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고등학생에서 조회수 8600만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


27살 10년차 크리에이터, 티키틱 이신혁

지금은 완전히 잊혔지만,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등장하기 전까지 한국에는 크고 작은 동영상 플랫폼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때 그 플랫폼에 올라오던 영상들을 UCC라고 불렀죠. 현재의 유튜브 크리에이터 같은 사람들이 활동했던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어딘가 독특한 사람들이 정제되지 않은 자신의 끼를 뽐내던 쪽에 조금 더 가까웠죠.

티키틱 이신혁 님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마르지 않은 창작의 샘에서 수많은 아이디어를 퍼올려 많은 사람과 호흡해 왔는데요. 프로젝트 SH에서 티키틱이 되기까지, 우석고등학교 1학년 이신혁에서 크리에이터 이신혁이 되기까지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그의 이야기를 EO가 듣고 왔습니다.

크리에이터 티키틱 이신혁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티키틱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을 찍고 음악을 쓰는 이신혁이라고 합니다. 티키틱은 음악적인 색채를 강하게 넣어가며 기승전결이 있는 영상을 만듭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하이스쿨 잼>, <중계중>, <김민수들>, <제가 왜 늦었냐면요> 등이 있습니다.

방송에 출연했던 UCC 시절의 티키틱 이신혁

Q. 어느새 10 차 크리에이터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하신 건가요?

예전부터 창작이라는 행위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제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것 자체가 좋아서 게임을 만들고, 만화를 그리는 등 여러 가지 창작을 했다가 마지막 종착지가 영상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영상을 만들어서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한 지가 벌써 햇수로 10~11년이 다 되어 가는데요. 처음에는 네이트, 싸이월드를 비롯한 기타 동영상 플랫폼에서 UCC라는 이름으로 창작을 했습니다. 캠코더를 들고 재밌게 만든 영상으로 포털 사이트 메인에 뜨기도 했죠.

그때 제가 만든 영상을 통해서 반응과 피드백을 나누고,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큰 감명을 받아서 지금까지 꾸준히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히트 콘텐츠 <통화중> 중 한 장면

Q. 보통 어디서 영감을 받아 영상을 만드시는 편인가요?

저희 채널 영상의 소재는 대부분 일상에서 나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순간이 제가 좋아하는 여러 요소와 결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것들이 곧이곧대로 영상으로 이어지고요.

제가 한창 아카펠라를 좋아했을 때는요.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떠들고 통화하는 소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불규칙하고 듣기 거슬리는 그 소리들에 오히려 아카펠라처럼 규칙을 적용하고, 박자를 넣어서 하모니를 만들면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그게 바로 2014년에 만든 <통화중>이었습니다.

저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의 마음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건 같은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영상들은 어떻게 보면 독특한 형식의 수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대학교 새내기 때는 새내기의 이야기를 주로 했고, 27살인 지금은 대학교 졸업반이나 사회 초년생들의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죠.

그러니까 대사 한 줄, 가사 한 줄에도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디테일들이 들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가령, 학교에서 딴짓하는 대학생들을 비춘다면 ‘아, 공부하기 싫다’ 같은 상투적인 표현을 말하기보다 카톡 창에 ‘마라탕 ㄱ?’라고 쓰는 거예요. 아니면 자퇴를 되레 찬양한다든지 말이죠.

크리에이터 티키틱 이신혁 인터뷰

Q. 영상뿐만 아니라 음악 작업도 직접 하시잖아요.

영상을 창작할 때, 기획을 명확하고 연출을 날카롭게 가져갈수록 제가 의도하는 바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음악을 찾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대중음악은 장르, 속도, 템포에 따라 우리가 떠올리는 특정한 이미지나 분위기 같은 게 있기도 하고요.

저는 제가 원하는 스토리 진행이나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저만의 음악적인 문법으로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하나하나의 순간들을 청각적으로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려면 결국 제가 직접 음악 작업에 뛰어들어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영상도 영상이지만, 음악에 관한 공부를 많이 하게 되고, 저만의 색채가 더 생긴 것 같습니다.

촬영을 진행 중인 티키틱 멤버들

Q. 티키틱이 만드는 영상이 공수가 많이 들어가는 축에 속하는데, 팀 규모는 크지 않은 거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하나의 영상을 만들 때 거치는 과정이 단편 영화나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들을 만들 때의 과정과 흡사할 때가 많습니다. 시나리오를 쓰고, 캐스팅을 하고, 촬영·편집·색 보정·특수효과까지 다 해야 해서 하나하나의 영상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품이 굉장히 많이 들어요.

실제로 티키틱의 영상에 준하는 퀄리티를 내려면 보통 현장에서 더 많은 인원, 기간, 예산을 투입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래도 저희는 네 명의 멤버만으로도 퀄리티 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티키틱 멤버

Q. 멤버 각각이 일당백을 해야 할 텐데, 어떤 식으로 호흡을 맞추는 편인가요?

멤버들이 대부분 사실상 예전부터 함께 했던 팀원들이에요. 한창 UCC를 만들던 시절에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마음이 잘 맞았고, 각자의 전문성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사람들을 모았죠. 그 전문성을 살려서 시너지를 내고 있어요.

