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광고 조회 수를 달성한 의외의 단어 ‘OOO’


‘초특가 야놀자’ 신화를 써낸, 야놀자 마케팅팀 김혜정 박꽃다운

광고는 그 어떤 분야보다 한정된 환경에서 빠르고 확실하게 인간의 심리를 흔들어 놓아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유튜브에서의 광고는 가장 극단적인 환경일 것입니다. 1분, 30초, 15초도 아닌 단 5초 만에 시청자를 붙잡아야 하니까요. 광고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함축하고 축약하는 능력을 더 많이 발휘해야 하는 시대가 된 셈이죠.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초특가 야놀자’ 캠페인을 벌인 야놀자는 그 쉽지 않은 디지털 환경에서 제대로 홈런을 쳐냈습니다. 회사 자체가 매년 2배씩 성장한 데다 앱 유입이나 실제 구매 전환율 등 많은 것이 2018년 캠페인 이후에 큰 폭으로 성장했으니 긴말이 필요 없죠.

단 한 번의 임팩트로 압도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성공시킨 주역인 야놀자의 마케터 김혜정, 박꽃다운 님의 이야기를 EO가 듣고 왔습니다.

야놀자 마케터 김혜정 박꽃다운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혜정 야놀자의 브랜드 마케팅실 실장 김혜정입니다.

꽃다운 브랜드IMC팀 매니저 박꽃다운입니다.

2018년 ‘초특가 야놀자’ 여름 광고 캠페인 하니 편

Q. 야놀자가 스타트업 중에서 마케팅을 잘하는 회사로 자주 꼽히는 편이잖아요. 특히, 2018년에는 ‘초특가 야놀자’ 노래가 초대박 히트를 했었죠.

꽃다운 많은 분이 야놀자 하면 상징적으로 떠올리시는 광고 캠페인을 꼽자면 아무래도 하니 씨가 ‘초특가 야놀자’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췄던 2018년 여름 광고 캠페인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 저희의 목표는 차별성을 드러내기 어려운 앱 시장에서 브랜드 이름을 각인시키는 것이었는데요.

소비자 조사를 해보니 87% 이상의 소비자가 숙박 예약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격 비교를 확실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야놀자 하면 가격을 비교할 필요 없이 초특가임을 많은 분의 머릿속에 각인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프레임을 만들고자 했었죠.

혜정 저희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출과 도달이 굉장히 중요했는데요. 이에 점화 효과(Priming effect)라는 마케팅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점화 효과는 ‘일요일에는 짜파게티’, ‘피로는 간 때문이야’ 이런 식으로 앞부분과 뒷부분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용어들인데도 반복적으로 각인시키면 나도 모르게 입에서 바로 튀어나오는 효과라고 하는데요. 저희도 비슷하게 입에 착 달라붙고, 센 느낌을 줄 수 있는 워딩을 찾다가 초특가라는 단어를 발견하게 됐었죠.

여기에 후크송을 더했는데요. 사실 후크송이 모 아니면 도 수준으로 도박이고, 아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형식이에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서 진행하기보다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음원을 라이선스받아서 노래를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협의를 통해 포니테일 송을 ‘초특가 야놀자’의 CM송으로 만들었고요.

이때는 확실히 콘텐츠의 힘이 되게 컸던 것 같아요. 패러디 영상도 많았고, 아기들이 좋아했기 때문에 이어 붙여서 1시간짜리 영상을 만드신 분도 계셨거든요. 진행하고 나서 ‘사람들이 광고를 갖고 놀 수도 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됐었죠.

야놀자 마케터 김혜정 인터뷰

Q. 2019년에도 ‘초특가 야놀자’ 캠페인을 다른 방식으로 이어 나갔잖아요.

혜정 저희가 하니 씨와 함께한 ‘초특가 야놀자’ 캠페인이 3,000만 조회 수를 돌파했다는 보도자료를 냈었는데요. 실제로 지난 광고 성과로 많은 분이 ‘초특가 야놀자’라는 워딩을 아세요. 소비자 조사를 해보면 비보조인지율*이 거의 80%에 육박할 정도입니다. 웬만한 국내 대기업 수준이라고 볼 수 있죠.

* 어떤 단서도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이 직접 특정 브랜드를 주관식으로 떠올리는 것

그런데 어떤 상황에서 야놀자 앱을 써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아직 잘 모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희는 이제 무엇이 왜 초특가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초특가 야놀자’ 컨셉을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신화를 만들 수 있을지를 대행사와 함께 고민했죠.

