20~30대가 소비할 수 있는 제품을 진열했습니다.

이후 CCTV를 이용해 향후 얼만큼의 매출이 발생했는지 관찰하고 있고요. 솔루션 제공 전과 후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선의 솔루션을 찾아 제안하고 있습니다.

메이아이 박준혁 대표

Q. 기술의 정확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또, 비슷하게 접근하는 회사가 세계 곳곳에 있을 텐데, 메이아이는 어떤 부분에서 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준혁 만약 1,000명의 고객이 매장에 방문한 경우, 방문객 계수에 대한 정확도는 98~99% 정도입니다. 고객 연령대나 성별을 구분하는 데이터도 굉장히 정확하게 산출해내고 있어요.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고객들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데이터 분석 정확도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이 부분에 대한 개선도 진행할 예정이에요.

저희의 최대 강점은 아무래도 영상 처리 인공지능을 사용하기 때문에 마치 사람이 눈으로 보고 다양한 데이터를 뽑아내듯 구체적인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영상에 선을 그어놓고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몇 명이 왔는지 세는 등 아날로그스러웠던 기존의 영상 기반 솔루션에 비하면 훨씬 정확한 편이에요.

(왼쪽부터)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메이아이 박준혁 대표

Q. 대학원에서 연구를 하셨겠지만, 메이아이가 시도하는 영역은 고난도의 기술과 많은 데이터, 그리고 전문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럼에도 메이아이는 오히려 속도로 승부를 보는 팀이라고요.

준혁 저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하기 위해 꼭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조차도 대학원에 다니면서 인공지능 정보 처리 연구라는 분야를 처음 알게 되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거든요.

연구를 진행하면서 그때야 사업 아이템으로 가능성이 있음을 알게 됐고요. 창업이 필요한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소셜 벤처를 함께 운영했던 팀원들과 함께 메이아이를 창업했습니다.

중희 대표님 말씀에 동감해요. 인공지능 기술 사업을 하기 위해 꼭 카이스트, MIT 박사가 필요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속도의 법칙인 ‘F=ma’를 스타트업에 적용해서 설명해 볼게요.

어떤 스타트업이 힘(Force)을 가지려면 질량(mass)이 무겁거나 가속도(acceleration)가 빨라야 하는데요. 과거의 인공지능은 질량이 중요했어요. 즉, 인공지능에 대한 깊은 지식과 딥러닝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기술 창업이 가능했습니다.

반대로 요즘에는 인공지능 관련 오픈 소스가 많고, 딥러닝의 개념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가속도가 더 중요해졌어요. 그리고 메이아이는 놀라울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른 회사입니다.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빠르게 습득해서 시스템 개발과 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어요.

준혁 저희 팀은 1년 전만 하더라도 월요일에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이 나오면 수요일까지 그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개발했어요. 만약 적용한 기술이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다른 기술을 적용해 금요일까지 서비스를 업데이트했고요. 이렇게 저희는 3일 단위로까지 프로젝트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조직이에요.

정리하면 저희는 최신 기술을 보면 그 기술을 어떻게 개발했는지를 깊게 공부하기보다는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만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편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논문을 쓸 정도가 아니더라도 실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거죠.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Q. 중희 님이 투자자 관점에서 보시기에 메이아이의 비즈니스가 갖고 있는 함의는 무엇일까요?

중희 소비자들은 이제 온라인상에서 인공지능이 추천한 제품을 선택하는 데 익숙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상품’, ‘내가 이전에 구매한 상품과 비슷한 상품’이라고 뜨는 상품을 살펴보고 주문하죠. 온라인 거래 플랫폼은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가면서 홈페이지를 리뉴얼하고요. 고객들은 그런 소비자 중심의 변화를 반가워해요.

그런데 킴스클럽 같은 오프라인 매장은 제가 그 매장의 매일 방문한다 해도 저에게 맞는 제품을 추천하고, 제 이동 경로에 맞춰 매장 구조를 바꾸지 않습니다. 저는 메이아이가 이런 오프라인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라고 봐요. 오프라인 공간의 소비자 만족 여부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으니까요.

경영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측정하지 못하면 경영할 수 없다’ 온라인 세상에서 소비자 데이터를 측정할 수 없는 오프라인 공간은 실패할 수밖에 없어요. 공간 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메이아이는 전 세계 모든 소매 공간의 니즈를 채워줄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왼쪽부터)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메이아이 박준혁 대표, EO 태용 대표

Q. 그렇다면 메이아이의 비즈니스 가치를 계산해 봤을 때, 어느 정도까지 예상하시나요?

중희 저는 메이아이가 오프라인 공간 들어가는 운영체제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운영체제라는 개념은 발상조차 생소한데요. 그럼에도 저는 10년 뒤에는 다들 “야, 이거 없이 어떻게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해?”라고 믿어요.

근데 오프라인 시장의 규모가 아직도 온라인보다 훨씬 크잖아요. 한국에서 온라인 거래 플랫폼 1위인 쿠팡의 시가 총액은 대략 10조 원 내외로 추산되고요. 저는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쿠팡의 10배인 100조 원의 가치를 메이아이의 서비스가 창출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준혁 저희는 초기에 ‘오프라인 마케팅에 새로운 기준을 만든다’를 사업의 비전으로 삼았는데요. 현재는 마케팅 기준을 만드는 것에 앞서 ‘오프라인 매장을 디지털화할 수 있는 팀’이라고 스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초기 비전은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의 일부라고 보고요.

원래 꿈이 지금 꾸고 있는 더 큰 꿈의 일부분이 된 거잖아요. 그러니 단순 곱셈만 해봐도 처음 창업을 했을 때보다 가치가 10배는 뛰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메이아이 박준혁 대표

Q. 그래도 아직 초기 스타트업이다 보니까 넘어야 할 산이 많겠죠? 어떻게 지켜보면 조금 더 재미있을지, 메이아이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중희 이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아닙니다. 오히려 ‘오프라인의 문제를 얼마나 잘 풀어주느냐?’에 있다고 생각해요.

구성원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코드만 짜는 게 아니라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오프라인의 문제를 발견해야 합니다. 결국, 고도의 지적 능력과 고도의 실행력을 둘 다 가져가면서 성장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인 거죠.

애석하게도 그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은 한국 스타트업이 별로 없는데요. 다행히 메이아이 팀 멤버분들은 전산학 전공자임에도 발 벗고 뛰어다니면서 회사를 운영하고 계셔서 계속 응원하고 있습니다.

메이아이 박준혁 대표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메이아이의 활동을 지켜봐 주실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준혁 저희가 이야기하는 ‘오프라인 공간의 디지털화’는 근 시일 내에 진행될 겁니다. 이미 너무 많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을 느끼고 계시니 2~3년 안에는 이 분야의 플레이어가 무조건 더 생길 거예요. 메이아이가 그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본 인터뷰는 2020년 6월 공개된 <대형마트가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중인 서비스>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처럼 데이터를 활용해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메이아이의 대표 박준혁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유하영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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