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4번 실패하고 5번째에 연매출 25억을 만들기까지


곱창집·호프집·체육관까지 실패했지만 육아용품으로 다시 일어선, 육아대장 엄명섭 대표

“꼭 실패에서 배울 필요 없습니다. 실패는 그 자체로 뼈 아프기 때문입니다.” ‘Fail Fast’ 문화가 대세인 스타트업 씬에서 흔하게 들리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육아용품 전문매장 육아대장을 운영하고 있는 엄명섭 님은 그 생각에 흔들림이 없습니다. 삶의 현장에서 부딪쳐 본 결과, 소상공인에게 실패는 한 번조차 견디기에 힘들기 때문이죠.

그런데 정작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실패에서 많은 것을 배워 지금의 육아대장을 탄생시켰습니다. 곱창집이 망하며 자금관리를, 태권도장이 망하며 통근 거리를, 육아용품 매장이 망하며 재고관리와 고정지출에 관해 배웠죠. 다섯 번의 실패 끝에 육아대장으로 25억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EO와 함께 들어보시죠.

육아대장 엄명섭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출산 준비와 육아용품을 책임지고 있는 육아대장의 대표 엄명섭이라고 합니다. 현재 시흥 본점과 화성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육아용품에 13년째 푹 빠져 있습니다. 매출액은 2018년에 26억 원을 신고했고요. 2019년에는 25억 신고했습니다.

Q. 처음에 어떻게 창업의 세계에 들어오셨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태권도 선수를 했습니다. 중·고등학교도 태권도 선수로 진학했고요. 근데 성인이 되어서 태권도 선수를 그만뒀습니다. 사회에 나오니 특별히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그럼 할 수 있는 게 창업 아니겠습니까?

맨 처음에는 23살의 어린 나이에 곱창집을 작게 시작했습니다. 현금 매출이 꽤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카드 매출이 많지 않았는데요. 쌓인 돈이 꼭 다 제 것처럼 느껴지는 바람에 현금 관리를 못 했습니다. 그대로 첫 번째 사업에 실패해 버렸죠.

육아대장 엄명섭 대표 인터뷰

Q. 그다음 사업은 무엇이었나요?

두 번째는 호프집이었는데, 인테리어에 엄청나게 많이 투자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아까운 것 같아요. 폐업하면서 사업을 정리할 때 눈에 안 보이면서 날아가는 비용이 인테리어 비용 같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세 번째로 태권도 체육관 사업을 했습니다. 그때는 스승님들을 포함한 모든 인맥이 다 안양에 있어서 출퇴근 생각도 안 하고 안양에서 사업을 했어요. 서울시 은평구에 살고 있는데도 말이죠. 은평구부터 안양시까지 통근만 3시간 이상 걸리니까 여간 힘든 게 아니더라고요. 몸이 지치니까 아이들을 가르칠 의욕도 떨어져서 그만했죠.

다음 창업 아이템이 육아용품이었는데요. 태권도 체육관을 접고 새 아이템을 찾으니까 아내가 “육아용품 사업을 해보는 건 어떤 거 같아?”라고 하더라고요. 그즈음에 출산 준비를 하려고 온라인 쇼핑도 하고 오프라인 매장도 가봤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곱창집, 호프집처럼 취객을 마주칠 일이 없는 등 사업 환경이 깨끗해서 시작했죠.

육아대장 엄명섭 대표

Q. 그런데 그마저도 실패를 두 번이나 겪으셨다고요.

처음에 거래처들이 하나같이 물건 싸게 줄 테니까 한 개 받을 상품을 열 개 받으라고 하더라고요. 싸게 준다고 하니까 일단 다 받았는데, 재고관리가 힘들더라고요. 게다가 유모차는 차라서 연식이 있다는 점을 간과했습니다. 하반기에 좋은 조건으로 많이 들여놔도 그해에 못 팔고 다음해를 맞이하면 다 구형이 되어버려요.

그렇게 첫 육아용품 사업은 매입관리와 재고관리를 못 하는 바람에 실패로 끝났는데요. 이후에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유모차 수입 브랜드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거기서 정확히 3년 동안 근무하면서 유통 과정에서 매입을 언제 당겨야 하고, 언제 풀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이 배웠어요.

지금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지금 당장 아무리 잘 팔아도 매입관리나 재고관리를 못 하는 순간 아무 의미 없어진다는 점을 유념하시고 저처럼 실패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건 관리하는 법도 배웠으니 이제는 잘됐을 것 같잖아요. 아니었어요. 은평 뉴타운 초입에서 두 번째 육아용품 매장을 운영했는데요. 상권이 너무 좋긴 했는데, 매장 규모가 1층에 160평 정도이다 보니 1,200만 원 정도의 임대료를 감당할 수가 없더라고요.