일단 방향을 ‘초특가 정신을 솔직하게 얘기해보자.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서 초특가를 만들었음을 전달하자. 그 전달 방식을 재미있게 가져가자’ 이렇게 잡았었고요. 그에 걸맞게 저렴한 비용을 들여서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구현해서 보여주는 로우 코스트 코스플레이(Low Cost Cosplay)라는 기법을 차용했습니다.

저희는 로우 코스트 코스플레이 기법을 기반에 두고 제작비를 아껴서 ‘초특가 야놀자’를 실천하려 했습니다. 마치 진짜 오션월드나 캐리비안베이에 간 것처럼 진행되다가 반전 재미를 줘서 마치 미니 시트콤을 보는 것만 같은 형식을 취하는 광고를 만들었죠.

2019년 ‘초특가 야놀자 시즌 2’ 여름 광고 캠페인 육성재 편

Q. 실질적으로 어떻게 제작 비용을 아꼈나요?

혜정 저희는 누가 보든, 보지 않든 간에 제작비를 정말 아끼려 했다는 진심을 담자는 일념으로 제작에 임했는데요. 가장 많이 아낀 비용은 촬영 장소와 관련된 비용이었습니다. 종이가 날아가는 호텔 조식 편, 롯데월드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편, 파워에이드가 나오는 인피니티풀 편 같은 경우에는 같은 건물 옥상에서 돌아가면서 찍을 정도였어요.

촬영은 아이폰으로 했어요. 촬영 감독님을 필두로 촬영 현장에 있던 많은 분이 4K에 30프레임으로 본인 스마트폰 카메라 설정을 맞추고 각자의 위치에서 촬영했었죠. 코디, 헤어, 소품을 담당하는 분이 찍은 장면도 광고에 쓰였어요.

인제 와서 생각해보면 현장에 계신 분들 모두 너무 즐겁게 촬영했던 거 같아요. 모델인 육성재 씨도 비글미 넘치고, 순발력 있게 애드립을 쳐줬거든요. 인피니티풀 씬에서 컵에 있는 파워에이드를 마시고 주르륵 흘린다든지 말이죠. 시청자들에게도 그 현장의 유쾌한 에너지가 전달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2019년 ‘초특가 야놀자 시즌 2’ 여름 광고 캠페인 육성재 편

Q. 2018년 여름 광고 캠페인과 다르게 이때는 TV 광고를 진행하지 않았는데요. 유통 매체 측면에서 당시 어떤 고민을 하셨었나요?

꽃다운 TV에 내보낼지, 아니면 디지털 매체 중 유튜브만 활용할지를 두고 고민이 많았던 거 같아요. 결과적으로 TV 광고를 진행하지 않았는데, 그 점이 이전 광고 캠페인과 확연히 다른 점이죠.

TV에 광고를 또 한 번 내보내지 않은 건 매스미디어이다 보니 타기팅을 하는 게 힘들기 때문이었어요. 반면, 디지털 매체는 최적화 툴 같은 게 많아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타기팅하는 게 가능해요. 로우 코스트 코스플레이라는 컨셉을 표방하는 저희로서는 매체비를 어마어마하게 태우는 게 이율배반적이기도 했고요.

혜정 소재 관점으로 봐도 디지털이 메리트가 있었습니다. 예전에 TV 광고를 할 때는 편 수가 굉장히 적었어요. TV에서는 다양한 소재를 운영하기 어려우니까요. 근데 디지털 매체에서는 저희가 TV 광고를 할 때 시도하지 못했던 것들을 할 수 있었죠.

육성재 씨 대신 육성재 가면을 쓴 사람이 등장하는 ‘무(無)성재’ 편들이 그 시도의 대표적인 예시인데요. 2019년 ‘초특가 야놀자’ 여름 캠페인은 총 25편이었고, 이 중 10편은 육성재 모델이 직접 출연한 ‘유(有)성재’ 편이었습니다. 나머지 15편인 ‘무성재’ 편들은 모델 비용이 제일 비싼 거 아니냐는 고객분들의 의견에서 착안한 시도였어요.

야놀자 마케터 박꽃다운 인터뷰

Q.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는 야놀자의 마케팅팀은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나요?

꽃다운 저희는 왜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거 같습니다. 팀원들이 공동의 목표 의식을 갖지 않으면 프로젝트를 끝까지 끌고 가기 어렵거든요.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가 분명해지면 광고 캠페인이다 보니까 그때부터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아져요.

