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사업가가 성공할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


국내 성인교육·공유 오피스 1위 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

‘골이 깊을수록 산이 높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에는 다른 뜻과 함께 위기와 위험, 불행과 불운이 찾아오더라도 강한 의지만 있다면 트램펄린에서 뛰는 것마냥 더 크게 튀어 오를 수 있다는 뜻도 담겨 있을 겁니다.

컴퍼니빌더형 스타트업 지주회사를 표방하는 패스트트랙아시아의 대표 박지웅 님은 초기 창업자에게 투자할 때 그 사람의 마음속 깊은 골을 보려고 한다는데요. 아무래도 스타트업이 J커브를 그리기 전까지 사업에 작용할 수많은 압력을 버텨낸 끝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어디까지 버텨봤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1할만 쳐도 잘했다는 소리를 듣는 창업의 세계에서 언더독 마인드로 8할의 타율을 기록한 그가 말하는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원동력에 관한 이야기를 EO가 듣고 왔습니다.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국내 성인교육 1위 패스트캠퍼스, 공유 오피스 분야 1위 패스트파이브, 투자 회사인 패스트인베스트먼트와 패스트벤처스를 경영하고 있는 패스트트랙아시아의 박지웅이라고 합니다. 하고 싶은 사업이 여러 가지 있는데, 패스트트랙아시아라는 지주회사 안에서 하고 싶은 만큼 하고 있는 사업가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거 같은데요.

현재 누적 투자액은 1,500억 원 정도이고, 만들어 낸 회사 가치도 5,000억 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 인터뷰

Q. 회사를 직접 운영하고, 투자도 하는 입장에서 회사를 만들고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창업팀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동기와 끈기, 그리고 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동기가 현실적이고, 솔직하고, 본질적이어야 해요. 목표가 형이상학적이거나 비전이 꼭 원대할 필요는 없어요. 저희가 만들거나 투자한 회사들 대부분이 그래요.

그래서 저는 결핍이 있는 사람을 선호해요. ‘난 무조건 돈 많이 벌고 싶어. 나 정말 가난했거든’ 이런 거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단적인 예로 연쇄 창업가와 정반대로 실패 경험만 있거나 회사 한 번 차렸다가 어마어마하게 말아먹어서 아직 첫 번째 성공을 못 한 사람만큼 첫 번째 성공에 목마른 사람이 또 없다고 봅니다.

사업을 시작하려는 이유가 얼마나 솔직하고 그 사람의 본질 혹은 본성에 가까운지를 보는 거죠. 왜냐하면, 그것만큼 어떤 한 사람의 동기가 오랫동안 유지될지 아닐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없기 때문이에요.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

Q. 강한 동기가 끈기로 연결된다고 보시는 거군요.

네, 이 사람이 10년 동안 열심히 일할 것을 가장 본질적이고 현실적인 결핍으로 알 수 있어요. 저는 그게 지치지 않을 수 있는 좋은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고상하고 원대한 비전은 중간에 수많은 평지풍파가 일어나면 금방 사그라들 수 있어요. 세상에 똑똑하거나 꿈이 큰 사람은 많아도 오래 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거든요.

여기에 관점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저는 젊은 분들을 더 선호합니다. 두 팀의 지능 수준이 비슷할 때, 한 팀이 10시간 일하고 한 팀이 15시간 일하면, 후자가 더 잘하고 더 많은 걸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경력은 아예 없어도 괜찮아요. 있다면 너무 길지 않은 팀을 더 선호하고요. 어떤 특정 산업에서의 경력이 5년을 넘어가면, ‘이건 이래서 안 돼’, ‘이건 내가 해봤는데 안 돼’라는 식으로만 얘기하기 마련이거든요. 적절한 산업에 대한 이해가 있는데, 선입견이나 편견은 없는 정도가 적절해서 좋습니다.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

Q. 그럼 운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운도 진짜 중요하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죠. 언제 올지 몰라요. 근데 앞서 말씀드린 동기와 끈기를 갖고 버티면 그 운이 언젠가 올 겁니다. 어떤 동기가 있어야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하는 이유죠.

스마트한 경영으로 버티는 건 한계가 있는 거 같고요. 오직 동기와 끈기의 결합만이 운이 올 확률을 높이는 유일한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 인터뷰

Q. 그렇다면 투자자로서 창업자의 동기와 끈기를 검증하는 지웅 님만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누가 창업을 시작해서 잘 될까 안 될까를 맞춘다면요. 망할 거라고 하면 90%는 맞습니다. 그게 현실이니까요. 많은 사람이 창업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죠.