장사 잘되는 시즌에는 어떻게 버팁니다. 문제는 비시즌이에요. 저에게 비수기에 1,000만 원 넘는 임대료는 진짜 폭탄 같은 숫자더라고요. 장사라도 잘됐으면 모르겠는데, 안되다 보니까 그 문제가 더 심각하게 다가왔고요. 결국, 또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육아용품 전문매장 육아대장의 실제 매장

Q. 경기도 쪽으로 오셔서 지금의 육아대장 사업을 다시 여는 과정은 어땠나요?

은평구 매장을 정리하면서 160평 공간에 가득 찬 재고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어요. 시흥 IC 바로 옆에 있는 공장형 창고로 들어갔죠. 회사 상호를 육아대장으로 바꾸고, 컨셉도 다 바꿨습니다. 그때 모든 사람이 저에게 이쪽으로 오는 건 자살행위라고 그랬어요.

그런데 저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여기 와서는 첫 번째, 두 번째 매장에서 실패했던 요인을 보완했던 점이 잘 먹힌 거 같아요. 입주 조건은 좋지 않지만, 임대료가 너무 쌌거든요. 150평 가까운 공간을 쓰는 데도 임대료, 관리비 포함 한 달 유지비가 200만 원이 채 안 될 정도예요. 서울에 어딜 가도 이런 조건 없습니다.

게다가 저희 매장이 있는 건물 1층에 제조 생산 시설이 있다 보니까 공업용 전기가 들어오더라고요. 한여름에 에어컨을 계속 틀어도 전기세가 50만 원도 채 안 나와요. 임대료, 관리비, 전기세 같은 고정 지출을 줄이니까 판매 단가를 낮췄는데도 저에게 들어오는 수익은 더 많아지더라고요.

판매 단가를 어떻게 낮췄는지가 궁금하실 수 있는데요. 저는 닿을 수 있는 한 모든 브랜드와 본사 직거래나 수입사 직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유통 단계를 줄이니 당연히 단가가 낮아지더라고요.

심지어 시흥 본점과 화성 직영점의 유모차 카시트에는 가격표가 전혀 없습니다. 맘카페에서 나오는 정보를 체크하면서 가격을 인터넷 최저가로 잡아놨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육아대장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확실한 강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육아대장 엄명섭 대표

Q. 현재 사업 현황은 어떤가요?

육아대장이 엄마들 입에서, 온라인 맘카페에서 유행하는 브랜드처럼 퍼져 나가고 있는데요. 채널 A에서 하는 <서민갑부>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온 적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나갔죠. 방송 출연 이후에는 매출이 더 극대화되어서 현재는 매출이 1년에 20억 원을 거뜬히 넘깁니다.

저금리 대출도 지금에 오기까지 기반이 되어 주었는데요. 제가 2018년 연말쯤에 뉴스에 나온 자영업자를 위한 저금리 대출을 받았는데, 그 대출의 이자가 1.8% 정도였습니다. 이후 2019년이 되어서 신용보증재단 및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2억 원을 대출 받아서 화성 직영점을 또 하나 오픈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 사업을 여러 번 실패했을 때, 매월 초, 10일, 말일에 이자, 원금을 여기저기에 상환해야 하는 게 너무 힘들었고, 카드론 대출까지 받았던 걸 생각하면 이번에는 대출까지 운이 맞은 거 같습니다.

육아대장 엄명섭 대표 인터뷰

Q. 많은 실패를 하시고도 계속해서 사업을 하는 명섭 님만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곱창집, 호프집, 태권도장, 육아용품 두 번까지 합치면 총 다섯 번 실패한 거죠. 사업만 하면 왜 죄다 실패하는지 모르겠다 싶어서 공무원분들이 부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업이 맞는 것 같아요. 하나의 제품을 제가 이해한 후에 고객님에게 설명하면서 설득하는 일이 제게 맞아요. 제게 맞는 옷을 입다 보니까 멀리 뛸 수 있고,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거 같고요.

육아용품, 저에게 맞으니 앞으로도 저는 계속 육아용품 사업을 할 겁니다.

육아용품 전문매장 육아대장

Q. 사업을 준비하거나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을까요?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라’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똑같은 삼겹살집인데 어디는 장사가 잘되고 어디는 잘 안 되는 이유가 뭘까요? 장사가 잘되는 집은 잘되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거나 합리적인 건 기본이에요. 성공하려면 거기서 더 나아가 소비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나만의 콘텐츠가 필요해요.

그래서 저는 홈쇼핑 방송이나 쇼핑몰 라이브 방송에 많이 출연하고 있습니다. 출연한 자료가 곧 유모차 전문가, 카시트 전문가, 육아용품 전문가인 저만의 콘텐츠이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이 유모차를 사야 하는데, 저도 100만 원에 팔고, 경쟁업체도 100만 원에 팔아요. 근데 제가 상품을 더 정확하게 비교하고 설명해 줘요.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말이 있죠. 그렇다고 굳이 실패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 실패하려고 하세요? 성공만 하세요. 저는 또다시 춥고 배고픈 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 본 아티클은 2020년 7월 공개된 <사업 4번 실패했던 25억 사업가의 성공 노하우 4가지>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곱창집, 호프집, 태권도 체육관, 두 번의 육아용품 매장까지 실패한 끝에 시흥과 화성에서 육아용품으로 재기한 육아대장의 대표 엄명섭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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