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언제쯤 인간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국내 최고의 로봇공학 연구자, 한재권 교수

로봇의 시대가 온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 ‘로봇의 시대’는 대체 언제쯤 오는 걸까요? 그리고 기계와 로봇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로봇과 관련된 수많은 궁금증들이 있지만 우리의 일상에서는 피상적으로 스쳐지나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EO가 소개해드릴 분은 이러한 로봇과 관련된 질문들을 붙잡고 인생을 바쳐 연구하는 한양대학교 에리카 로봇공학과 한재권 교수님입니다.

한양대학교 에리카 로봇공학과 한재권 교수 인터뷰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한재권이라고 합니다. 저는 주로 로봇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직접 로봇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재난 구조용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아이들의 놀이를 돕는 로봇을 발명하고, 지난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에는 스키 타는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한양대학교 에리카 로봇공학과 한재권 교수

Q. 로봇을 어떻게 만드는지 보통은 잘 모를 것 같은데요. 로봇공학에서 중요한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로봇 만드는 일을 하다보니 ‘로봇을 잘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러면 항상 ‘몇 명이서 로봇을 만들고 있나요?’, ‘누구랑 만들고 있죠?’ 라고 되물어요. 로봇은 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팀이 만드는 것이고, 로봇 공학자들 만으로 이루어진 팀은 로봇을 잘 못 만든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로봇 개발팀을 구성을 할 때 이 친구가 얼마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는지 주의깊게 물어 봐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신념이 확실한 친구가 팀의 일원으로 뽑고 적합합니다. 저는 로봇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사회 모든 영역,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로봇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어떤 분야든 열정을 불태울 준비가 되어 있다면 로봇 분야에서도 따라올 수 없는 개발자나 기획자가 될 수 있어요.

펑창 동계 올림픽 시즌에 스키 타는 로봇을 만든 한재권 교수의 로봇개발팀

Q. 최근 만드신 로봇은 어떤 분들과 협업을 하셨나요?

저는 학생들과 같이 연구하고 있어요. 그리고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는 분들과 협업 하고 있어요. 제가 이끌고 있는 로봇개발 팀에는 로봇 디자이너도 있고, 로봇이 참여하는 연극이나 공연 무대를 만들 때는 로봇의 시나리오를 작성해준 스토리텔러도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전문가도 함께 일하고 있어요. 저 같이 로봇개발자나 공학자들도 당연히 팀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 때 이야기를 해 보자면, 저희 팀이 스키 타는 로봇을 만들었어요. 저희 팀에는 로봇 개발자는 많지만 저희가 그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인재는 스키를 잘 타는 사람이었습니다. 스키를 어떻게 타는지 아는 사람만이 로봇에게 스키를 가르쳐 줄 수 있었죠. 그래서 전직 스키 국가대표 선수가 저희 팀에 연구원으로 합류한 적도 있습니다. 어떤 목적과 형태의 로봇을 만들지에 따라서 협업할 수 있는 분들이 무한해요.

Q. 로봇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나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아이어를 떠올리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런 로봇을 만들면 이런 일을 하겠지? 그럼 얼마나 좋아질까?’ 라는 상상에서 출발해요. 그러고 나서 책상에 앉아 상상을 실제 모형으로 설계합니다. 운동학적으로 로봇의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가늠한 후, 열심히 계산해서 답이 나오면 그 수치를 바탕으로 3D CAD를 이용해 시안을 디자인합니다.

시안이 완성되면 로봇 제작에 들어가요. 쇠를 깎아서 로봇 외피를 만들고, 로봇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도구와 부품들을 사서 내부에 집어넣습니다. 그렇게 하면 거대한 컴퓨터 로봇 시스템이 만들어져요. 여기까지가 하드웨어 작업입니다. 그럼 내부의 부품들이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프로그래밍 개발을 시작합니다. 프로그래밍의 난이도에 따라 로봇의 지능이 결정된다고 보시면 돼요. 고도의 프로그래밍 기술을 로봇에 적용하면 똑똑한 로봇이 나옵니다.

이렇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작업이 마치면 실제 로봇의 작동 연습을 해요. 앞뒤로 걸어다니고 학습을 시키고 일을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로봇은 이 연습 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됩니다. 그럼 개발자들이 모여서 어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회의해요. 그리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지루한 작업을 다시 시작합니다. 마침내 로봇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대중에게 선보여집니다.

Q. 교수님께서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힘쓰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우리의 일상 속에 들어온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휴머노이드 로봇이 우리 일상 속에 들어왔을 때에 ‘이 로봇들은 어떤 존재가 될까?’라는 상상을 많이 합니다. 로봇이 발명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만들어진 로봇이 어떤 삶의 면면에 배치되고 활용될 것이냐 이기 때문이죠.

제가 꿈꾸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존재는 인류가 하기 어렵고 귀찮고 혹은 위험한 일을 대신해주는 로봇이에요. 그래서 설거지해주는 로봇이나 청소용 로봇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로봇을 발명해서 어떻게 쓸 것인가 생각하는 그 힘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로봇을 이용해서 하겠다’라는 생각으로 연결돼요. 그렇게 시작하면 모든 영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발명이 가능해집니다.

한양대학교 에리카 로봇공학과 한재권 교수

Q. 하지만 로봇 개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로봇 개발이 인류의 일자리를 감소시킨다는 것인데요.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사람이 돼야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99명이 못하는 일을 단 1명이 잘하면 그를 경쟁력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과거에는 남들이 10분 동안 풀 문제를 내가 1분 만에 풀어내면 그것이 경쟁력이 되었어요.

그런데 현재 로봇 시대에는 그런 경쟁력은 필요 없어요. 인공지능에게 문제를 주면 0.1초 만에 정답을 냅니다. 그러면 이제 인간은 어떤 경쟁력을 가져야 하나. ‘인간다움’이 우리가 가진 경쟁력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미래는 인류와 로봇 두 존재가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서로 보완해주고 살려주는 시스템 사회예요. 인류는 로봇과 함께 일하게 될 것입니다. 로봇은 인간의 단순 업무나 위험 업무를 대신할 것입니다. 이 부부에서 인류의 일자리가 위협받는다는 우려가 나와요.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청년 세대가 로봇 공학과 같은 새로운 미래 산업의 일을 하고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직업의 변화를 겪을 거예요. 만약 직업의 변화를 인류가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지금 전국민의 90%는 논농사를 준비해야 해요. 농업시대를 거쳐 산업시대를 거쳐 인류의 직업은 변화됐고 우리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냈습니다. 로봇시대도 그와 다르지 않을 거예요.

* 본 아티클은 2019년 5월 진행된 <로봇은 인간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한재권 교수>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로봇과 관련된 질문들을 붙잡고 인생을 바쳐 연구하는 한양대학교 에리카 로봇공학과 한재권 교수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 유하영

chloe@eoeoeo.net

편집 유성호

hank@eoeoe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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