제 대학교 과 후배인 박병열 대표는 헬로네이처를 창업하기 전에 다양한 자리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창업의 가능성을 타진했는데요. 사람들에게 창업할지 말지를 10번 물어보면 10번 다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어차피 망하니까.

근데 망할 거라는 이야기를 꾸준히 듣는데도 계속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있는 거예요. 투자자는 그때부터 그 사람을 눈여겨본다고 생각해요.

성과, 사람, 팀, 사업 계획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유경험자가 아닌 창업이 처음인 사람이 정말 훌륭한 창업가가 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첫 번째 지표는 ‘왜’이니까요. 여러 차례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굳이 하려 한다? 왜?

분명 누군가가 자꾸 하지 말라고 하면 본인도 생각해 봤을 거 아니에요. ‘자꾸 하지 말라고 말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텐데, 진짜 하지 말까?’ 싶어서 골똘히 고민했겠죠. 저는 그 망할 거라는 두려움을 뚫고 다시 자신을 내던질 때부터 진짜 사업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

Q. 사업 시작을 결심했을 때, 외부 환경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처음 사업할 때 중요한 건 시장인 거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에서는 압도적으로 잘해야 100을 만들 수 있다면 큰 시장에서는 적당히 잘해도 100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래서 큰 시장을 선택하는 게 되게 중요한데, 사람들이 시장 규모의 중요성을 생각보다 많이 간과해요.

초기 창업가에게 시장 규모를 물어보면 다 크다고 합니다. 모든 사업 계획에 다 크게 적혀 있죠. 근데 한두 꺼풀 벗겨서 가장 직접적인 영역까지 내려가면 시장 규모가 진짜 작은 경우가 많아요. 보통 그 사실을 말해주면 창업가들은 잘 인정하지 않죠.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 인터뷰

Q. 교육, 부동산, 투자처럼 넓은 시장에서 사업을 벌이고 계시는데요. 창업가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창업가들은 다 외롭습니다. 언제나 소수의견을 내는 쪽에 속하니까요.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사업 계획을 10명에게 얘기하면 10명 다 안 될 거라고 얘기해요.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했을 때도 만족하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창업가들은 자신의 사업으로 그 소수의 의견을 다수의 의견으로 넓혀가기 위해 많은 사람을 상대하고 설득하는데요. 특정 시장을 독점하지 않는 한 늘 소수예요. 저는 그게 창업가라면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

Q. 외롭지만, 사업가로서 가장 기쁜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1년 중에 364일 힘들고 딱 하루 정도 즐거운 거 같아요. 패스트캠퍼스로 예를 들면, 제가 어떤 콘텐츠가 잘 될 거라 생각하고 판매해 봤는데, 실제로 사람들이 사요. 그때 기뻐요. 또, 처음에는 저 혼자 이 사업이 될 거라고 믿었는데, 제가 믿는 것을 동일하게 믿는 두 번째 사람이 생겼을 때 되게 기쁩니다.

그 기쁨은 제가 어디에 투자했다가 3년 뒤에 엄청나게 큰 규모로 회수할 때와 비견되지 않을 만큼 상상 이상으로 큰 거 같아요. 거의 유일한 낙이죠. 근데 그 기쁨이 매일매일 발생하지는 않아요. 열댓 번 시도하면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데, 그게 마약 같은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 시도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

Q. 마지막으로 사업을 하기로 한 사람들에게 재차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업을 결심하는 그 출발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때 창업자의 머릿속에 어떤 의식이 포함되어 있느냐가 이후 과정에서도 큰 영향을 미쳐요. 반복적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업을 결심한 다음에 ‘내가 이걸 10년 정도 할 수 있을까?’ 그것만 한번 생각해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내가 2~3년은 이 사업에 최선을 다해야지’ 이런 거 말고 지금부터 사업을 10년 동안 한다면 지금으로부터 10살을 더 먹은 상태잖아요? 그사이에 결혼을 할 수도 있고 애를 낳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10년을 할 수 있을지를 스스로 답해 보세요.

* 본 아티클은 2020년 5월 공개된 <고상한 꿈보다 솔직한 욕망이 돈을 버는 이유>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누적 투자액 1,500억 원, 창출한 기업 가치 5,000억 원을 기록한 패스트트랙아시아의 대표 박지웅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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