예를 들어, <왜 전화했지?>라는 영상 만들 때 저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비슷한 무드로 곡을 썼어요. 그에 맞춰 추추 형은 조명 세팅을 미리 준비해 왔고, 은택이는 메이킹필름, 홍보, 썸네일을 디자인했어요.

저는 이렇게 각각 전문성 있는 분야에서 어떻게 하면 저희의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결과물이 조금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촬영을 진행 중인 티키틱 멤버들

Q. 팀원들과 함께 영상을 만들면서 어떤 부분을 가장 크게 고민하는 편인가요?

퀄리티 있게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한데, 올바르게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영상을 만드는 과정 전반에서 항상 바른 가치를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저희의 일차적인 목표가 저희 영상을 보고 나서 그 어떤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영상을 만드는 거거든요. 만약 의도와 다르게 무언가를 비하하는 등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면 그건 저희가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언제나 상투적으로 쓰는 잘못된 표현을 비롯한 여러 가지 클리셰를 동원하지 않아도 완성도 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재고 과정을 항상 거치고요.

Q. 티키틱의 영상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콘텐츠 이상의 것은 무엇일까?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그다음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되게 많이 하는데요. 단순히 유튜브나 페이스북에서 단기간에 많은 구독자를 얻는 콘텐츠 그 이상으로 콘텐츠로 인해 남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거죠.

저희가 찾은 답은 공명입니다. 공명은 저희가 가지고 있던 파편이나 담으려고 했던 가치관이 시청자와 만나서 울리는 특정한 포인트를 말해요. 그 포인트에서 어떤 분은 새로운 영감이나 깨달음을 얻고, 어떤 분은 생각할 거리를 얻어가겠죠? 저희는 그 순간순간이 모두 하나의 공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저희가 프로젝트 SH라는 기존의 이름에서 탈피해서 티키틱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시작할 때 세웠던 목표가 사람들이 오늘을 바라보는 시선을 더 즐거운 쪽으로 바꾸는 것이었기 때문에 공명이 가장 적절한 단어일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힘든 홀로서기, “독립하는 중”> 중 한 장면

Q. UCC 시절부터 영상을 창작해 온 사람으로서 최근의 미디어 환경이나 전반적인 흐름이 어떻게 다가오나요?

제가 지금 하는 일이 요즘은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영상 콘텐츠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면서 취미로 크리에이터를 겸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죠.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크리에이터를 바라보는 시각도 어느 순간부터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소위 말하는 UCC 스타들 같은 경우에는 꾸러기 같은 이미지, 끼가 많거나 다른 사람을 웃기는 사람 정도로 비쳤어요. 존중 어린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기보다 주변에 있는 괴짜로 보는 편에 가까웠죠.

그런데 요즘은 크리에이터라는 이름 안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다 보니까 누군가는 콘텐츠를 통해서 존경받기도 하고,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시선의 변화가 확실히 체감돼요.

다양성이 커지다 보니 콘텐츠의 정석이나 법칙 같은 게 사라지는 느낌도 들어요. 한창 그런 말이 있었잖아요.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은 무조건 짧아야 한다. 영상은 3분 이내로’ 근데 요즘 브이로그를 하시는 분들은 20분, 30분 정도 되는 영상을 가감 없이 올리기도 하죠. 10초, 30초짜리 영상을 만드시는 분들도 여전히 사랑받고요.

아무래도 사람들의 니즈가 더 세분되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옛날 같으면 그냥 웃고 싶으면 평일 밤이나 주말에 하는 예능이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 끝인데, 요즘은 그렇지 않잖아요. 서로 다른 감성의 예능,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고 웃죠.

그렇기 때문에 날이 갈수록 콘텐츠를 접할 때 ‘어? 이런 것도 있었네?’, ‘이런 색깔도 있었네?’ 같은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 안에 담긴 가치관도 다양해지는 것 같고요.

크리에이터 티키틱 이신혁 인터뷰

Q. 크리에이터로서 앞으로의 목표, 계획은 무엇인가요?

오랫동안 창작을 해 오면서 계속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저를 움직이게 만들었던 원동력은 아마 아직까지도 제가 원하는 걸 그대로 창작할 수 있다는 즐거움인 것 같아요. 10년 차인데도 영상 하나하나를 기획하고 만드는 게 정말 순수한 의미로 재밌어요.

사실 크리에이터는 단순히 활동을 하는 것보다 그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는 게 더 힘들어요. 당장의 아이디어로 주목받는 건 쉽지만, 그 주목을 끌고 나가면서 끊임없이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하니까요. 긴 수명을 가진 크리에이터가 되기 정말 어려운 이유죠.

그래서 계획이 명확히 있다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창작 활동을 꾸준히 이어 나가는 게 가장 큰 목표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그저 새로운 창작을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꾸준하게, 열심히 활동을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본 아티클은 2019년 7월 공개된 <26살 9년 차 크리에이터 이신혁이 만드는 영상 (feat.티키틱)>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UCC 시절이었던 17살부터 독창적인 창작 활동을 해온 크리에이터 티키틱 이신혁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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