그럼 이제 얼마만큼 간소화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서 그 말들의 가지를 치기 시작합니다. 광고가 할 수 있는 역할과 광고가 아닌 프로모션, 혹은 바이럴 파트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나누고, 최대한 좁히고 좁힌 다음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메시지나 컨셉을 단일화하는 거죠. 그게 야놀자 마케팅팀이 일하는 가장 핵심적인 방식인 거 같아요.

제 경험상 의사결정이 빠르고 합리적인 것도 다른 회사와 차별화되는 지점입니다. 마케팅이라는 영역이 데이터에 기반을 두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주관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영역인데요. 그래서 의사결정 단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각자만의 주관이 많이 개입하면서 원래 주옥같던 아이디어가 이상한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야놀자는 그런 과도하게 주관적인 판단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야놀자 마케터 김혜정 박꽃다운

Q. 전반적인 팀내 분위기는 어떤 편인가요?

혜정 조직 문화 자체가 굉장히 수평적입니다. 팀원, 팀장, 실장 누구든 어떤 프로젝트를 맡으면 그 사람이 오너예요. 오너가 임원 보고를 시작으로 일의 처음과 끝을 모두 책임져요. 의사결정이 빠른 이유죠.

꽃다운 근데 수평적인 건 제일 아랫사람이 말해야 진짜 수평적인 거잖아요? 팀 내 제일 아랫사람으로서 말씀드리면, 야놀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보고가 위로 올라갈수록 압축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 테이블에 매니저, 실장님, 대표님까지 모두 앉아서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 이걸 할지 저걸 할지 등 여러 논의를 벌입니다.

대표님이 의견을 내면 보통 “아, 그거 좋습니다”라고 말해야 할 거 같잖아요. 야놀자에서는 “저는 생각이 다른데요?”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어요. 그 다른 생각을 두고 “넌 틀렸어”라고 말하지 않고 ‘다를 수 있지. 다르게 생각하는 이유가 뭔데?’ 이런 식으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단순히 직급을 없애고 호칭을 ‘님’이라고 하는 그 이상의 수평적인 문화를 추구하는 거죠.

혜정 2019년 여름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실제로 공개했던 광고는 25편이지만, 후보로 검토했던 아이디어는 그보다 훨씬 더 많았는데요. 그때도 어떤 소재를 제작하고, 제작하지 않을지를 결정할 때, 고위직의 선택에 따라 정하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데이터에 근거해서 실패할 확률을 줄이려고 했었죠.

Q. 마케터이자 회사의 일원으로서 야놀자가 나아가려는 방향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혜정 스타트업이라고 하기에는 야놀자가 예전보다 많이 커졌습니다. 유니콘 기업이고, 큰 투자를 받은 데다 직원 수도 1,000명에 가까운 회사죠. 또, 국내 숙박, 레저 활동, 그리고 해외 숙박까지 론칭했을 정도이니 앞으로 무엇을 기대하시든 그 이상의 카테고리를 보시게 될 텐데요.

이렇게 많은 것을 하다 보니 롤모델이 아마존이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요.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희는 R.E.S.T, 휴식(Rest),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숙박(Stay), 여행(Travel)을 포함하는 여가, 즉 일하는 시간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이기 때문에 아마존보다는 디즈니가 롤모델이에요.

디즈니가 기본적으로 테마파크이고,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회사이긴 하지만, 마냥 아이들만을 위한 회사는 아니잖아요.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고, 꿈과 판타지를 갖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회사이기도 하죠. 야놀자도 늘 우리가 설레고, 기대하는 무언가가 있는 디즈니처럼 됐으면 좋겠습니다.

꽃다운 제가 야놀자에 입사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 중 하나가 “놀자”라고 말하는 게 너무 좋아서인데요. 다양한 회사가 있지만, 놀자고 말할 수 있는 회사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거든요. 근데 야놀자는 적극적으로 ‘놀자! 노는 게 너의 인생에 얼마나 가치 있는 건데!’ 같은 메세지를 많이 전달하는 것 같아요.

그 점에서 브랜드 마케터로서 단순하게 프로덕트를 팔거나 서비스를 브랜딩하는 것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도 반영되어서 야놀자에서 일하는 거겠죠.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분이 야놀자와 함께 인생을 바꿀 수 있고,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로서의 놀이의 가치에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 인터뷰는 2019년 9월 공개된 <야놀자 마케터들이 1억 조회수 육성재 초특가 정신을 만든 비결>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현재 김혜정 님은 야놀자를 거쳐 왓챠에서 마케팅 이사로 근무 중입니다.

’초특가 야놀자’ 캠페인으로 야놀자의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린 김혜정, 박꽃다운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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